개떡 같은 인생이야기

by 샤슐랭
개떡같은인행.png 개떡 같은 인생


인생이 늘 송편처럼 반듯했으면 좋았겠지만,

내 인생은 아무래도 개떡에 가깝다.

모양도 엉성하고, 먹기 전부터 손에 들러붙는다.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한 날들이 있었다.
남들보다 뒤처지지 않으려고 애썼고,
나름의 기준으로는 최선을 다했다고 믿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결과는 늘 삐뚤었다.
노력은 분명 있었는데, 삶은 잘 구워지지 않았다.

어느 순간부터는 깨달았다.
인생이 개떡 같다는 말은
사실 “나는 실패했다”는 뜻이 아니라
“나는 기대했던 모습으로 살지 못했다”는 말이라는 걸.

우리는 어릴 때부터 너무 많은 ‘정답 인생’을 배운다.
이 나이엔 이 정도여야 하고,
이만큼 노력했으면 이 정도 결과는 나와야 한다고.
하지만 현실의 인생은 교과서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불을 너무 세게 하면 타버리고,
불을 약하게 하면 설익는다.

개떡 같은 인생을 살다 보면
사람은 두 부류로 나뉜다.
자신을 미워하는 사람과,
삶을 다시 해석하는 사람.

나는 한동안 나를 미워했다.
왜 이렇게 서툴까,
왜 항상 한 박자 늦을까,
왜 남들처럼 살지 못할까.
그 질문 끝에는 늘 자책만 남았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개떡은 원래 모양을 기대하고 만드는 음식이 아니라는 걸.
손에 묻고, 찢어지고,
그래서 더 사람 냄새가 난다는 걸.

내 인생이 반듯하지 않은 이유는
어쩌면 내가 정해진 틀보다
내 속도를 더 중요하게 살아왔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잘못 산 게 아니라, 다르게 살아온 걸지도 모른다.

개떡 같은 인생에는
레시피가 없다.
비교할 기준도 없고,
정답도 없다.
그래서 불안하지만,
그래서 솔직해질 수 있다.

나는 여전히 개떡 같은 삶을 살고 있다.
완벽하지 않고,
자주 흔들리고,
가끔은 나조차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도 이제는 안다.
이 인생이 부끄러운 실패작은 아니라는 걸.

모양은 엉망이어도
내 손으로 반죽했고,
내 시간으로 익혀왔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개떡 같은 인생이어서
나는 오늘도 살아 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이렇게 써 내려갈 수 있다.


2026.2.9


#에세이 #엄마 #개떡같은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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