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브런치북, 나의 한방병원 이야기. 누군가에겐 불편할 이야기만을 고르고 골라 완성했던 나의 7편짜리 단편 수필. 혹자는 뻔뻔하다 여길지도 모르지만, 저런 글을 쓰고도 나는 여전히 한의학을 좋아한다. 여전히 아프면 한의원을 찾고, 종종 한약을 먹고, 한방옻닭도 즐겨 먹는다. 그러니 혹여나 나의 글이 한방병원에 대한 거부감을 낳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유독 체계가 없던 신생 병원에서, 유난히 운이 나쁜 날들에 걸렸던 사람이니 말이다. 아마 환자들의 반응을 그다지도 신경 쓰는 병원이었으니 환자의 입장에선 있을만했을 테고, 그다지 새로운 일들은 없는 병원이었으니 어느 근무자 입장에선 할만했을 것이다.
스물여섯. 나는 어느새 스무 살보다 서른 살에 가까운 사람이 되었다. 이제 나도 누군가에게는 완전한 어른으로 비치겠지만 여전히 나는 완전한 부랑자다. 1년 간 총 세 번의 이직을 했다. 한의원에서 요양병원으로, 그리고 한방병원으로, 그리고 대학병원으로. 그럼에도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한 채 또다시 이직을 준비하는 나는 그야말로 언론에서 떠들어대는 'MZ' 그 자체의 인간으로 거듭났다. 취업난이 연신 골칫거리라더니, 나는 취업이 정말 쉬웠다. 그러나 들어갈 땐 마음대로였지만, 나갈 땐 아니더라. 어른들은 생각보다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용기를 꺾을 줄 아는 사람들이었다. 그래도 아니다 싶은 곳은 빨리 털어내자. 단 한 걸음 끝엔, 어쩌면 내 세상이 있을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