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건 덜어가며 시작한 진심결혼식
[응:당]
당연히 그러하듯. 또는, 도리상 마땅히. 순화어는 `마땅히'.
작년 여름, 만난지 3개월 된 우리 커플은 다소 이른 타이밍에 확신을 가지고 결혼을 결심했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도리상 마땅히’, ‘당연히 그래야 한다’는 온갖 ‘응당’들이 우리 앞에 다가왔다.
“신혼집은 어디에?”
“결혼식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할 건데?”
“플래너는? 드레스 업체는?”
끝없는 질문과 기대들이 주르륵.
이 ‘당연한 수순’들이, 원래 결혼은 하고 결혼식 자체를 안 하려 했던 우리에겐 너무나 곤란한 ‘응당’들이었다.
거기다가 더해 아직 내 인생의 방향 키도 간신히 부여잡고 있는 우리에게 결혼-출산-아기로 이어지는 격려와 조언들까지 마주쳐가면서 24년도의 여름은 그렇게 산만한 궤적의 나방들처럼 혼란스러웠다.
물론, 아름다운 한 쌍의 부부가 백년가약을 맺겠다고 선포했다면 위의 조언과 걱정과 기대들을 당연히 우릴 사랑해주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받을수야 있는거라 생각했지만(사실 나도 그랬었다.) 막상 당사자가 되어보니 종일, 어딜 가든 잽을 맞는 기분이었다. 눈에 띄게 쓰러지진 않지만, 점점 데미지가 쌓였다.
오케이,
여기까진 누구나 결혼을 결심하고 준비할 때 느낄 수 있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적어봤습니다.
앞으로 저는 ‘당연히 그래야 한다’는 말들 사이에서,
우리가 치열한 논쟁과 다소 거친 싸움들을 거쳐
결국 도달한 하나의 선택—
"그래, 결혼식 하자. 근데 당연한 건 빼고, 우리가 진심으로 하고 싶은 것만 넣자."
그렇게 웨딩홀, 스드메, 플래너, 웨딩링, 혼수 등등 응당 해야하는 것 빼고 대신 하고싶은 거 잔뜩 넣은,
4달 만에 혼인신고를 마치고 연애 1년차에 결혼식까지 성공해낸 저희 부부의
[스몰웨딩이라기 보다는, 진심웨딩]의 여정을 풀어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