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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한 코알라 May 11. 2022

나는 왜 연봉 7천만원을 포기하고 사업을 시작했는가

디지털 노마드로 살기위해 내가 선택한 것, 사업

2020년 5월 여행을 너무 좋아해서 카카오 계열사를 다니다가 퇴사를 하였다. 스스로 여행을 너무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여행만 해서는 사회에서 생존할 수 없다고 생각해왔다. 뿐만 아니라 여행을 자유롭게 하면서 일도 잘하고 있는 롤모델을 한국에서는 만난 적이 없었다. 그러다가 원격근무가 가능해지면서 노트북을 들고 발리에 나갔고 발리에서 '디지털노마드'라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나의 모든 것을 송두리채 바꾸어놓았다.


코로나 19가 오기 직전 일상이 여행이 되길, 여행만 하면서 살기를 원했던 내가 먼저 선택했던 것을 해외 기업 입사였다. 선배 개발자의 추천으로 시작하여 전화스크리닝, 온라인 코딩테스트, 4시간에 걸친 코딩테스트와 면접을 끝내고 아마존 벤쿠버와 입사 프로세스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 19로 비자 발급이 무기한 연기되었고 발리에서 만난 '디지털 노마드' 들은 나에게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게했다.


그래서 진짜로 어떻게 살고 싶은거야?


내 스스로 회사가 맞지 않는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사내 해커톤을 하면서 어뷰징 문제(게임에서 일종에 반칙을 한 것)로 인사청문회와 시말서 등을 여러차례 겪어왔고, C레벨들에게 블랙리스트로 관리되고 있었다. 목표를 달성하기위해 최소한의 룰만 지키면 된다는 좋게 말하면 유연하고 창의적이며 자유로운 나의 면이 회사에서는 골칫덩어리로 작용하곤하였다.

2019년은 혹독하고 추운 겨울이었다. 동생의 반복되는 게임 중독 문제로 나의 자금의 절반을 물빠진 독에 넣는 시간이기도 하였고, 오랜 연애를 나의 잘못으로 아프게 끝내야만 하는 해이기도 하였으면서, 회사에서는 인사 청문회와 시말서로 몸과 마음이 지칠대로 지쳐있었다. 눈을 뜨면 '하나님, 살려주세요.' 라고 기도하면서 깨고 하루에 3번씩 예배를 드렸다. 그렇게 다시 새 회사에 입사하여 개발자로 노트북만 들고 발리로 훌쩍 떠났다. 그리고 떠난 발리의 자연과 그곳의 자유, 그리고 내가 만난 사람들은 지난 모든 시간을 한번에 잊게 하였다.

 

자유와 행복

발리에서 만난 친구들은 정말로 자유로웠다. 요가와 서핑,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앞도적으로 모여있는 곳이였다. 요가와 서핑과 여행을 즐기며 사업하고, 음악하고, 그림 그리고, 타투이스트이기도 하고 개발자, 디자이너 등 직업도 다양했다. 전세계에서 자유를 찾아온 여행가들과 디지털노마드로 일하고 있는 친구들이 생기면서 내가 살고 싶은 삶과 미래에 대해서 내가 정한 한계들이 부숴지고 확장되는 경험을 하였다.

그 동안 나는 서울이라는 곳에 갇혀 회사에 취업하고 부수입을 위해 과외를 하고 있었는데, 30대 언젠가는 결혼을 할거고 그렇게 살아갈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 삶에서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것들에 대해 더 깊은 고민이 없었다. 여행은 내가 너무 사랑하는 시간이었는데 서울의 라이프에서는 휴가 30일만을 목빠지게 기다려야만했다. 나는 그동안 회사에 소속된 사람으로 나의 가능성을 한정 지어놓고 있었다. 발리가 나에게 알려준 것은 삶의 가능성에 대한 확장이었다. 내가 살고 싶은 모습을 더 자유롭게 그리고 그것을 손에 쥐는 것.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여행을 포기하지 않고 내가 누군지 더 탐험하는 기회를 갖는 것이었다.


전 멤버가 디지털 노마드일 수 있는 회사를 만들어야겠어.

발리에서 한국을 들어오면서 '발리에서 살 자유'를 만들겠다고 생각했고 그 도구는 사업이었다. 한국에 들어온 5월 개발자, 기획자, 디자이너인 친구들을 20명 정도 만나면서 팀을 꾸리기 시작했다. 3명의 멤버가 조인하게 되었고 그렇게 지금의 카우치코딩 팀을 만들었다. 카우치코딩은 자유를 갈망하는 여행을 좋아하는 멤버들이 모여서 만든 팀이었고 그 시작은 '발리에서의 나'였다. 다시는 나에게 거짓된 삶을 살지 않겠다고, 두려워도 무서워도 솔직하게 진짜 나의 것들을 찾고 직면해나가면서 만들어갈 거라고 결심했다. 


우리가 잘하는 것 중에 돈을 벌 수 있는건 없을까?

카우치코딩은 우리가 가장 잘 아는 개발자를 위한 서비스를 만들기 시작하였다. 1:1 멘토링 웹 서비스를 먼저 만들고 어떤 질문과 요청이 들어오는지 보기로했다. 2020년 7월 한달 동안 랜딩페이지를 만들어서 상담을 시작하였고 수백건의 상담 요청이 들어왔다. 이 과정에서 비수도권에 머무는 개발자 또는 개발자로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수도권에 비해 교육의 기회가 적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또 특히 인터넷 강의로 무료에서 10만원 이하로 개념 강의는 쉽게 들을 수 있지만 정작 취업에 필요한 프로젝트 경험은 현저히 적고 그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포착하였다.

카우치코딩 1.0 은 1:1 멘토링 플랫폼으로 주니어 개발자들의 문제를 수집하는 용도였다. 개발 버그 픽스, 커리어 상담, 코딩 개념 수업 등의 요청이 들어왔고, 다양한 개발 요청들을 해결해주기 위해 더 많은 개발 멘토들이 필요했다. 총 50명 정도의 현업 개발자 멘토를 모집하여 유저들이 누구고, 어떤 문제를 겪고 있는지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였다.  
카우치코딩 2.0 은 위의 문제 중 가장 빈번하게 요청이 들어온 문제 중 토이프로젝트 개발 경험을 혼자하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한 솔루션으로, 6주 동안 프로젝트를 현업 개발 멘토와 함께 만들어가는 '6주 야생프로젝트에서 살아남기' 멘토링 과정이 추가되었다. 개발자가 취업을 하려면 협업 프로젝트 경험이 필요한데, 팀빌딩부터 기획, 설계, 개발, 배포까지 전 과정을 가이드해준다.


카우치코딩 2.0(현재 버전)


6월 18일이면 벌써 6주 멘토링의 9기가 시작된다. 지금까지 백여명의 멘티들이 토이프로젝트를 같이 진행하였고 덕분에 카우치코딩 팀의 캐쉬카우가 되어주기도 한다. 최근에는 B2B로 시장을 확장하여 신한 은행과 협약하여 특성화 고등학교 학생 20명의 멘토링을 진행하기로 하였다. 이번 9기는 더욱 의미가 있는데, 기존 유저인 컴공 4학년, 국비지원 수료생, 독학생 중 클론코딩을 마친 취업 준비생에서 특성화고등학생으로 유저를 확장하는 시도이기도 하다.


신한 커리어온 2기 발대식 현장 사진(2022.5.3)
신한 커리어온 2기 발대식 현장


개발자의 성장을 돕고 개발자 간의 연결이 일어나는 Playground를 꿈꾼다.

카우치코딩은 2천명의 개발자 풀을 가지고 있는 개발자 커뮤니티이다. 개발자들을 위한 아래 4가지의 서비스를 만들고 있는데, 그 아이디어는 언제나 유저들의 니즈로부터 출발했다. 앞으로도 개발자의 성장을 돕고 의미있는 개발자 간의 연결이 많이 일어나는 개발자 Playground 를 위해 좋은 개발자들과 함께 잘 만들어가고 싶다.


1. 개발 멘토와 연결해주는 멘토링 플랫폼(리뉴얼 중)
2. 6주 동안 협업 개발자와 토이프로젝트를 하는 6주 야생 학습 멘토링
    https://couchcoding.kr/portfolio
3. 다른 개발자들은 어떤 토이프로젝트를 하고 있는지 모아서 보여주는 데브폴리오(Devfolio)
    https://devfolio.kr/
4. 알고리즘, CS, 개발자 글쓰기 모임 등 스터디 모임 플랫폼(개발 중)
개발자 토이프로젝트 모아보기 서비스, 데브폴리오(Devfol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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