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행복한 코알라 Apr 22. 2022

디지털 노마드 여행기, 베트남 호이안에서 만난 사람들

그리고 여행지에서의 다이어리 기록

Fara maz

We are creating not only a yoga studio but the best yoga community!
Om Factory Founder 'Fara'

내가 맨날 가는 Om Factory 요가원의 Founder이다. Om Factory NYC를 시작으로 베트남, 대만, 태국, 말레이시아에 브랜치를 만들어나간다. 서울과 일산에도 2016년에 오픈했다가 지금은 한국 브랜치는 파트너와 같이 일하지 않게 되면서 없다고 한다. Fara는 여행이 너무 좋고, 여행을 하면서 일하는 게 너무 좋다고 한다. 아이 사진을 보여주며 나를 닮지 않아서 너무 다행이라며 자랑하는 게 어느 부모와 다르지 않다.


Fara를 통해 배운 것은 Community이다. 실제 Om Factory의 요가 선생님들의 모든 수업이 퀄리티가 좋다고 할 수는 없다. 현지에 더 요가에 깊숙이 배울 더 저렴한 요가원들은 다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배 정도 더 지불하고 Om Factory를 가게 하는 건 커뮤니티이다. 외국인들과 현지인들이 어우러져 빠르게 친구가 되고 정보가 공유되며 요가로 다양한 콘텐츠, 예를 들면 요가 종일 클래스와 파티 등을 통해 그곳에 사람들이 모이게 된다. 좋아하는 것이 같은 것만큼 친구가 되기 쉬운 것은 없는 것만큼 호이안에 즐거웠던 이유는 Definitely!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이다.


Hue

Om Factory in Hoi an의 총관리인이자 요가 선생님이다. 이곳 호이안에서 새벽 6시에 같이 서핑하며 제일 먼저 친해진 친구이다. 하노이 출신인 Hue는 처음 호이안에 왔을 때 머리끝이 모두 갈라질 정도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었다. 스스로 거울 앞에서 길었던 머리카락을 칼 단발로 자라 냈다. 머리카락뿐만 아니라 자주 다퉜던 부모님의 가정환경과 과거 돌연 유럽으로 떠난 남자 친구 등 부정적인 과거의 고리를 모두 스스로 끊어냈다.

요가와 서핑을 좋아해 제일 빨리 친해진 Hue


지금은 온오프라인에서 영어로 요가를 가르치며 요가 콘텐츠 크리에이터로도 활동하고 있다. 올해 말에는 발리에서 요가 TTC를 하고 온라인 요가 클라이언트의 초대를 받아 스위스에 가서 여행을 할 계획이라고 한다. 힘들었던 과거 존에서 스스로 벗어나 요가라는 훈련을 통해서 먼저 마음과 몸을 단련하였다고 한다. 자신을 살린 요가를 취미에서 일이라는 재기의 발판으로 삼아 일어났다. 자신의 삶을 노력으로 만들어가는 그녀가 참 단단하고 멋있다고 생각했다. 호이안에서 자기의 삶을 찾은 Hue는 정말 매력적인 여자 아니 사람이 되어있었다. 마사지 베드가 있다며 자신의 집에서 마시지를 받게 초대하고, 매일 아침 6시 서핑을 가는 길에 나를 픽업해준다. 자신의 삶에 들어오는 새로운 사람과 우연히 일어나는 일에 대해 웰컴 할 수 있는 따뜻하고 부드럽지만 강함이 무엇보다도 아름답다는 것을 알게 한다.


Doom

러시아 어를 배우기 위해 유학 중이자 작년 10월에 호이안에 와서 비건 카페에서 일하며 요가 선생님으로도 일하는 대학생이다. 내가 3분 거리로 이사하면서 하루가 멀다 하고 보는 친구가 됐다. 나보다 9살이나 어린데 영혼의 단짝 친구가 되는 것을 보고 나의 철들지 않음을 또 실감하게 한다. Doom을 처음 만난 건 해변에서다. 새벽 6시에 5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서 할아버지 서퍼랑 서핑을 하고 있었다. 다음 날 두 번째로 본 곳은 Good Eats라는 비건 식당에서인데, Staff 으로 일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다음에 본건 Om Factory in Hoi an에서 요가 선생님으로 일을 하고 있었다. 아직 20대 초반인 Doom 은 오전에는 서핑, 오후에는 요가 선생님으로 일하고 비건 식당의 사업을 키우는 일도 겸하고 있었다.

Good Eats라는 비건 식당의 여사장의 이전 식당을 키워낸 커리어를 배우고 싶어서 직접 찾아가서 일하고 싶다고 했다고 말하는 그녀의 당참과 건강한 마인드가 너무 매력적이었다. 뭘 하고 싶은지 알기 위해 자신의 삶에 일어나는 사랑과 일, 여행을 서핑을 하듯 그 흐름에 타는 Doom 과의 대화는 언제나 나를 inspiring 했다.


Tuan

Tuan 은 다낭에서 타투이스트가 되기 위해 공부를 하고 자기의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실제 5마리의 고양이를 키우기도 하는 고양이 아빠이기도 하다. Tuan 도 역시 내가 호이안에서 만난 다른 친구들처럼 2년 전 큰 실패를 겪고 다낭으로 이사를 오게 됐다고 한다. 기념품 샵을 친구와 함께 오픈했고 그 기념품 샵이 큰돈을 벌기 시작하자 그 관계는 틀어졌다. 재기하기 위해 자신의 예술적인 재능과 감성을 필요로 하는 타투이스트를 준비하고 있으며, 매일 8시간의 워크숍에서 훈련을 한다. Tuan 은 실제 진짜 chill 한 성격을 갖고 있고 단순한 생활 방식을 가지고 있다. 자신이 지금 노력해야 할 것을 분명히 알고 있고 워크숍을 제외한 나머지는 chill 한 완벽한 휴식을 갖는다. 이런 Tuan 덕분에 다음 글은 이토록 멋진 휴식이라는 글을 브런치에 써볼 생각이다. 고마워 Tuan!


Tuan이랑 시간을 보내면 그의 특유의 chill 함에서 오는 따스함이 참 행복하게 한다. 요리하는 것과 고양이, 축구를 좋아하고 대부분은 시간은 집에서 보내는 집돌이다. Tuan이 참 잘하는 건 솔직하면서도 부담스럽지 않게 거리를 스스로 잘 조정하는 것이다. 무엇을 원하고 상대방에게 어떤 걸 해주고 싶고, 얼마나 친해지고 싶은지 등 그의 생각을 혼란스럽지 않게 그러나 부담스럽지 않게 솔직하면서도 따뜻하게 알려준다.

5마리의 고양이 아빠이자 타투리스트 Tuan
긴 여행을 하고 나면 어김없이 Post vacation blues 가 찾아온다.


그리고 일상과 여행의 괴리로부터 오는 우울감은 나의 내면과 주위를 보게 한다. 몇 년의 연애도 이별하면 그 슬픔의 지속기간이 그 연애기간을 넘지 않는데 이놈의 여행은 3개월 갔다 오면 3개월을 힘들게 한다. 2019년 첫 번째 발리에서 돌아오면서 더 이상 Post vacation blues를 겪지 않고 싶다고 생각했다. 여행에 돌아와도 우울하지 않게 여행하는 시간과 일상이 완벽하게 일치하는 삶을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번 여행을 끝내고 돌아가면 나의 2022년 Post vacation blues는 2019년의 그것과 얼마나 달라졌는지 궁금하다.


이번 여행을 하면서 여전히 같은 나와 달라진 나를 마주한다. 여전히 같은 점은 어딜 가든 친구가 생기고 그 친구들을 보기 위해 또다시 그곳에 돌아갈 정도로 정이 든다는 점이다. 달라진 점은 혼자의 시간에 온전히 마주하는 배짱이 좀 생겼다는 거다. 그 방법은 글쓰기였는데, 이번에 여행을 하면서 틈틈이 꽤 완성도 높은 5개의 글을 썼다. 어떤 심리 프로그램에 자꾸 필사를 시키고 내 감정을 글로 쓰게 해서 의아했는데 그때는 몰랐던 '힐링과 치유로써 글쓰기'를 알게 됐다.


이번 여행의 가장 큰 수확은 '친구'와 '글쓰기'이다. 호이안에서 나는 나와 같이 고향 따윈 없는 것처럼 자유롭게 전 세계를 누비고 다니는 친구들을 적어도 5명은 만났다. Hue, Thuy, Tuan, Doom, Fara인데 이들이 오래오래 기억나고 또 어딘가에서 또 동선이 겹쳐서 만나 신나게 시간을 보낼 것 같다. 이번 여행은 돌아가는 것이 마냥 슬프지만은 않은 것 같다. 변화한 나를 알게 돼서, 또 앞으로 더 변화할 나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여행에서 나의 다이어리 기록들

4/19 화요일, 여행에 끝이 있어 아쉽지만 그 끝이 있기에 더 애틋하고 소중하다. 그동안 너무 좋아서 여행에도 연애에도 데이트에도 끝을 없애려고만 했던 것 같다. 끝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또 끝이 있음으로써 생기는 애틋함으로 이전보다 더 행복할 수 있을 것 같다. 퀄리티 타임을 위해 거리와 비어있는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다.
4/17 일요일, 판단하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고 슬퍼하지 않고 용서하고 기뻐하며 사랑하기.
4/15 금요일, 그동안 나는 주체적으로 산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내가 보지 못했던 것은 나의 두려움이었다. 혼자서 사업을 하면 외롭고 못해낼까 봐 두려웠고, 내가 선택한 이 길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까 봐 두려웠고, 가장 약해져 있을 때 그곳에 덩그러니 혼자 감당하기가 두려웠던 것이다. 하지만 내 길인지 아닌지를 알기 위해서는 가봐야 하고 결국 내가 해내야 한다.
4/13 수요일, 하루하루 지나가는 게 너무 아쉽다. 좋은 날씨, 좋은 음식, 친구, 요가와 서핑, 음악은 행복하게 만드는 요소들이다. 오감 가득 이곳에 있음을 충만하게 느끼는 게 행복하게 만든다. 지금 이곳에, 현재에, 기쁨으로 있고 충만하게 행복할 것. 행복만 하기에도 시간은 너무 짧다. 더 행복한 선택들을 하자. 슬프거나 힘들게 하는 것들에서 벗어나야 한다. 기쁨과 감사, 소망과 사랑이 넘치는 평온한 삶을 살 것.
4/12 화요일, 가까운, 사랑하는, 편안한 내 사람들에게 절대 화내지 않기. 더 갖으려 하기보다는 무엇을 더 줄 수 있는지를 언제나 생각할 것.
4/10 일요일, 그 어떤 것도 손에 넣으려고도 잡으려고도 하지 않고 그냥 그대로 있을 것. 그 순간을 그저 사랑할 것.
4/9 토요일, 글을 쓰자. 내 생각을 정리하고 힘 있게 사고하여 사람들과 나누자. 글쓰기를 통해 생각(사고)하는 법을 배우자. 글을 쓰고 기록하여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
작가의 이전글 디지털 노마드 여행기, 베트남 호이안에서의 일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