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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한 코알라 Jun 21. 2023

시골살이를 통해 배운 3가지

행복한 코알라의 성장 일기

이 글을 시작하면서 3가지를 스스로 약속했다.

1. 너무 많은 것을 담지 않고 딱 3가지 내용만 전달한다.
2. 과장하거나 거짓을 하지 않는다.
3. 담백하고 담담하게 주는 ‘기버’의 마음으로 쓴다.


앞으로 이 3가지를 지키며 세계를 돌아다니며 ’ 행복한 코알라의 성장 일기‘를 연재해 나갈 생각이다.


시골살이를 시작하다.

언니 나 6월에 한국으로 돌아갈 거야  
그럼 나 서울 미팅 끝나면 그날 같이 우리 집 갈래?
얼마나? 너 있고 싶은 만큼 지내도 돼.  


그렇게 방콕에서 지내던 나는 서울에서 한참 떨어진 시골 동네에서 6월 한 달 동안 머무르기로 한다. 언니네 동네에는 초등학교가 1개, 마을 회관이 1개, 할머니 3분, 노부부 2 커플, 큰 강아지 2마리, 작은 강아지 1마리가 살고 있었다. 이곳 마을에서 여자 둘이 살면서의 일상와 자연스럽게 생긴 변화를 이야기해보려 한다.     


언니와 나는 태국 치앙마이에서 만났다. 언니의 첫인상은 지친 여행자 모습 그 자체였다.

세 달 동안 태국에서 지낼 집을 구하고 있다고요..?  


언니는 치앙마이에서 지낼 집을 찾고 있었고 내가 지내고 있는 집을 보고는 이사를 결정하려고 하였다. 나처럼 겨울을 이곳에서 나려는 사람이 또 있구나. 그렇게 우리는 태국 곱창 막창 집에서 만나 잭푸르트를 나눠먹으며 맥주 한잔을 했다. 그렇게 우리는 태국의 2층짜리 나무 빌라에서 하우스메이트가 되었다.


언니는 참 흥미로운 사람이었는데 여행 유투버였고 좋아하는 게 참 비슷했다. 공통의 관심사인 요가, 명상, 여행 등으로 새벽마다 대화는 끊이지 않았고 매년 겨울을 피해 여름 나라로 여행 가는 공통점이 있었다. 한 집에서 같이 살게 된 이번 겨울이 지나고 우리는 각자의 삶으로 돌아갔다. 언니는 콘텐츠 제작과 글쓰기 강연, 본업 유투버의 일상으로 돌아갔고, 나는 방콕과 한국을 오고 가며 사업과 연애 사업으로 바빠졌다.


공간은 많은 것을 이야기해 준다.

 그렇게 치앙마이에서 첫 동거를 끝마친 지 3달이 채 안 돼 다시 동거를 시작했다. 태국이 아닌 한국의 시골마을에서 우리의 시간을 어떻까. 기대반 설렘반 자연스레 언니의 삶에 내가 들어갔고 언니의 공간에 머물기 시작한다. 흰색과 나무, 연녹색이 조화롭게 있고 큰 창문이 많은 1층짜리 빌라였다. 식기세척기와 건조기가 있는 것을 보니 설거지와 빨래에 시간을 최소화는 효율적인 삶을 살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었다. 집안 곳곳은 일하기 편한 책상이 3군데 있었고 나처럼 집에서 많은 시간을 일하면서 보내는 사람이었다.


좋아하는 사람은 그 사람의 공간에 가도 기분이 좋고 편하더라.


언니의 말처럼 공간은 그 사람 그 자체를 보여주는 곳이기도 하다. 공간은 많은 것을 이야기해 준다는 말이 불현듯 떠오른다. 나의 공간을 어땠지. 심플 그 자체. 커피 머신과 침대, 책상, 식물과 책이 있는 조용하고 한적하며 도서관이 근처에 있는 2층 빌라. 나의 공간은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 하고 잠깐 생각에 잠겨본다. 허영심을 빼고 물건을 줄이고 싶었고 서울에서 고성으로 내려오면서 필요한 옷 10벌 정도와 요가 복, 책가방 1개, 캐리어 2개를 가져왔다. 회사를 키우는데 몰입하고 싶었고 내가 정의한 성공을 하고 싶었다. 나의 공간은 단순하고 조용하여 많은 책을 보고 글을 쓰고 일을 하는 독립된 곳이었겠구나. 공간으로부터 언니와 나를 이해하게 됐다.


시골살이의 생산적 스케줄을 짜다.  

언니랑 살기 시작한 2주 차가 됐다. 언니는 긴 여행을 하고 돌아와 잠을 계속 자는 내가 못마땅해 보였다. 그러다 남자 2명이서 같이 살면서 사업을 이제 막 시작한 친한 친구에게 전화를 하였고 생산적으로 같이 사는 방법을 물어보았다.


둘이 어떤 식으로 살고 있어? 같이 사는 친구가 잠만 자서 안 되겠어.
우리는 같이 성장을 돕는 공동체처럼 살아.
같이 책을 정해서 읽고 서로의 목표를 알고 달성 여부를 체크해.


스피커 폰으로 그들의 대화를 들으면서 게으름 속에 감춰있는 작은 열정의 씨앗이 꿈틀 됐다. 맞다. 나도 하고 싶은 게 있었는데. 그 한통의 통화를 시작으로 우리는 생산적 하우스 룰을 단숨에 만들었다.


<아로밍 생산적 하우스 규칙>
1. 아침에 일기 쓰기
2. 저녁에 요가 가기
3. 점심 식사 이후 산책 가기
4. 같은 책 읽고 토론하기


그리고 6월 한 달 동안 서로의 목표를 적었다. 나의 목표는 광주와 고성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고 따오는 것이었고 그 프로젝트로 사업의 시드 머니를 확보하는 것이었다.


목표 달성하면 이 마을에서 가장 맛있고 비싼 거 먹으러 가는 거고 달성 못한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이 그 식사를 사는 거다.


그렇게 언니의 하우스는 우리의 하우스를 거쳐 생삭적 하우스로 모습을 바꿔갔다. 우리는 아침에 서로의 건강과 일과를 체크해 준다. 자연스럽게 간단한 식사시간에 이루어지고 식사 후에는 산책을 하면서 하루의 생각을 나누기도 하고 어젯밤 읽은 책에 대해서 의견을 나누기도 한다. 그렇게 루틴을 만들면서 생산성을 높이고, 서로의 목표 달성을 위해 하루를 개선해나가고 있다. 아침형 인간인 나는 4-3-2 규칙을 만들어서 일을 하기 시작한다. 가장 생산성이 높은 오전 8시부터 12시까지 4시간 동안 중요한 일부터 집중해서 하려고 한다. 그리고 오후 1시부터 4시, 간식 먹고 4시부터 6시까지 3시간, 2시간 순서로 서서히 일을 마무리한다.


<나만의 추가 규칙 3가지 >
1. 나는 아침형 인간이다. -> 4-3-2 법칙으로 오전에 중요한 업무를 처리한다.
2. 글쓰기와 책은 몰입과 사고하는 법은 훈련시킨다. -> 매일 아침 나의 생각을 필터 하지 않고 아이패드에 일기를 쓴다.
3. 나는 이타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 다른 사람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돕고자하는 마음이  더 나은 서비스를 만들게 하고 스스로 큰 성장을 할 수 있다.
-> 1. 주변의 사람들을 질투하지 않고 진심으로 응원하고 성공하도록 돕는다.
-> 2. 더 많은 사람들에게는 내가 줄 수 있는 좋은 생각들과 지식을 공유한다.


나만의 하루를 시작하는 법, 글쓰기

그중 나를 좋게 변화시키는 것 단 한 가지는 글쓰기이다. 글쓰기를 시작한 것은 치앙마이에서 언니와, 또 다른 하우스메이트인 MJ와 카톡 단톡방 인증을 하며 눈뜨자마자 글을 쓰자는 언니의 제안으로부터였다. 오케이. 처음에는 글을 쓰는 재미도 없었고 한문단 쓰는 것도 무엇을 써야 할지 몰라 막막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나조차도 나의 생각과 마음을 몰랐기 때문에 그것을 글로 정리하는 일이 어렵게만 느껴졌었다.


이대로 가다간 안 돼. 기업가가 되고자 하는데 나의 생각이 뭔지도 모르고 그것을 간결 명료하게 표현조차 하지 못하다니.


유저도 설득하고 팀원도 설득하고 세상도 설득해야 하는데 나는 가장 기본 되는 ‘내 생각을 뚜렷이 알고 말로 표현하기’ 조차 훈련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게 일주일에 한두 번 드문드문 쓰기 시작한 모닝 일기는 매일 아침 ‘눈뜨면 아이패드를 켜고 일기부터 쓰는 나’로 만들어줬다. 이제는 한두 페이지의 아침 일기를 단숨에 써버릴정도로 나의 생각을 알아차리는 것도, 그것을 간단한 글로 표현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오히려 가장 좋아하는 생산적 활동이 되었다.


나만의 하루를 정화하는 법, 명상과 산책

이건 따끈따끈한 이야기인데, MJ가 일주일 머무르다가 간 다음날인 오늘 아침, 그 시간들과 우리의 대화를 오래 기억하고 싶어 명상을 시작했다. 모닝 일기를 쓰다 자연스럽게 들었던 마음이었다. 명상을 제대로 배운 적 없는 제멋대로 나의 명상법은 ‘생각 바라보기와 머무르기’이다. 이름도 대충 내가 지었다. 무언가 더 하거나 덜 하려고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생각을 바라보고 머무르는 것이다. 그러다가 또 다른 생각 또는 감정이 떠오르면 자연스레 그곳으로 옮겨간다. 그러다 보면 엄청 행복감이 올라오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한 번도 생각하지 못한 생각들이 떠오르기도 한다. 명상과 산책은 나에게 하루를 정화하는 깊은 정화구 같다고 생각했다. 좋은 감정과 생각은 수면 위에 남기고 무겁고 더러운 감정과 생각은 가라앉아 맑은 상태로 만들어준다. 오늘 명상을 하면서 들었던 생각 중 일부를 아래에 발췌한다.  


내 주위 사람들을 ‘질투’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성공하게 또 행복하게 ‘돕고’ ‘응원’ 한다. 나의 주위에 5명이 어떤 사람이 있는가가 나를 이야기해 준다. 마이크, 희은, 아로미언니, 민정이, 동휘, 예진, 경희언니, 소라, 호진이. 따뜻하고 선하며 똑똑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이다.


명상과 산책, 그리고 글쓰기를 통해 한국에서 보낼 2년의 시간을 성장하고 회사의 초석을 다지는 시간으로 보내려 한다. 아로미 언니 덕분에 시작하게 된 글쓰기를 시작으로 내 삶의 일부가 되어버린 산책, 그리고 조금씩 시작해 보는 명상으로 내가 되고자 하는 기업가의 모습으로, 그것을 담아낼 수 있는 그릇의 사람으로 오늘도 성장한다.


코알라 성장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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