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은 포근한 온기로 땅을 비춘다.
봄이 오면 동네 뒷산에 어르신들이 풀숲을 헤치며 보물찾기를 하듯 나물을 캐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한때는 살기 위해 캐던 나물이 지금은 계절을 누리는 방식이 된 것 같았다.
그런 모습을 볼 때면 이해하지 못한 채 지나쳤지만, 장모님의 음식을 통해 계절의 맛을 알게 되었다.
장모님 집에서 밥상 앞에 앉으면 항상 푸짐한 음식에 놀랄 때가 많다. 각종 나물들과 밑반찬, 그리고 구운 고기까지 잔치날인 것 같은 그 맛이 또 일품이다.
봄에는 달래장에 밥을 비비면 쌉싸름함이 감돌기 전, 먼저 향긋함이 입 안을 채워준다. 계절이 오는 순서처럼 차례로 맛을 느끼게 해준 상차림 앞에서 밥 한 그릇으로는 늘 부족했다.
예전부터 그러셨지만 아내 임신 때부터 냉장고에는 장모님 반찬으로 항상 가득했다. 아내가 어릴적부터 지금까지 처가댁에서는 외식이나 배달음식이 거의 없었던 이유는 제철 음식을 가족들과 함께 하자는 부모님의 사랑일 것이다.
봄이면 향긋한 나물들로,
여름이면 시원한 채소들로,
가을이면 깊어진 작물로,
겨울이면 따뜻한 국과 김장김치로.
사계절이 식탁 위에 차려질 때마다, 나는 장모님의 손맛 덕분에 그 보물을 맛보고 있었다는 걸 발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