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느끼는 우린 감정 노동자

네 번째 이야기

by 이진수

시간이 주어 지는 날까지


하루는 24시간이다 공평하게 주어 지는 시간이지만 늘 나는 시간이 많다고 느꼈다 출근을 할 때면 아침 7시 기상을 시작으로 밥을 먹는데 10분 씻는데 20분 옷 입고 준비하는데 10분 집에서 나가기까지 적게는 10분 많게는 20분의 유튜브 보는 여유의 시간 이 주어지고 출근하여 일을 시작하고 점심이 되면 밥을 먹고 밥을 먹고 나면 다시 일을 시작하고 퇴근 후 주어지는 시간은 지치고 피곤한 몸뚱이를 휴식을 주기 위해 누워서 여가 시간을 즐기는 시간뿐.


반복되는 시간의 쳇바퀴 속에서 하루 24시간은 나에게 의미 없는 그저 24시간을 채우는데 바빴던 시간이었을 뿐이다. 남들과 비교하는걸 끔찍하게 싫어한다 뭔가 지는 거 같고 부러워해야 할거 같고 부러워하다 못해 질투해야 되고 한없이 작아져야 하는 나 자신이 싫기에 비교하는걸 굉장히 싫어 하지만 비교할 수밖에 없다.


남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시간을 쪼개어 투자하고 투자한 결과물을 얻어 내며 하고자 하는 것이 많아 늘 시간이 부족하다 여기는 그들의 비해 나는 나를 위한 투자의 시간보단 그저 시간을 채우기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어 시간이 늘 남았기 때문이다. 분명 시간은 많은데 남들과 비교되는 게 싫어 밥먹듯이 내뱉었다


"시간이 없어" "시간이 부족해" "시간이 없어서 그건 못해" "지치고 피곤한데 무슨"

시간이 넘치다 못해 철철철 흘러내리는데 무슨 시간이 없다 했을까? 지금 생각해도 정말 터무늬 없고 비겁한 변명이 아니었나 싶다. 시간은 내가 눈을 뜨고 눈을 감든 내 의지와 상관없이 빠르게 흘러간다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을 잡을 수 있다면 나는 잡아 내고 싶을 정도로 지난날의 시간들을 후회로 가득한 채 지금 뜨끈한 방구석에서 반성의 시간과 함께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다.


세상에 초인적인 능력이 있고 그 초인적인 능력을 가질 수 있다면 나는 시간을 자유자재로 만질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싶다 그만큼 현재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뽑는다면 시간과의 싸움이 아닐까 싶다. 우리가 살아가며 중요한 것들이 너무 많다 의식주는 기본이며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한 돈도 중요하고 자본주의 시대에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많은 부와 씨름을 해야 되는 숙명이 기다리고 있기에 그만큼 부를 축적하는 것에 많은 이들이 초점을 맞추고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돈은 떼려야 뗄 수 없는 필연 관계다 그만큼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지만 그런 돈도 시간이 존재 하기에 그만한 가치를 지니는 것이라 생각한다.

현존하는 부를 축적한 사람들을 보면 시간관리 능력에서 월등히 앞서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잘못된 시간 소비가 아닌 철저한 분석과 계산을 통한 투자의 시간을 잘 관리하고 활용하였기에 가능했던 거라 보인다.


현 세상에는 시간을 조절하고 관리할 줄 아는 이들이 많아진 거 같다. 돈 이야기를 그만 하고 싶지만 부를 축적한 결과물이 곧 시간과 연결되는 것이 사실이기에 증표가 된 결과물인 만큼 돈과 연관 지어 하나 더 이야기를 하자면 과거에는 부를 누리고 사는 이들이 손에 꼽힐 정도로 몇 안 되는 사람만 존재했지만 요즘 서점에 가든 SNS를 보든 자신의 시간을 투자하여 부를 축적하는 이들의 노하우가 손에 꼽기 힘들 정도로 많이 보이고 들려오는 만큼 많은 이들이 자신의 시간을 조절하고 관린 할 줄 아는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런 이들을 보고 있으면 나는 또 하염없이 작아지고 울분이 가득해진다 왜 나는 그러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들이 지배적으로 강해지다 보니 아직도 그 자리인 거 같은 기분이 든다. 조금만 더 일찍 깨달았으면, 조금만 더 빠르게 머리통을 맞았으면 그럼 더 일찍 깨우치지 않았을까.


돈에 초점은 늘 맞추어져 있었다 모든 것이 돈으로 해결되는 거 같고 먹고살기 위해서라도 돈을 벌어야 했으니까 그래서 도돌이표처럼 흘러가는 시간을 채우기 바빴고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했고 방법이 하나뿐이라는 절대적 시야에 의존했기에 나에 시간은 늘 많았던 거 같다.


시간이 언제까지 주어질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의 나는 전보다는 시간이 많지는 않다 흘러가는 시간에서 주워 담을 줄 아는 시간을 만들어 가고 있고 돈에 맞혀져 있던 초점에서 소중한 것들을 만들어가기 위한 초점으로 변해 가고 있기에 주어진 24시간 속에서 나는 많은 것을 찾아내고 만들어 가려한다 한 곳에 머물다 보니 보이지 않던 것들을 지금에서야 보게 됐고 절대적 시야에서 벗어나 넓은 시야를 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에 나는 시간이 없는 사람이 될 수 있었다.


시간을 지배하는 것은 할 수 없지만 시간을 지키는 것은 가능하기에 나의 시간을 지켜내고 싶다. 먼 훗날 시간이 다하게 되는 그날이 온다면 알맞게 지켜낸 시간을 다 소비했다고 자부할 수 있게끔 만족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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