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휘력은 타고나는 언어 능력일까요?
아이의 언어 능력이라고 했을 때 가장 대표적으로 떠올리는 것이 바로 어휘력입니다. 실제로 많은 언어 발달 연구자들은 영유아 시기 언어 발달 수준을 아이가 알고 있는 어휘의 개수로 판단합니다. 아이가 조금 더 크면 부모님들께서도 아이가 사용하는 어휘가 제한적이라 걱정을 하시기도 합니다. 오늘은 Nereyda Hurtado와 그 동료들의 연구 결과로 밝혀진 아이의 어휘력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소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양육자의 발화 습관
먼저, 양육자가 아이들에게 발화할 때 사용하는 통사구조가 다양할수록 아이들의 언어 능력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의식적으로 다양한 통사구조를 사용해 아이들에게 말을 거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다행히, 아이들의 언어 능력은 양육자가 아이들에게 발화하는 양 자체와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언어 능력이 뛰어난 아이들이 양육자에게 말을 많이 시키고, 그 결과 아이들에게 말을 많이 하게 되는 인과 관계가 반대인 상황이 아닌지 확인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Nereyda Hurtado와 그 동료들은 이를 간단한 실험으로 확인했습니다. 양육자가 아이에게 얼마나 말하는지 뿐만 아니라, 아이가 양육자에게 얼마나 말하는지도 함께 측정한 것입니다. 그 결과, 양육자에게 적게 말하는 아이들도 양육자가 말을 많이 하면 언어 능력이 높은 경향을 보였습니다. 즉, 양육자의 많은 발화가 아이의 높은 언어 능력을 도출한다는 인과 관계가 증명된 것입니다.
양육자의 직업
연구진은 양육자의 직업과 아이의 언어 능력 사이의 관계를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이때, 양육자의 직업이 아이의 언어 능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었지만, 아이의 언어 능력에 영향을 주는 발화 습관을 특정한 직업군의 양육자가 많이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관찰 결과 양육자의 직업이 전문직인 경우, 단순 노동자 또는 정부 보조를 받는 경우보다 아이들의 언어 능력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아이의 언어 처리 속도
또한 여러 시점에 걸쳐 진행한 종단연구 결과, 아이의 언어 처리 속도가 빠를수록 어휘력이 좋다는 사실 역시 밝혀졌습니다. 이때 언어 처리 속도란, 아이들이 유사한 두 개의 단어를 보고 각각 어떤 단어인지를 인식하는 데에 걸리는 시간을 의미합니다. 연구진은 25개월 아이들의 언어 처리 속도를 관찰하고, 그 아이들이 2살이 되었을 때 어휘력을 측정한 결과 두 수치 사이의 상관 관계를 발견했습니다. 놀랍게도 25개월 아이들의 언어 처리 속도는 아이들이 8살이 되었을 때의 언어 능력과 인지 능력과도 상관 관계를 드러내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참고문헌
Nereyda Hurtado, Virginia A. Marchman, and Anne Fernald Does input influence uptake? Links between maternal talk, processing speed and vocabulary size in Spanish-learning childr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