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6개월까지의 언어적 입력이 2세, 그 이상의 언어능력을 결정합니다.
아이들은 초기 언어 습득 과정에서 구분되는 다양한 모국어 음성(lnguistic input)을 듣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모국어 음성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습득하고 분석하게 되는데, 이때 ‘정보’란, 모국어에서 어떤 음소가 함께 올 수 있고, 어떤 음소가 같이 올 수 없는지와 같은 언어 체계에 대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영어에서 fleek은 가능하지만, fgeek은 불가능함을 알게 됩니다.
생후 6개월 정도가 되면 음성에 대한 통계적 분석을 수립하게 되면서 음성의 집합(단어)을 구분할 수 있게 됩니다. 그 후에 음성의 집합과 그것이 의미하는 대상을 연결할 수 있게 되면서 단어를 학습하기까지 이르는 것이죠. 그런데 이때, 단어 학습(lexical learning)의 첫 단계가 음소를 구분하는 것이라면, 생후 6개월 이내의 음소지각능력이 생후 2년 간 이루어지는 초기 언어 습득에 유의미한 영향을 줄 수도 있을까요?
Feng-Ming Tsao와 그의 동료들은 영아기의 음소지각능력이 생후 2년간의 언어 발달을 예측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생후 6개월 영아 28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연구팀은 먼저 생후 6개월 아이들의 모국어 음소지각능력을 측정했습니다. 이때 사용된 방법은 HT 패러다임(Head Turn Paradigm)으로, 아이들이 같은 소리를 계속 듣다가 갑자기 다른 소리가 나오면 그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는 사실에 착안해 음소지각능력을 측정했습니다. 예를 들어 왼쪽에서 계속 b, b, b, b, b 소리가 반복되어 나오면 아이들은 처음에만 왼쪽을 보고 이후에는 왼쪽을 보지 않습니다. 그런데 b, b, b, p, p, p 처럼 어느 순간 구분되는 소리가 나면, 다시 그쪽으로 고개를 휙 돌리게 됩니다. 아이가 고개를 돌리면 b와 p의 소리를 구분하는 것이고, 고개를 돌리지 않으면 소리를 구분하지 못한다고 판단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음소지각능력을 측정한 아이들이 13, 16, 24개월이 되었을 때, 연구팀은 다시 한번 아이들의 언어 이해 및 산출 능력을 측정했습니다. 이때는 8~30개월 아이들의 언어 능력을 측정할 수 있는 CDI(Communicative Development Inventories)를 사용했으며, 13, 16개월에는 단어와 제스처를 위주로 측정하는 Infant CDI, 24개월에는 단어와 문장을 위주로 측정하는 Toddler CDI를 사용했습니다.
실험 결과 6개월의 음소지각능력과 13, 16, 24개월의 언어 능력 사이에는 유의미한 정적 상관관계가 존재함이 드러났습니다. 다시 말해 생후 6개월의 음성 지각(speech perception)이 이후 언어 발달의 세 지점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참고문헌
Feng-Ming Tsao, Huei-Mei Liu, Patricia K Kuhl Speech perception in infancy predicts language development in the second year of life: a longitudinal stud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