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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oyager 은애 Jun 04. 2024

10살 눈으로 본 알래스카 생활


문득 우리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에 온 지 4년 차에 들어갔는데,


그동안 알래스카 캐치캔에서 생활하면서 무엇이 힘들었고 어떤 것이 좋았는지

무엇보다 누군가가 한국에서 여기로 이사를 온다면

그 친구에게 무엇을 준비해서 오라고 알려주고 싶은지...


왜냐하면 우리 가족이 이곳에 올 때 한국 사람에게 정보를 얻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이유는? 이 섬에 한국 사람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오랜만에 초등학교 4학년 둘째와 둘이서 저녁을 먹었다.


"오늘 저녁 먹고 나서 네가 청소기 한번 돌리고, 대신 설거지는 어머니가 할게. 그리고 난 후에 초코파이 하나씩 먹을까?(이 초코파이는 물 건너온 아주 귀한 것이다) 그리고 어머니가 얘기하는 걸 하면, 유튜브 보게 해 줄게~~"


일단 본인이 좋아하는 초코파이로 1차 매수, 유튜브까지 보여주는 건 횡재다.


"뭐예요?"


"네가 이제 여기서 산지 3년이 지났잖아. 그런데 우리가 처음에 여기 올 때 뭘 준비해서 와야 하는지 물어볼 수 있는 한국 사람이 없었잖아. 그래서 누군가가 한국에서 여기로 이사를 온다면, 그 친구가 무엇을 준비해서 오면 좋을지 글로 좀 남겨주면 좋을 것 같아."


"누가 여기로 이사와요?"


"아니~그런 건 아닌데, 만약에 나중에라도 누가 이사를 온다면, 시간이 더 많이 지나버리면 네가 생각이 잘 나지 않을 거야. 어때? 대신 영어로 쓰고 싶으면 한국말 대신 영어로 그냥 쓰면 돼."


이제 한국말보다 영어가 더 편해진 둘째는 한국어 자판은 한 번도 써 본 적이 없고, 영어는 학교에서 늘 컴퓨터로 스토리를 쓰기에 영어를 선택했다.




다음 내용은 10살 한국 아이가 알래스카 시골섬에서 3년 동안 살고 난 후에 나누는 '짧은 경험담'이다.


You might have heard that Ketchikan is like 300 days a year that’s rainy, but that’s not true.

It’s more like 30 percent rain, 30 percent cloudy, 20 percent of sunshine, 10 percent of weird mix of weathers, 9 percent of snow, and 1 percent of hail in a year.

If you want to come here, it’s probably a good idea to bring some of your cultural foods because if you live in like Asia, there’s probably going to be almost none of your favorite foods from your country.

Don’t bring an umbrella unless you really want to and bring a raincoat instead.

Also, everything’s quite expensive since it’s an island. You probably don’t really need to learn English in your country because, trust me.

Every teacher is nice, and you’ll probably learn English without even trying. If you come from a country where study and school is your main priority, the studying here is way too easy. So, if you want to keep your skills sharp and not fall behind in your country, it’s probably a good idea to study at home. If you didn’t do any sports in your country because studying is no.1, it’s probably a good idea to learn, because in Ketchikan, sports is no.1. It’s how you get friends;

I got every single one of my friends from sports and it keeps you fit even from all the junk food. It’s really a good idea to bring warm pajamas because most of the heaters only start when it reaches a certain amount of temperature and that might be too cold for you.    

              


-구글 번역-


케치칸에는 1년에 300일 동안 비가 온다는 말을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1년에 비 30%, 구름 30%, 햇빛 20%, 이상한 날씨 혼합 10%, 눈 9%, 우박 1%와 비슷합니다.


만약 당신이 여기에 오고 싶다면,
당신의 문화 음식을 가져오는 것이 아마도 좋은 생각일 것입니다.
왜냐하면 당신이 아시아와 같은 곳에 산다면,
아마 당신이 좋아하는 나라의 음식이 거의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꼭 원하지 않는 한 우산을 가져오지 말고 대신 우비를 가져오세요.

게다가 섬이라 뭐든지 가격이 꽤 비싸요.

당신은 아마도 당신의 나라에서 영어를 배울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저를 믿으세요.
선생님은 모두 친절하시고
아마 노력하지 않고도 영어를 배우실 수 있을 거예요.
공부와 학교가 최우선인 나라에서 왔다면,
여기서 공부하는 것은 너무 쉽습니다.
따라서 실력을 계속해서 연마하고 자국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집에서 공부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모국에서 공부가 1위라
스포츠를 하지 않았다면,
케치칸에서는 스포츠가 1위이기 때문에
배우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것이 바로 친구를 사귀는 방법입니다.
나는 스포츠에서 내 친구를 모두 얻었고
모든 정크 푸드에서도 건강을 유지합니다.

대부분의 히터는 특정 온도에 도달해야 작동하기 때문에
따뜻한 잠옷을 가져가는 것이 좋습니다.
그 온도는 너무 추울 수 있습니다.


유튜브를 빨리 보고 싶었던 것일까? 오늘은 여기까지!^^



대신 얼른 질문했다.

여기 와서 제일 좋은 게 뭐야? 

공부가 쉬운 것. 한국 학교에서는 학교 끝날 때 5~6페이지를 쓰게 했는데 손이 아팠다. 그런데 여기서는 모든 게 쉽다. 스포츠를 많이 할 수 있고 노는 시간이 많다.


힘들었던 건 뭐야?

선생님들이 너무 착하다. 애가 뭐 좀 이상한 거 하면 잔소리 한번 하고 끝. 또 하면 잔소리. 또 하면 진짜 그만해라. 그다음 또 진짜 그만해라. 계속 반복, 마지막 경고. 또 마지막 경고.

선생님이 이렇게 엄청 많이 경고한 다음에 문제를 일으킨 아이는 교장선생님 방으로 간다. 그리고 자기가 괴롭힌 애도 데리고 간다.

본인도 한 번 간 적이 있다고 했다. 왜? 어떤 애가 갑자기 얼굴을 때렸다고... 왜? 이유는 모른다고 했다. 그래서 선생님이 그 순간을 포착, 바로 교장실로 가라고 했다.  교장실에 가서는 자초지종을 물어본 후에 자신은 2분 만에 나왔고 그 아이는 한참 동안 교장실에 있다가 교실로 돌아왔다고 한다. 그리고는 사과를 했다.

선생님들이 좀 더 무섭게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소망이다.


한 달에 한번, 학교 전체가 체육관에 모이는 Assembly가 있다. 각반에서 한 명씩 뽑아서 상장을 준다.

올해 상을 가장 많이 받은 아이는 반에서 제일 말썽을 많이 피우고, 공부가 많이 뒤처지는 아이가 받았다고 한다. 그것이 좀 불만이다. 하지만 모든 아이들에게 어떻게 해서든지 상을 주려고 하는 것은 좋은 의도인 것 같다.


인내와 회복력 상


시간엄수 실천상




어쨌든 공부에는 전혀 경쟁이 없고, 대신 스포츠를 통해서 경쟁을 한다. 

한국에서는 축구를 거의 해 본 적도 없는 둘째는 여기 와서 처음으로 축구를 하기 시작했다. 운동을 하지 않으면 친구를 만나기가 힘들다.

위에 글에도 나오지만 자국에서(여기서 자국은 아마도 한국일 것이다. 한국 아이들이 얼마나 공부를 많이 하는지 이미 알고 있기에~) 공부 실력이 뒤처지지 않으려면 집에서 공부를 해야 한다고 하는데^^ 전혀 하지 않으면서 그 사실은 너무나 명확히 알고 있으니, 때가 되면 하겠지~~ 생각하며 서로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다.


다만 매일 꼭 해야 하는 것은, 한글 필사(겨우 두줄;;), 일기 쓰기, 예수님이 좋아요 큐티 책 하기.

수학 문제집은 큰 맘먹고 사 주었지만 책장 어딘가에 꽂혀있다.

그래! 놀 수 있을 때 마음껏 놀자. 아직은 괜찮겠지.


나는 자유방임형 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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