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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oyager 은애 Jun 03. 2024

마더스 데이

알래스카살이 4년 차 시작!

D+1103


2024년 5월 5일.

이곳에 온 지 4년 차에 접어든 날이다.

한국 어린이날에 왔기 때문에 날짜를 잊어버릴 수가 없다. 한국은 5월 5일 어린이날, 5월 8일 어버이날이 있지만, 미국에는 마더스데이(Mother's Day)파더스 데이(Father's Day)가 있다.


첫해에는 마더스 데이라는 것에 대한 인식조차 없었고,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터 마더스 데이에 뭔가를 만들어 오기 시작했다. 첫해엔 뭘 만들어 왔었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미안해 ㅋ

작년엔 예쁜 종이 바구니, 카드와 쿠폰을 주었다.




종이로 만든 바누니, 꽤 예쁘다. 첫째랑 둘째가 같은 스타일 바구니를 가져온걸 보니 학교에서 단체 제작인 듯 ㅋ


                        축하 카드와 쿠폰

둘째가 준 쿠폰? 생각진 않았지만 좋다. 그런데 주면서 이미 기간 만료라고;; 읔



Mother's Day




미국의 마더스 데이는 1907년 안나 자르비스(Anna Jarvis)가 돌아가신 어머니를 기억하며 처음 마더스 데이를 기념하였고, 엄마에게 사랑과 존경을 표하는 마더스 데이를 공휴일로 정하자는 운동을 통해 1914년에 국가 공휴일이 되었다. 

마더스 데이는 한국처럼 특정한 날짜가 정해져 있지 않고, 5월의 두 번째 주 일요일이다.

매년 날짜는 변하지만, 모두가 기념하는 날이기 때문에 놓칠 일은 없다. 올해 2024년은 5월 12일이다.

바로 오늘!!


도대체 마더스 데이에는 뭘 하는 거지? 작년에 주변 엄마들에게 물어보았다. 아이들이 마더스 데이 당일 아침에 식사를 준비한다고 한다. 그리고 같이 화분을 사러 간다고 했다. 화분이 선물이구나~~

워낙 추운 겨울을 지나고 봄이 오는 시즌이라 집안을 화분으로 예쁘게 꾸미나 보다 생각했다.

그러면서 우리 아이들에게 "아침에 엄마에게 식사 준비 해줬어?"라고 물어본다. 당연히 아니다.

왜냐하면 마더스 데이가 일요일이다 보니 아침 일찍 교회를 가야 하기에 아침 먹을 시간이 없다.

나에겐 아침 식사를 준비해 주는 건 큰 의미가 없다. 게다가 화분 선물? 우리 집에 화분이 들어오는 날, 지금까지 경험으로는 다 죽어서 결국 버리게 된다. 슬픈 현실이다;; 사랑과 애정을 쏟아야 화분이 오래 산다고 하는데... 난 그런 애정과 관심은 부족한 것 같다. 인정한다. ㅋ

꽃도 선물한다고 하니 그나마 꽃은 괜찮은 것 같다.


검색해 보니 미국의 마더스 데이는 남편도 챙겨야 한다고 나온다. 이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일까?

남편이 자꾸만 나에게 "마더스 데이에 뭐 하고 싶냐?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냐?"라고 물어본다.

특별히 생각나는 게 없다. 계속 줄기차게 물어보는 남편! 마더스 데이에는 손가락 하나 까딱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ㅎㅎㅎ

그래서 점심, 저녁을 다 준비하고 치워주는 걸로 당첨! 그 말을 듣자마다 점심 외식을 하자고 한다.

사실 외식... 음... 비싼데... 그래도 모두를 위한 가장 좋은 선택인 것 같아 외식을 하기로 결정!

내가 이곳에서 그나마 좋아하는 식당, Fish House! 대구, 연어, 할리붓 튀김을 파는 곳이다. 요즘 크루즈가 들어오는 시즌이라 점심때 먹을 수 있을까? 일단 도전해 보기로 했다.



오늘은 크루즈 세 대 들어온 날!  날씨는 흐리다.
아파트를 통째로 싣고 다니는 느낌 ㅋ


예상대로 줄이 길다. 일단 섰지만 비 오고 바람 불고 춥다;; 현명한 선택은 아닌 듯.. 다음 기회에^^


그냥 집으로 갈 순 없지! 차선책,  Landing!


교회 주일학교에서 만든 카드와 꽃!


둘째가 학교에서 만든 카드, 이 무늬의 의미는? 그냥 예쁘게 나름 만든 것 ㅎㅎ


둘째가 준 카드를 보며, 이걸 어떡하나?? 살짝 고민이 된다. 한글 맞춤법이 다 틀렸다.

여기 오기 전 한국어 교원 2급 자격증까지 따고 왔는데;;; 마더스 데이에 픽한 새로운 미션!! 한글을 제대로 가르쳐야겠다!!

항상 똑같은 멘트,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라는!!

그래~~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고 싶어^^

하지만 내년에 멘트가 좀 달라지길 ㅎㅎ


마더스 데이 축하!


뜻밖의 선물을 받았다. 남편이 아닌 지인이 준 마더스 데이 축하^^ 꽃 하나로 집안 분위기가 화사해진다.


첫째가 날 위해 만들어 준 미니 치즈케이크^^


커피와 함께 먹는 치즈케이크! 행복한 마더스 데이!

이제 마지막으로 저녁 식사가 남아있다. 치킨으로 과연 어떤 요리가 만들어져 나올 것인가! 개봉박두 ㅎㅎ




가족의 소중함이 더 많이 느껴지는 하루,

이곳에서 3년이 지나서야 마더스 데이의 느낌이 조금씩 다가온다. 이제 조금 여유가 생긴 것일까?...

내게 소중한 가족을 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하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하루하루가, 마치 마음에 보물을 꼭꼭 담아 놓는 것처럼,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이다.

언젠가 이 시간을 그리워할 날이 오겠지...

벌써부터 아쉽다.



이 땅의 모든 엄마들이 더 많이 행복해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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