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리스크, 그리고 다시 서는 법

by voyager 은애


『 불변의 법칙』이라는 책을 읽기 시작했다.

오늘 읽은 챕터의 제목은 "보이지 않는 것, 리스크"였다.

저자는 마치 내가 오래전부터 막연히 느끼고 있던 생각을 선명한 언어로 풀어주고 있었다.


우리는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다.
단지, 뜻밖의 일을 예측하지 못할 뿐이다.
그리고 그 뜻밖의 일이 모든 것을 바꾸곤 한다.


책에서는 '프래더'라는 사람의 사례를 소개한다.

NASA(미국 항공 우주국)는 우주로 사람을 보내기 전에 다양한 테스트를 거치는데, 그중 하나가 열기구를 타고 고도 11만 피트 상공까지 올라가 우주복을 시험하는 실험이었다. 1961년 5월 4일, 빅터 프래더와 조종사 한 명이 탄 기구는 성공적으로 상승했고, 우주복의 성능도 완벽하게 입증되었다.

지구로 내려오면서 프래더는 숨 쉴 수 있는 고도에 도달하자 헬멧의 안면 유리를 열었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였다. 바다에 무사히 착수했고, 헬리콥터가 안전하게 그를 끌어올릴 계획이었다.

하지만 작은 사고가 발생했다. 그는 구조용 줄을 붙잡는 과정에서 실수로 바다에 빠졌고, 그것은 그다지 위험한 상황이 아니었다.

왜냐하면 우주복은 방수 기능이 있고 물에 뜨게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헬리콥터에 있던 사람들도 별로 당황하지 않았다.

하지만 안면 보호용 유리를 열어 놓은 탓에 프래더는 바닷물에 그래도 노출되어서 우주복 안으로 물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그는 결국 익사했다.

우주로 사람을 보내는 일에는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한 엄청난 계획이 필요하다.

NASA는 지구상에서 가장 계획적이고 철저한 조직일 것이다. 수많은 전문가가 동원되어 온갖 변수에 대응책을 세웠다.

그런데도, 단 하나의 '예상하지 못한' 실수가 한 생명을 앗아갔다.


칼 리처즈라는 재무설계사는 이렇게 말했다.


당신이 모든 시나리오를 고려했다고 생각한 후에 남는 것이 리스크다.
리스크는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이며, 상상하지 못한 것이다.


코로나19, 9.11 테러, 진주만 공습, 미국의 대공항...

이 모든 사건은 그 일이 일어나기 전까지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

2020년 1월, <이코노미스트>는 그 해의 글로벌 전망을 다루면서 발간한 기사에서 코로나에 대해 단 한 줄도 언급하지 않았다. 2022년 1월호에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예측은 없었다.


그럴 수밖에 없다.

가장 큰 뉴스, 가장 중대한 사건은, 늘 예상 밖에서 터진다.



"앞으로 10년간 가장 큰 리스크는 무엇인가"


이 질문은 곧, "무엇이 일어났을 때 우리가 가장 놀랄 것인가?"라는 질문과 같다.

만약 우리가 리스크를 미리 안다면, 이미 대비하고 있을 것이고, 그것은 더 이상 '진짜 리스크'가 아니게 된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우리의 지식과 관점이 언제나 제한적 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우리는 미래뿐 아니라 과거에 대해서도 모든 것을 알지 못한다.


역사는 세 가지로 구성된다.

사진으로 남는 장면, 누군가 기록한 글, 그리고 역사학자나 저널리스트가 요청한 인터뷰에서 말한 것들. 그 외의 수많은 진실들은 여전히 어둠 속에 있다.


화창한 하늘 아래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면서 마냥 행복해하는 어린아이를 떠올려 보자.

아이에게는 지금 이 순간, 곁에 있는 것들이 세상의 전부다.

하지만 아이가 알지 못하는 더 큰 세계가 있다.

경제, 전쟁, 질병, 정치... 아이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그 세계는 언제든 영향을 줄 수 있다.

우리는 모든 경우의 수를 검토했다고 믿을수록, 그 외의 일이 발생했을 때 더 큰 충격을 받는다.


그래서 두 가지 태도를 기억하면 도움이 된다.


첫째, 리스크는 언제든 올 수 있다는 전제이다.

캘리포니아 사람들은 지진에 대해 늘 대비한다.

"언젠가 반드시 올 것이다"라는 긴장감이 그들의 삶을 지탱한다.

예측보다 중요한 건, 현실 감각이다.


둘째, 상상 가능한 리스크에만 대비하면, 상상하지 못한 리스크는 무방비로 맞이하게 된다는 점이다.

세상을 뒤흔든 대부분의 사건들은, 터지기 전까지는 터무니없는 상상처럼 여겨졌던 일들이다.

상상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한 감수성, 그것이 리스크를 다루는 열쇠다.


우리는 급변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세상의 어딘가에는 이미 무언가가 터져있다.

그리고 그 사건은 뉴스가 되어 우리에게 도달한다.

그 일이 만약 내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면, 내 계획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 것이다.

전쟁, 질병, 기술의 변화, 자연재해...

지금 이 시대는, 예측 자체가 무력해질 정도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때로는 너무 충격적인 크고 작은 사건들로 감정과 생각과 판단을 흐리게 할 때도 있다.

이렇게 예측할 수 없는 시대, 설사 예측하고 대책을 준비하고 시나리오를 짰다고 하더라도 그대로 안 될 경우가 더 많다.


이런 변화가 어느 때보다 가속화된 시대를 살아가면서

반드시 가져야 할 삶의 자세는 바로 회복 탄력성이라는 생각이 든다.


회복탄력성(Resilience)이란, 어려움이나 시련을 겪은 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능력이다.

좌절하더라도, 다시 삶의 중심을 회복할 수 있는 힘 말이다.

이 회복탄력성은 뇌의 '전전두피질(Prefrontal Cortex)'에서 시작된다.

전전두피질이 활성화되면 절제력과 집중력이 높아지고, 신경 세포 간 연결은 더욱 강화된다.

마음속 최우선 가치를 향해 뇌가 조직을 재편하고, 스스로를 다시 세운다.

이렇게 우리는 삶의 충격에서 회복할 수 있는 내면의 힘을 갖추게 된다. -시크릿 회복 탄력성 중-

중심이 무너지지 않게 붙잡아 주는 힘. 그것이 회복 탄력성이다.


앞으로도 우리는 수많은 예측 불가능한 일들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회복탄력성이 있다면, 아무리 큰 충격이 닥치더라도 다시 중심을 잡고 일어설 수 있다.


생각은 결과를 낳고,
생각은 감정을 다스린다.
생각의 방향이 삶을 결정짓는다.


세상이 아무리 흔들리더라도,

그 안에서 다시 자리 잡고 설 수 있는 내공을 갖춘 삶.

그런 삶을 살고 싶다.

그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가장 필요한 힘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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