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관 MOMA 에서 충격받은 것

2월의 뉴욕-4

by 뺙뺙의모험

The Met를 다녀오고, 타임스퀘어까지 갔다오고 났더니 늦잠을 잤다.

아침으로는 호스텔 근처에서 가장 미국적인 끼니 중 하나인 베이글을 먹기로 했다.


유명한 베이글 맛집 중 하나.

유대인 이민자의 음식이었던 이 베이글가게의 주인은 태국인이었으나, 지금의 오너는 한국인이라고 한다.

가게의 변천사도 미국적이다.


크림치즈가 진짜 풍성하게 발라져 있고, 살짝 토스트한 빵도 고소했다.


▼ 구체적인 리뷰

https://m.blog.naver.com/voyagetothesky/224191398796


가기로 결정 한 곳은 MOMA

뉴욕의 현대미술관 중 이곳을 우선적으로 선택한 이유는 빈센트반고흐의 별의 빛나는 밤에 원화를 보고싶어서다.


반나절 정도면 볼 수 있다고 하니 오픈런은 필요 없을 것 같았다.


주의 - 미술 알못의 진짜 솔직한 감상들이 나옴


MOMA의 5층

돔 프레르(낭시, 프랑스), 작은 꽃병들 (Daum Frères, Bud Vases, c. 1910)
빈센트 반 고흐, 올리브 나무 (Vincent van Gogh, The Olive Trees, 1889)
빈센트 반 고흐, 별이 빛나는 밤 (Vincent van Gogh, The Starry Night, 1889)
폴 세잔, 목욕하는 사람 (Paul Cézanne, The Bather, c. 1885)

이 작품들이 한 공간에 모여있다는 자체가 놀라운,

MOMA 에서 가장 붐비는 곳이다.


그래도 우피치나 루브르 모나리자 수준으로 사람이 바글거리진 않았다.


정신나갈것같은데 정신을 어떻게든 차려보려는 반고흐의 마인드가 느껴진다.


예민함이 느껴지는 글래스아트와 함께 전시되어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진짜 유명한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과
앙리마티스의 춤


강렬하다. 하지만 나 스스로도 이런 감상이 들줄 예상 못했는데...


완성도가 뛰어난건 알겠는데 좀 올드하다?


흔하디흔한 소재인 여성의 누드라서 더 그렇게 느꺼졌는지도 모르겠다.

나도 사람들도 오랫동안 앉아서 멍하니 쳐다보는 장소는 클로드 모네의 공간.


객관적으로 봐도 아름다운 그림.


레메디오스 바로(Remedios Varo), 마술사 (The Juggler, 1956)


르네 마그리트도 있지만, 멕시코의 초현실주의 작가인 이 사람의 그림이 마음에 들었다.

자코모 발라, 칼새: 움직임의 경로 + 역동적 순서 (Giacomo Balla, Swifts: Paths of Movement + Dynamic Sequences, 1913)


당시 막 등장한 사진기술의 연속촬영기법에서 영감을 얻은 그림인데, 묘하게 재밌고 시각적 카타르시스를 주었다. 에일리언을 연상시킨다.


느슨하고 캐주얼하게 견학온 학생들의 모습이 뭔가 부러웠다. 미술교육을 무려 MOMA에서 받는다니..


MOMA의 4층

누군가 앤디워홀의 작품을 실물로 보면 진짜 강렬하다고 했는데, 솔직히 MOMA에서 본 작품은 감흥이 없었다.

그냥 식당 메뉴 고르듯이 구경했다.

이따 트레이더조에 가서 토마토스프를 사야지...

제임스 로젠퀴스트, F-111 (James Rosenquist, F-111, 1964-65)


팝아트중에는 이 작품이 더 강렬했다. 진짜 60년대의 미국 그 자체다.

MOMA 4층을 대표하는 또 다른 작가는 잭슨 폴록인데

에너지가 느껴지는 것 같지만 뭔가 올드해


라는 것이 솔직한 감상.


MOMA의 3층


건축, 디자인을 위한 공간이다.

프란시스 케레, 부르키나파소의 건축 (Francis Kéré, Architecture in Burkina Faso)
분섬 프렘타다, 코끼리 세계 (Boonserm Premthada, Elephant World)

자연과의 조화, 현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자재,

주변 환경과의 어울림을 신경쓰는 현재의 건축 트렌드를 잘 보여준다.


가이 앤더슨(Guy Anderson), 쉘 석유 포어 (Shell Poster: Motorists Prefer Shell, 1935)


이제는 힙해보이는 아르데코양식의 산업포스터


MOMA 2층


동시대의(1970~) 현대미술을 전시한다.


옆길로 샌다면

코미디언이자 유튜버 강유미가 현대 미술을 패러디한 영상에서 배변패드에 올린 두쫀쿠가 등장한다.


하지만 변기에 사인한 뒤 샘이라고 우기는 뒤샹의 시대는 이미 벗어난 지 오래고, 현대미술은 관념 뿐만 아니라 기법도 중요시한다.


즉 다이소에서 배변패드 사오고 7000원짜리 두쫀쿠를 반갈라서 올려놓고 썰을 푼다고 예술로 인정받는 시대는 아니다.


그러니까 돌을 조각해서 배변패드 모양으로 만들고 거기에 PVC로 두쫀쿠를 만든 뒤 썰을 풀어야 예술로 대접받을 수 있다는거(ai 생성이미지다)


리처드 세라, 이퀄 (Richard Serra, Equal, 2015)


현대조각의 거장 작품이다.

왜 이퀄이냐면

총 8개의 거대한 철제 블록이 2개씩 쌓여 있는데 각 블록의 무게는 40톤으로 같기 때문


그런데 이런 건 누가 옆에 붙어 해설해줘야 하잖아


타완 두차니(Thawan Duchanee)

태국 MOCCA에 전시된 작품이다.
부처가 머리 자르고 출가하는 순간을 표현했는데 ...

내가 엄청난 예술마니아는 아니라서 현대미술 중엔 이런 친절한 작품이 더 맘에든다.


방콕현대미술관 MOCCA 포스팅

https://m.blog.naver.com/voyagetothesky/223755749748



비슷한 맥락에서 MOMA 2층에 전시된 작품들 중 가장 마음에 든 건


지윈페이(Yun-Fei Ji), 삼협댐 이주 (The Three Gorges Dam Migration, 2002)


중국의 전통적인 산수화 기법을 빌려왔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삼협댐 건설로 삶의 터전을 잃은 이주민들의 비극적인 모습이 담겨 있다.


현재 MOMA 2층에 전시된 작품들 중 클래식이 될 수 있는 건 몇개나 될려나...


전반적으로 공간구성이 아름답고 앉아 쉴 곳도 많아서 여유롭게 작품을 곱씹을수 있는 곳이었다.


팬시상품은 동북아인들이 전 세계에서 제일 잘 디자인하는것같다.


국중박 뮷즈에 익숙한 한국인에게는 메츠도 모마도 그 컨텐츠로 이것밖에 못 만드냐는 느낌이 있다.


인터랙티브한 체험공간도 분위기있다.

아이들이 많이 참여하겠지만 꼭 아이들 위주의 느낌이 아닌것도 좋았다.

느긋하게 관람 후 할랄가이즈를 포장해서 돌아왔다.


MOMA 정보성 포스팅


https://m.blog.naver.com/voyagetothesky/224224102294




미술관/박물관 후기는 쓰기도 까다로운데, 쓰고 나면 재미없는 것 같다.

뉴욕 일정 중 제일 쓰기 빡센 두 곳의 방문기를 끝내고 나니 나름 홀가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