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 1
26개 나라를 여행해본뒤, 최초로 국내 2박3일 여행을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찜질방에서 하루 정도 자는 국내여행이나, 당일치기 국내여행은 혼자 해본적이 꽤 있었다.
그리고 솔직히 그 감상은 그렇게까지 좋진 않았고 코로나 이후로 국내여행을 하지 않았었으나,
중국과 일본을 다녀오고 나니 국내여행이 하고싶어졌다.
2025.3. 27.
퇴근 후 KTX를 탔고, 경주역에 내렸다.
예약한 숙소 이름은 경주게스트하우스프랜드
현재는 폐역인 구 경주역 바로 앞, 첨성대나 월지와 가까운 좋은 위치다.
게스트하우스 리뷰 링크
https://m.blog.naver.com/voyagetothesky/223881686711
이전의 국내여행에서는 찜질방이나 호텔을 이용했었는데,
이번에는 게스트하우스 도미토리에서의 3박을 선택했다.
늘 하던대로 부킹닷컴을 썼고, 한국어 후기가 적은 곳을 골랐다
- 이런 숙소를 이용한다면, 조금은 배낭여행같은 감성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
3박에 5만6천원, 1박 2만원이 되지 않는 가격이다.
한국의 물가는 두바이물가나 일본물가와 꽤 비슷하다는 인상을 받는데
우리나라 호스텔만큼은 그곳들보다 만원쯤은 저렴한것같았다. 대신 한국은 외식비가 조금 더 드는 것 같다.
가족이 운영하는 숙소이고, 카리스마있으신 여성분께서 주로 접객을 하셨다. 친절하셨다.
저 귀여운 포메녀석은 10살이고, 이름은 솜사탕인데,
포메라니안답게 매우 성격이 까칠했다. 심지어 주인에게도... ㅋㅋ
6인실 도미토리는 이렇게 생겼는데, 목요일이라 그런지 이 날은 숙박객이 없어 이 객실을 독점해서 사용할 수 있었다.
공용공간은
서로 대화하기 적합한 스타일이라기보다는 각자 테이블 하나 잡고 할 일 하기에 적절하게 꾸며져있었다.
대략 이 공간의 이날 분위기는 이러하였다.
주인장은 상냥하게 투숙객들에게 스몰톡을 던지시는데, 영어는 잘 못하신다.
그래서 한국인들과 어디서 왔고, 어디어디 보고싶은지를 물어보고 정보를 주시는데....
이 상황이 다같이 함께하는 대화로는 이어지지 않는다. ㅋㅋ
외국인들은 그걸 지켜보며, 테이블 하나씩 잡고 알아서 자기 할일을 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충분히 예상가는 분위기,
그런데 한편으로
샤워실은 또 저렇게 칸막이 없이 개방되어있다.
목욕탕, 헬스장, 수영장에 익숙한 한국인들에게야 뭐 익숙한 구성이지만
개인적으로 꾸며진 소셜공간과 이상하게 개방적인 샤워실의 대조가 아이러니했다.
해외 호스텔들은 이와 정확하게 반대 이기때문에 ㅋㅋ
낯선사람을 그렇게 경계하는 한국인들이 사우나에서 모르는 사람들끼리 다 벗고 편안하게 쉬고 있어 ㄷㄷ
남프랑스인 시릴의 찜질방 후기
짐을 풀고, 주변으로 가볍게 산책을 나갔다.
그런데 근처 아시안마트에서
세상에, 인도네시아 담배 끄레떽을 판다.
이 인도네시아 담배에 대한 리뷰
https://m.blog.naver.com/voyagetothesky/223532865774
일주일 전에 발리에 있었기때문에, 이미 저 담배를 한보루 가지고 있고 이 당시에도 두갑 지니고있었던 상황이었지만
이걸 한국에서 구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에 놀라서 가격이나 물어보러 들어갔다.
과자와 음료수를 사고, 저 담배가격을 물어보는데
이거 비싸요, 독해요.
알아요 저 인도네시아에서 피워봤었어요. 이걸 한국에서 구할 수 있군요.
가격은 6500원이었다.
이 담배를 사간 한국인들이 악평을 많이 했던 모양이었다.
사실 뭐 내가 주변사람들에게 권했을때도 반응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그리고 이 가게 주인의 국적은 파키스탄사람이었다.
훈자밸리 가보고싶다고 하니까, 정말 예쁘다고 하고...
이슬라마바드에서 길기트(Gilgit) 으로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기보다는, 가면서 보는 풍경이 아름다우니 육로이동하라고 권한다.
도로 막혀서 못 들어가는 경우가 생기지 않냐고 물어봤더니, 지금은 도로가 정비되어 그런 일은 거의 없다고 대답한다.
진짜 갈 계획 있으면 더 자세히 알려줄게요
하지만 경주는 우리집에서 너무 먼디...
실제로 이분 얘기를 들은 다음 6월에 파키스탄행 여행 준비하고 비행기표 서치했었는데,
카이로행항공권(경유)이 60만원대에 떠버려서 다음 여행지는 이집트로 결정되었다.
호스텔로 돌아오는데, 호스텔 앞 흡연공간에서 백인남자 하나가 앉아있었다.
이사람의 이름은 이고르 - 러시아에서 왔고 한국어와 영어를 둘다 잘 못해서 대부분의 대화를 번역기로 했다.
발리에서 가져온 인도네시아담배와 과자를 제공하고, 맥주를 받았다 ㅋㅋ
러시아인답게 독한 인도네시아 담배가 꽤 마음에 드는 것 같아보였다.
원래는 러시아 직업군인이었고, 러우전쟁이 발발한 뒤 영국에 나와 있던 누나의 도움을 얻어 러시아를 탈출했고, 한국에서 일하면서 체류중인 사람이었다. 지금은 산에서 쓰레기 수거하는 일을 하고있다고.
우크라이나인들은 러시아인들에게 형제와 같고, 많은 러시아인들이 우크라이나인 친척을 가진 상황에서
러우전쟁을 옹호하는 사람들과 함께 살기 싫다고 했다.
배드푸틴 배드푸틴.
이렇게 묘하게 글로벌하고 묘하게 열리고 묘하게 닫힌 경주에서의 첫 날이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