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중국동방항공을 타고 두바이에 도착
2024.12.25. PM 19:30 DUBAI, UAE
두바이공항은 착륙하는 비행기들을 위해 이런 메세지를 띄워주는 센스를 보여주었다.
중국동방항공 MU245편은 10시간의 비행을 마치고 정시에 두바이공항1터미널에 도착했다.
크리스마스의 대부분을 비행기 위에서 보낸 상황.
UAE 입국심사는 별다른 서류는 필요없이 지문과 홍채를 스캔한 후 입국도장을 찍는데, 나는 중국입국에 이어 또 분류-격리되어 Office No 1. 로 가게 되었다. 한참 기다려야했는데... 이후 내 차례가 되었고
너 UAE 처음 방문임? OO
너랑 이름 같은 사람이 입국한 기록이 있는데?
그거 나 아님, 내 이름 한국에서 매우 흔한 이름임
이런 대화를 나눴다.
UAE에 처음 입국하는 사람들한테 가끔 발생하는 일이라고 하고, 이후 오만을 비행기로 입출국하는 과정에서의 입국심사는 그냥 여권 지문 홍채 스캔으로 간단히 끝났다.
이렇게 UAE 원주민(?) 들을 만나는건 공항에서 끝.
이제부터 두바이에서 보는 사람들은 대부분 여행자와 외국에서 온 이주민들이다.
두바이공항1터미널은 지하철과 연결되어있다.
공항에서 환전을 딱 10달러 했는데, 지하철역에서 두바이의 교통카드 NOL을 키오스크에서 카드로 구입할 수 있었다. 사람들 줄서있는 상황에서 이 키오스크를 처음 써보는 나는 버벅거렸고, 근처에 서있던 직원이 영어로 친절하게 안내를 해줬다.
한국인들의 일상에서 이런 상황은 진짜 불편하고 눈치보이는데, 두바이도 대도시지만 약간은 더 기다림의 여유가 있는 것같기도 했다.
지하철은 그냥 지하철. 인도계 등 남아시아 출신으로 보이는 사람들의 비중이 높았다.
첫 숙소는 공항 근처 지하철 Al Rigga 역에서 걸어서 15분 거리에 있는,
1박에 4만4천원정도 하는 호스텔로 잡았다.
크리스마스라서 평소보다 2배에 가까운 가격이지만, 어쨌건 12월 25일 두바이에서 저 가격의 숙소에서 한숨 잘 수 있다는 건 다행이라면 다행이라고 봐야겠지....
두바이 지하철 2호선 Al Rigga 와 Union 역 근처는 두바이에서 일하는 이주민들이 모여사는 물가가 저렴한 구역이다. 두바이몰이나 마리나 인근은 이날 불빛이 쏟아지고 있겠지만, 이 구역의 주택가는 자신의 취향에 따라 조용하고 잔잔하게 크리스마스를 기념하고 있었다.
예약한 호스텔은 우리나라라면 일종의 구축 빌라 개념이었을 건물 안에 있었다. 도착하기 전 왓츠앱으로 메세지를 보내놨기때문에 주인장이 마중나와있었다. 친절했다.
살짝 관짝 같은 (?) 이 공간이 내가 크리스마스에 밤을 보낼 곳이다.
초라하긴 한데 이 나이를 먹고도 반짝거림보다 자유가 좋다. 물론 돈과 부동산도 아주 좋아한다.
2년째 연달아 크리스마스를 홀로 해외에서 보낸다.
아랍에 입성하여 처음 먹는 아랍음식.
두바이로컬식당물가 를 알아보자
선택한 음식은 20디르함의 Mix Chicken Tikka - 티카라는 말이 나오듯 닭고기의 향신료는 인도식이다. 말하자면 인도-아랍의 퓨전, 가격은 한화 8천원 정도인데
고기만 딸랑 나오는건 아니고 피타브레드, 후무스, 샐러드, 감자튀김이 같이 나온다. 이런 단백질 풍성한 식사가 만원도 안되는 가격.. 로컬음식은 우리나라보다 저렴하다.
아, 이주민들의 밥집이니 로컬음식이라고 하면 안되는건가...
탄산음료는 천원대로 곁들일 수 있고, 생과일주스를 곁들이는 경우 보통 3~4천원정도 한다. 이것도 한국보다 약간 저렴한 느낌. 다시 오고싶을 정도로 맛있었다.
이번엔 두바이마트물가 를 알아보기로.
과일이 한국보다는 저렴한데, 여기는 사막이고 대추야자 빼고는 다 수입이므로 동남아나 유럽보다는 살짝 비싸다. 수입처가 케냐... 이집트... 이런 보기 힘든 곳들인게 매우 맘에들었다.
산 것은 물과, 포도와, 호스텔에 휴지가 떨어져있길래 휴지와 물티슈 그리고 낙타젖
우즈벡에서 먹은 비슷한 포도는 저 분량이 천원도 안했고 진짜 맛있었는데 솔직히 살짝 신맛이 있고 그렇게 맛있진 않았다. 몇개 먹고 호스텔에 도네이션했다.
낙타유는 일반 우유와 별 차이나지 않는 가격이었는데, 맛이 진하고 고소한 계열이고...
산양유가 그냥 진하고 맛있게 우유 느낌이라면 두바이낙타우유 는 내가 다른 동물의 젖을 먹고있다는게 매우 실감나는 맛이었다.
향이 거슬리거나 하진 않았지만... 앞으로는 그냥 우유를 마시기로
2024.12.26. DUBAI, UAE
그런데 자다말고 일어나서 탐폰을 사러 가야했다. 두바이 마트는 대부분 24시간 영업하고 위험한 도시가 아니니까 새벽에 밖으로 다시 나갔다.
직원이 뭐가 필요하냐고 물어봐서 "sanitary napkin" 하고 "women's product" 라고 답했는데, 뭔가 잘 못알아듣는 눈치더니 기저귀 파는 곳에 데려다줬다....;;
내가 알아서 찾아서 계산하러 갔는데 매우 미안해(?)하는 듯했다.
두바이는 극 남초사회.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직구로만 구할 수 있는 플레이택스와 탐펙스를 여기서는 그냥 판다.
가격은 한국 생리대가격보다 아주 약간 저렴한것같았다.
날이 밝은 뒤, 오만 무스캇으로 가는 버스표를 사러 인터넷을 통해 알아본 버스 표를 판다는 centerpoint bus terminal 로 갔다.
그런데, 도착한 터미널에서는 더이상 무스캇 가는 버스표를 취급하지 않는다고 한다.
예매는 안된다고 들었는데, 예매할 수 있는 주소를 알려줬다 - 그런데 오늘 출발하는 버스표는 다 매진이었다.
원래 계획은 저녁 11시 버스로 무스캇까지 야간이동하는거였으나
두바이에서 1박 더 하고 다음날 떠난다 vs 당일 출발 비행기를 탄다 중에서 후자를 선택하고
꼴랑 1시간 거리의 저가항공 표를 편도 16만원에 질러버린다.
그리고 필리핀 음식으로 아점을 먹었다.
두바이에서는 인도 네팔 스리랑카 등 남아시아출신들 & 레바논 시리아 이라크 이집트 등 중동출신들 & 그리고 필리핀계들이 많이 와서 일한다.
저 동남아에서 흔히 볼 수있는 달달한 밀크티까지 합친 가격이 한 5천원 정도였다.
두바이-무스캇을 야간이동한다면 밤 10시까지는 시간이 있으니 두바이 옆 도시 샤르자에 다녀올려고 했는데, 오후 8시 비행기로 무스캇에 가야하므로 시간이 줄어들었고...
계획을 수정하여 두바이시내 투어를 하기로 했다.
호스텔이 있는 Al Rigga 의 주택가들은 낮에 보면 이렇게 생겼다.
엇 이것은 알박기인가... 두바이까지 와서 부동산 재개발을 떠올리고 있는 내가 싫었다.
성장하는 도시 두바이는 많은 곳이 공사중이다.
무계획여행이라서 그냥 러프하게 갈곳을 정했다 - 두바이에서 가장 현대적인 곳과 가장 전통적인 곳을 보고난 뒤, 오만으로 넘어가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