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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두바이, 솔직히 그리 좋지는 않았다.

3 - 올드 두바이와 파키스탄요리

by 뺙뺙의모험
2024.12.26.
퀘스트) 두바이를 빠르게 돌아본 뒤 오후 5시반까지 호스텔 복귀, 이후 오만 무스캇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러 공항으로 가기

순서) ⓐ 상상속의 두바이, 첨단 현대건축보기 → 끝냄 ⓑ 아랍에 왔으니, 클래식한 두바이 구시가지 가보기 → 이걸 할 차례

Old Dubai 는 지하철 2호선 Business Bay 역에서 내린 뒤 20분 정도 걸어 가야 한다.

이번 지하철역의 테마는 석유가 터지기 전, 진주조개 양식하던 한적한 어촌이었을 때의 두바이.

대형 크리스마스트리를 보면서 걸어간다. 12월은 두바이의 겨울이라서 낮이라도 그리 덥지 않지만 걸어다니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올드두바이는 전통 건물들이 현역으로 남아있는 곳이다. 건물들의 보존상태가 엄청 좋았고,

수리도 자연스러움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잘 되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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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티크한 카페에서 현대적인 건축물이 늘어선 바다를 멍하니 보는것도 나쁘지 않을것같았다.

오만에서도 느꼈는데, 아랍의 미감은 화려한 부분도 있지만 차분한 부분도 있었다.

이 구시가지의 오래된 상점들은 ...




거의 전부 관광객들을 위한 기념품 가게로 바뀌어있다.

메이드인 UAE가 아닐 확률이 100퍼센트인 기념품을 UAE 원주민이 아닐 확률이 100퍼센트인 사람들이 열심히 호객하면서 팔고있다.

이와중에 가장 눈길을 끈건 10디르함에 살수있는, 태국의 코끼리바지포지션의 낙타바지였는데 두바이가 아닌 오만 시장에서 샀다. 중국산이었고, 태국의 그 면소재가 아니라 나일론소재였다.


가격이야 비슷하지만 품질은 태국이 월등하다.


그리고 내가 중국 다롄을 2박3일간 여행하며 들었던 니하오보다 여기서 돌아다녔던 그 반나절도 안되는 시간동안 들은 니하오가 더 많았다. 긁힐뻔했다.

KakaoTalk_20250116_154156127.jpg 아이패드-애플펜슬 조합으로 그린 올드 두바이의 골목


그래도 처음 아랍배낭여행을 왔기 때문에 흥미로운 물건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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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저 진파랑색의 덩어리들은 청바지를 염색할때 썼던 (지금은 안쓰는듯?) 인디고.

그 외에 아기예수의 탄생때 동방박사들이 바쳤다는 유향과 몰약도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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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의 디테일이 예쁘다. 그리고 특성상 낮보다는 밤이 훨씬 예쁘고 포토제닉할 곳이기도 하다.

여기에는 앤티크한 이 골목의 컨셉으로 꾸며진 베스킨라빈스가 있고, 그곳에서는 그 유명한 두바이초콜릿에디션의 아이스크림을 판다.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고 조금 돌아다닌뒤 다시 가보려고 했다가 그냥 분위기에 질려서 빠져나왔다.

솔직히 두바이초콜릿에는 관심이 없었다 - 재료, 레시피, 쇼콜라티에 모두 수입인데 굳이 ...?


사실 여행 경험상 가장 실망하기 쉬운 곳이 "그 나라의 특성이 드러나는 예쁜 거리" 인것같다.

대부분의 경우 복잡하고 상업적이기때문이다.

그래서 바닷가로 방향을 틀었다. 처음 만나는 아랍의 바다.



보통 이런느낌의 전통적인 시장이었던 구시가지는 우리나라로 치면 남대문이나 동대문시장같은곳과 연결되는것같았고 두바이 역시 그랬다.


인도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거주민들의 시장.

사실 UAE엔 아랍인들보다 남아시아인들이 더 많이 거주한다.




뭔가 귀엽게 모여있는 배달오토바이들.


뜨거운 여름엔 아무도 밖에 나가지 않고, 원주민들은 그냥 유럽 등 해외로 나가버리고 남아있는 사람들은 다들 배달음식만 시켜먹는다.
(이후 만난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시리아인 피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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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저녁은 아랍음식, 아점은 필리핀음식으로 먹었는데 점저는 이 거리에서 파키스탄음식으로 먹었다.

머튼 비리야니(일종의 카레밥 내지는 볶음밥)와 샐러드 그리고 라씨를 시켰고,

맨 오른쪽 우유와 쌀이 들어가는 디저트도 주문해서 먹었다. 다 합쳐서 만원 약간 넘는 가격.


서버들은 무척 친절했는데, Spicy 하냐고 물어봤고 괜찮다고 하는데도 밥을 더 가져다줬다.


밥을 먹고 흡연중인데, 인도계로 보이는 사람이 라이터를 빌려갔고 말을 좀 트게되었다.

내 뺨에 난 뾰루지를 보며 여기에 좋은 약 이름을 알려주고, 근처 약국에 같이갈래? 라고 물어봤다.

호의인지 아닌지도 잘 모르겠고, 이제 호스텔에서 짐을 찾아 공항으로 가야할 상황이라 서둘러야한다고 하니 지하철 가는 길을 알려주고 제 갈길을 갔다. 호의였을까 아니었을까.



이번의 지하철도 디자인이 클래식하고 예뻤다.

이렇게 두바이하루 관광을 하고, 오만 무스캇으로 날아가기 위해 두바이공항 2터미널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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