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한 안동 -1
해외 많이 나가는 편이지만, 이번 추석은 비행기표가 미쳐돌아가는 관계로 국내에 있다가 기차표 발권에 성공하고 얼떨결에 안동에서 2박3일의 여행을 하게 됩니다.
숙소는 늘 하던대로 부킹닷컴에서 평점 높은 호스텔로 했어요. 후기는 영어밖에 없었고 예약확인 메세지도 영어로 왔습니다.
둘중 하나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였죠
스탭이 외국인이거나 국내 손님을 불청객 취급하거나 (속초에서 경험)
신경주역이 너무 평범한 디자인이었던거에 비해 안동역은 전통이 반영된 느낌이라 괜찮았어요
체크인은 3시였기에, 밥부터 먹으러 갔어요.
안동역 근처 바이럴탄 간고등어정식집에는 길게 웨이팅이 있었지만, 전통시장 근처의 이 식당은 한산하고 .. 이 메뉴의 가격은 만원입니다.
맛있었고, 고등어는 짭니다. 애초에 음식의 정체성이 <간고등어>인데 짜지않고 맛있어요! 를 기대해서는 안되는거죠.
혼자 국내여행을 할 때 제가 혼밥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1) 초록창 안쓰고 꼐꼐오맵으로 찾기
본인들이 리뷰 남기는거 생각해보면 답이 나옵니다. 초록창에는 서비스받으려고 영수증리뷰남기며 5.0 주고 빡치면 다들 깨깨오맵 가잖아요 (저는 만족리뷰는 구글/ 빡치면 깨카오맵 이용합니다)
(2) 까맵에서 점수 높고, 리뷰수 적은 곳 가기
리뷰 숫자 많으면 혼밥러를 달가워하지 않거나 안 받을 가능성이 생깁니다.
(3) 점심은 붐비는 시간 피해서, 저녁은 테이크아웃
아예 11시대에 식당을 가거나 1시 반 넘어서 갑니다. 저녁은 테이크아웃해서 호스텔에서 먹어요. 기회가 되면 투숙객들과 나눠먹습니다.
(주로 외국인이 대상이나 한국인 투숙객들에게도 공평하게 권유합니다 ㅋㅋ)
(4) 혼밥이 불가해보이는 메뉴는 포기
안동국시나 간고등어는 가능, 헛제사밥이나 찜닭은 포기합니다.
이 원칙대로 다니면(?) 그래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약간 옆길로 새지만 중국 쑤저우에서 놀라운 경험을 했어요
좀 화려한 디저트를 파는 곳이었는데 들어가보니 여럿이서 와서 한상 거하게 차려먹는 곳이었던겁니다. 그리고, 어어 하고있는 외국인인 저에게 주인은 단품메뉴판을 줬고, 고마워하면서 하나 주문했는데 .. 두개의 메뉴가 나왔어요
(제가 주문한건 맛없고 추가로 나온건 맛있었던)
그리고 시크하게 둘 다 돈을 안받았습니다.
시간여행하는듯한 안동시장의 레트로함도 느껴보고,
그리고 호스텔로 갑니다.
문을 열어준 사람은 멕시코인 알바 - 새벽 여명의 흰색이라는 뜻이라고 해요.
안동에서 영어로 숙소 체크인을 합니다. 아 뭐지 이 글로벌함은
이 호스텔의 주인분은 한옥스테이도 하고계시고 총 다섯명의 외국인을 자원봉사스탭으로 쓰고 있다고 해요.
호스텔마다 분위기와 성향이 다른데 여기는 스탭들이 적극적으로 관광스팟과 팁에 대해 안내하고, 대화하는 분위기입니다.
한국인인 제가 호주에서 온 그레이스라는 친구한테 영어로 일제강점기에 어떻게 안동소주의 전통을 지킬 수 있었는지와 하회마을 관광의 유의사항에 대한 설명을 듣고있었네요.
찜닭은 다들 아시다시피 1인손님을 잘 받지 않는데, 이 호스텔의 주인분과 제휴를 맺은 찜닭집이 하나 있어 호스텔의 이름을 대면 혼밥이 가능하다고 하더군요. 근데 찜닭을 안 좋아해서 Pas
안동은 유독 늦게까지 영업하는 식당이 적었어요. 할수없이 시장에서 떡볶이와 순대, 그리고 안동소주를 사와서 호스텔 투숙객 & 스탭들한테 좀 나눠주면서 먹었습니다.
스탭으로는 독일인,호주인,멕시코인이 있었고 투숙객들은 호주 프랑스 에콰도르 등에서 온 친구들이었어요. 어째 아시안도 없는..
그러면서 프리다칼로와 디에고 리베라, 중국과 티베트에 대해 얘기했어요. 이런 화제로 얘기하는거 자체가 진짜 오랜만이었습니다.
밤에는 이 호스텔의 사장님이 오셨어요.
한국인이 왔다는게 좀 의외라고(?) 생각하는 반응이었습니다 ㅋㅋ 붙임성 좋고 여행을 좋아하셔서 게스트하우스를 차리신 분인데,
한국인들이 보는 초록창 같은 곳에는 적극적인 홍보를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도미토리 시스템 자체를 이해하지 못해서 개인실이 제공되지 않는다는것에 화내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고 (숙박비는 1박에 2만원대입니다)
자원봉사자들은 숙식을 제공받는 무급인데, 3일 일하고 4일 쉬는 식의 시스템이라고 해요.
쉬는 기간 동안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는 타입의 친구들도 있고, 한 곳을 깊이 파는 타입의 친구들도 있다고 ...
그리고 저는 안동국시의진실 을 알게 되었는데,
안동국시는 콩가루가 좀 들어가서 고소한 맛은 있지만, 슴슴하고 투박한 그러니까 딱히 맛있는 국수가 아니라고 합니다.
사장님이 여행사근무 경력도 있으시고 안동관광컨텐츠 개발에 관여하시기도 해서 서울의 안동국시 식당들의 테이스팅도 하셨다는데..
그냥 그건 맛있는 서울식 국수랍니다
어쨌건, 얼떨결에 안동에서 이상하리만큼 글로벌한 2박3일을 보내게되었고 까먹기 전에 더 포스팅해보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혼자국내배낭여행을 한다면 유명 맛집(?)에 가는건 별로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제가 먹은 곳들의 상호는 안 밝히겠습니다ㅋㅋ.
스스로 발견하는게 낫다고 생각해요.
한국 지방여행을 하다보면 맛집이나 핫플의 부익부 빈익빈이 진짜 뚜렷함을 느끼게됩니다.
국내여행은 특히나 짧은 일정인데.. 이런 방식만 정답인건 아닌듯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