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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ungrok Kim 김영록 Apr 26. 2021

#16 Spotify가 FinTech회사가 되는 날

테크 회사들의크리에이터들을 향한 러브콜

4월 20일 Apple의 온라인 이벤트에서 CEO인 Tim Cook 씨가 iTunes 4.9의 팟캐스트 유료 구독 기능을 소개했습니다. 지금은 유료 팟캐스트를 구독하기 위해서는 팟캐스트 앱 외부에서 추가적인 절차가 필요하므로 조금 번거롭습니다. 앞으로 사용자는 iTunes의 다른 콘텐츠를 구매하는 것과 같은 식으로 유료 팟캐스트를 구독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Spotify에서도 크리에이터가 유료 팟캐스트를 배포할 수 있게 되는데요, 이 새로운 기능은 이번 봄에 공개가 될 예정이며, 2월에 베타 테스트가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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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 팟캐스트는 애플이나 스포티파이에게 새로운 수입원이 되겠지만, 새로운 수입원을 만드는 것이 이러한 기능을 제공하는 이유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dison Research에 따르면, 미국에서 매주 팟캐스트를 듣는 사람은 약 6,800만 명이라고 합니다. 이 청취자들의 10%가 다른 유료 방송을 구독하고 (당분간 실제 숫자는 이보다 훨씬 낮은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한 달에 5,000원, 일 년에 60,000원을 지불한다고 가정할 경우, 전체 시장 크기 4,080억 원이 됩니다. Apple은 유료 팟캐스트 요금의 30%를 수수료로 받을 예정이어서 (Spotify는 아직 자세히 밝혀 있지 않습니다 만, 대략 동일한 수준이 될 것입니다) 애플이 만약 시장 전체를 장악한다면 일 년에 1,224억 원을 벌게 됩니다. 그러나, 최근 분기에만 약 120조 원을 버는 애플 입장에서 보면, 1,224억 원은 결코 매력적인 수익원이 되지 않습니다. 실제, 이번 온라인 이벤트는 61분간 진행되었는데요, 유료 팟캐스트 발표가 차지한 건 단 75초에 불과합니다.

또한 사용자 입장에서도 팟캐스트에 돈을 쓴다는 것은 아직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는 행동은 아닙니다. 언젠가는 정착할 것으로 생각합니다만, 이는 사용자의 행동 변화를 수반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가 정착되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린 것처럼요. 그래서 당분간은 정말 열성적인 "팬"들만이 그들이 좋아하는 방송에만 돈을 내게 될 것입니다. 저도 제 팟캐스트 방송을 가지고 있고, 또 열성적인 팟 캐스트 청취자로서 일주일에 몇 시간을 팟캐스트를 듣는데 할애하는데요, 그래도 구독하고 있는 유료 팟캐스트 방송은 하나밖에 없습니다.

그럼 왜 Apple과 Spotify는 이런 유료 팟캐스트 기능을 소개하고 있는 걸까요? 한 마디로 얘기하면, 모든 수단을 사용하여 크리에이터들을 자신들의 플랫폼으로 끌어당기고 또 그들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크리에이터가 없으면 물론 좋은 콘텐츠도 탄생하지 않습니다. 미디어에 대해서 테크놀로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콘텐츠가 재미없으면, 유저는 절대로 오지 않습니다. 좋은 콘텐츠가 가장 중요한 필요조건이며, 따라서 많은 크리에이터들을 유치해야 하는 것입니다.

일단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모이고 또 재미있는 콘텐츠가 풍부해지면, 다양한 방법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광고는 특히 스포티파이에게 매력적인 수입원입니다. 스포티파이의 "Streaming Ad Insertion"도구를 사용하면, 광고를 팟캐스트 재생 중에 동적으로 삽입할 수 있게 되는 등, 더 많은 타겟팅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실제로 광고를 들은 사람의 나이, 성별, 디바이스 유형등의 데이터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현재 스포티파이가 제작하고 있는 프로그램에서만 사용할 수 있지만 Spotify의 모든 팟 캐스트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되면 매우 강력한 광고 머신이 될 수 있습니다. 이를 완수하기 위해, 지난해 팟 캐스트 콘텐츠 타겟팅 및 측정 솔루션을 제공하는 Megaphone는 스타트업을 1억 9500만 달러에 인수했습니다. 실제로 2020년 4분기의 팟캐스트의 광고 관련 매출은 전년 대비 100% 증가했습니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유료 구독은 Apple과 Spotify같은 회사의 매출 증대에는 큰 효과는 없지만, 이전 저의 “Passion Economy, '나' 자신의 수익화” 글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이것은 크리에이터에게 매우 중요한 수입원입니다. Substack을 이용하면 누구나 쉽게 블로그의 유료 콘텐츠를 만들고 또 관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서브스택은 Medium의 몰락을 뒤로 한채 지금 가장 인기 있는 블로그 플랫폼이 되었습니다.　Apple과 Spotify는 자신들이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것은 크리에이터들에게 아주 중요하기 기능이기 때문에 제공을 하는 것입니다.

유료 구독 이외에도 크리에이터들이 필요로 하는 기능과 서비스는 많이 있습니다. 크리에터 이코노미가 더욱더 성장함에 따라 이러한 기능과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스타트업도 급증하고 있고요. 예를 들면, Stir는 크리에이터들이 같이 작업한 다른 크리에이터들과 간단히 수익을 나눌 수 있는 기능과 같은, 크리에이터들에게 특화된 금융 및 비즈니스 툴을 제공합니다. 또한, Memberful을 이용하면, 크리에이터들은 여러 플랫폼에 걸쳐 자신들의 회원들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 Creative Juice는 크리에이터들이 다른 크리에이터들에게 돈을 투자할 수 있는 투자 네트워크를 제공합니다. 이 밖에도 Oxygen이라는 회사는 회사 설립과 송장 처리, 그리고 보험 및 다른 은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크리에이터들도 주요 고객으로 삼고 있습니다.

최근 Spotify는 팟캐스트 사업을 위해 Megaphone, Gimlet, Anchor, Parcast 등의 회사들을 적극적으로 인수해 왔고, 앞으로도 이러한 인수는 계속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크리에이터들에게 필요한 기능을 제공하기 위해, Spotify가 Stir같은 FinTech 기업을 인수하고 FinTech 회사가 되는 것도 어쩌면 그리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닐 수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EveryCompanyIsFinTechCompa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