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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ungrok Kim 김영록 Aug 02. 2021

#30 시드 스테이지는 새로운 시리즈 A

스타트업 벨류에이션과 성숙도의 상관관계

2020년 미국의 벤처 투자 시장은 총투자액이 1,560억 달러 (약 160조 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딜 사이즈와 벨류에이션이 가장 크게 늘어난 것은 후기 단계 스타트업의 딜이지만, 시리즈 A와 시리즈 B 등 초기 단계의 딜도 벨류에이션과 딜 사이즈가 크게 늘었습니다. 예를 들어, 2013년과 2015년 사이의 시리즈 A와 B 딜의 70%가 1,000만 달러에서 2,500만 달러 (약 100억 ~ 250억 원)의 규모였지만, 이제는 90%의 딜이 100억 원~250억 원 규모의 거래입니다. 벨류에이션도 2020년 초기 단계 스타트업 딜 평균이 6,170만 달러 (약 620억 원)이었지만, 2021년 상반기에는 9,610만 달러 (약 960억 원)까지 상승하였습니다.

오늘은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리고이 변화가 벤처 시장에 시사하는 바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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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 사이즈와 벨류에이션이 올라가고 있는 이유에는 3가지 드라이버가 있습니다. 첫째로는, 초기 단계 스타트업의 투자에 비전통적인 벤처 투자자가 참가하고 있는 것입니다. 타이거 글로벌 매니지먼트, 블랙 스톤, 골드만 삭스 등 이전에는 초기 단계의 벤처에 투자를 하지 않았던 투자자들이, 지금은 젊은 스타트업들에게 적극적으로 투자를 감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둘째, 특히 지난 3년간의 활발한 엑시트 시장이 투자자의 자금을 벤처 시장에서 재순환시키고 있다는 것입니다. 2021년은 처음으로 엑시트 금액이 3,000억 달러 (300조 원)을 넘은 기록적인 해가 되고 있습니다. 이는 상반기만으로, 지난 10년간의 통년과 비교해도 가장 많은 규모입니다.

마지막으로 벤처 캐피털이 가장 매력적인 투자 자산 클래스의 하나임을 계속적으로 증명하고 있기 때문에, 기관투자자들의 벤처 투자 할당 비율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아래의 그래프에서 알 수 있듯이 평균적인 벤처 캐피털 자산 클래스의 할당량은 지난 10년 동안 기관 투자자들 사이에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밸류에이션의 상승과 함께 스타트업의 성숙도도 높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전에는 시리즈 A 단계의 스타트업에게 완전한 서비스나 제품을 기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흐름이 바뀌고 있습니다. 바이오 등의 영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경우, 시리즈 A의 스타트업에 대해서는 초기 프로덕트 마켓 핏 (Product Market Fit)도 찾은, 어느 정도 이상 레벨의 서비스와 제품을 기대합니다. 시드 단계의 스타트업이라도 초기 버전의 서비스를 이미 제공하고 있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닙니다. 스타트업들도 예전보다 더 빨리 성숙해지고 있으며, 그만큼 그들에 대한 기대치도 높아지는 것입니다.

제품 개발 프로세스의 생산성은 기술 혁신을 통해 꾸준히 개선하고 있습니다. 10년 전, AWS는 컴퓨터 인프라에 대한 초기 자본 지출을 최소화 함으로써, 스타트업의 설립에 대한 허들을 크게 낮췄습니다. 그 허들은 더 많은 생산성 도구의 등장으로 더더욱 낮아지고 있습니다. Bubble과 같은 노 코드 / 로 코드 (No-Code / Low-code) 도구를 사용하여 누구나 쉽게 데모 제품을 만들 수 있고, Retool 같은 도구를 사용하여 다양한 사내툴을 쉽게 구축할 수 있습니다. 또한 Copy.Ai 같은 도구를 사용하면 마케팅 프레이즈까지도 쉽게 쓸 수 있습니다.

이러한 트랜드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시리즈 A 스타트업에게 지금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작동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기대하는 시대가 되어 갈 것이며, 시드 스테이지의 스타트업도 어느 정도 수준의 제품을 기대되게 될 것입니다. 시드 스테이지는 새로운 시리즈 A가 되는 것입니다. 아이디어가 제품이 되어가는 주기가 점점 더 짧아지고 있는 가운데, 벤처 캐피털 및 스타트업 창업자도 그에 따라 생각이나 기대치를 변화시켜나가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