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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ungrok Kim 김영록 Nov 08. 2021

#44 벤처 생태계의 새로운 먹이 사슬

먹이사슬이 복잡해지는 것은 벤처 생태계에게 있어서 좋은 일이다

벤처 캐피털이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돈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요? 벤처 캐피털의 생태계에는 자금의 '먹이 사슬'이 있습니다. 스타트업 기업은 벤처 캐피털로부터 자금을 조달하고, 벤처 캐피털은 리미티드 파트너라는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합니다. 리미티드 파트너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예를 들어 연금 기금도 그중 하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연금을 지불하는 우리는 벤처 캐피털의 생태계의 먹이 사슬의 정점에 있다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리미티드 파트너는 정확히는 유한책임을 갖는 파트너십의 한 종류이지만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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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캐피털과 리미티드 파트너 사이에는 다소 복잡한 먹이사슬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펀드 오브 펀즈 (Fund of Funds)와 같이, 리미티드 파트너와 벤처 캐피털의 중간에 위치하는 게이트 키퍼 (Gatekeeper)라고 불리는 투자자도 있습니다. 벤처 캐피털 입장에서 보면, 펀드 오브 펀즈는 리미티드 파트너가 되지만, 그들에게는 연금 기금 등, 자신들의 리미티드 파트너가 별도로 있는 것입니다. 


한편, 스타트업 쪽의 먹이사슬은 비교적 간단합니다. 스타트업은 벤처 캐피털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면 그만입니다. 지금까지 이들 사이에 더 이상의 사슬은 없었지만, 이 부분도 최근 조금씩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새로운 벤처 캐피털이 더욱더 생기고 있습니다. 특히 소규모 마이크로 펀드의 수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펀드가 작다는 것은 투자액도 작다는 것을 의미하며, 주로 프리 시드나 인큐베이션 등의 초기 단계의 첫 투자자로서 투자를 실시합니다. 이 펀드는 제네럴 파트너가 1명밖에 없는 싱글 GP펀드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대형 펀드보다 투자 판단 등의 투자 프로세스에 있어서 보다 빨리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점으로 인해 그들은 스타트업과 기존 벤처 캐피털 사이의 새로운 사슬이 되고 있습니다. 기존 벤처 캐피털은 위에서 소개한 마이크로 펀드에 투자를 하고, 마이크로 펀드가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는 것입니다. 


앤드리슨 호로위츠 (Andreessen Horowitz), 베인 캐피털(Bain Capital), 트라이브 캐피털(Tribe Capital) 같은 기존 벤처캐피털이 마이크로 펀드에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타이거 글로벌(Tiger Global)도 자주 등장하는 펀드입니다. 경우에 따라 펀드 자체가 투자를 하는 경우도 있고, 개별 제너럴 파트너가 개인적으로 투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간단한 이유로 딜 소싱이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마이크로 펀드는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에 가장 가까운 곳에서 가장 빨리 스타트 업에 투자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기존 벤처 캐피털은 마이크로 펀드를 통해 이러한 스타트업에 대해 액세스 합니다. 마이크로 펀드의 투자처 스타트업이 성장함에 따라 기존 벤처캐피털도 같은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는 것입니다. 


또 다른 이유는, 차세대 세코이아 캐피털이 될 수 있는, 다음 세대의 혁신을 견인하는 젊은 펀드를 지원하려는 마음에서 입니다. 게다가, 벤처 캐피털 펀드의 저명한 데이터 프로바이더인 Cambridge Associates의 데이터에 의하면, 가장 높은 리턴을 내는 펀드는 3호 이후의 대형 펀드보다 소규모의 1,2호 펀드가 더 많습니다. 투자를 하는 쪽과 투자를 받는 쪽 모두 윈윈의 관계가 성립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벤처 캐피털 생태계에 있어서 아주 긍정적인 흐름입니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젊은 펀드는 새로운 자금 조달 기회를 얻을 수 있으며, 스타트업도 자금 조달에 있어서 더 많은 옵션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처럼 먹이사슬이 복잡해지는 것은 미국 이외의 다른 나라의 벤처 캐피털 시장에서는 아직 진행되고 있지 않지만, 한국을 포함한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는 것은 시간문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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