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벨류에이션이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다
당신이 스타트업의 창업자이고, 시드 라운드의 자금 조달을 하고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한 투자자는 당신의 회사를 10억 원의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고 다른 투자자는 50억 원의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두 가지 옵션 중에서, 당신은 어느 계약서를 선택하시겠습니까? 이것은 언틋보기에는 간단한 질문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50억 원의 계약서를 선택하기 전에 심호흡을 한번 하고 하고 한 번만 더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때로는 10억 원 밸류에이션의 계약서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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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벤처 캐피털의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간단히 말하면, 벤처 캐피털은 기본적으로 자신들의 투자회사 중 한두 곳이 100배 리턴을 내는 홈런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를 합니다. 그러나 실제 로직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벤처캐피털은 라운드가 이르면 이를 수록 벤처 펀드가 기대하는 수익이 높아집니다. 시드 안건이라면 하이리스크/하이리턴이므로 보다 높은 리턴을, 후기 단계의 투자이면 로우 리스크/로우 리턴이므로 비교적 낮은 리턴을 기대합니다. 예를 들어, 시드 투자라면 30배, 40배, 혹은 100배 이상을 기대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방금 전의 예로 돌아가서, 당신이 50억 원 밸류에이션의 계약서를 받았다고 가정합시다. 벤처 캐피털은 시드 라운드이기 때문에 30배, 40배 또는 100배의 리턴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에, 회사는 1,500, 2,000, 5,000억 원의 가치를 가진 회사로 성장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지만 딜루션(dillution)이라는 것이 있으므로 100배의 리턴을 얻기 위해서 실제로는 5,000억 원 이상의 규모로 성장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하나 이해해야 하는 것은 시간적 제약입니다. VC 펀드에는 펀드의 "수명"과 "투자 기간"이라는 제약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VC 펀드의 수명은 10년입니다. 반면, 투자기간은 VC가 투자하는 기간을 규정하고. 통상은 2~5년입니다. 따라서 투자 기간이 3 년이고 수명이 10 년인 펀드가 있다면, 그 펀드는 처음 3 년 동안 모든 투자를 집행하고 나머지 7 년 동안은 투자처가 성장하는 것을 서포트하면서 리턴이 실현될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됩니다.
다시 첫 번째 사례로 돌아가서, VC펀드가 투자기간의 마지막 해인 3년째에 계약서를 제시했다고 가정합니다. 이 경우, 그 VC펀드 입장에서 보면, 7년 이내에 펀드가 없어지기 때문에, 당신의 스타트업이 7년 이내에 5,000억 원 규모의 기업으로 성장할 것을 기대하게 됩니다. 만약 당신이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VC 관점에서 볼 때, 홈런으로 간주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당연히 시리즈 A일 라운드를 조달할 때, 시드 라운드보다 높은 밸류에이션을 획득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드 라운드에서 50억 원의 밸류에이션으로 자금 조달을 했을 경우, 시리즈 A에서 한층 더 높은 밸류에이션으로 회사를 평가해 주는 투자자를 발견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리고 당연히 원하는 벨류에이션이 높으면 높을수록 그 난이도는 높아집니다. 이 맥락에서 올해 초 4조 원 이상의 벨류에이션으로 자금조달을 하고 반짝 인기를 끌었던 클럽 하우스가 다음 라운드에서 어떠한 자금 조달을 할지 아주 궁금합니다.
여기서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항상 10억 원의 밸류에이션의 계약서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가치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기대치가 높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에 상응하는 결과를 일정기간 내에 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기대치가 높을수록, 그것이 달성할 수 없었을 때의 실망도 높아집니다. 그러므로 최종 결정을 내리기 전에 한 번 심호흡을 하고 한 번만 더 냉정하게 생각해 봅시다. 어떨 때는 낮은 벨류에이션이 더 나은 경우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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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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