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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ungrok Kim 김영록 Aug 22. 2022

#85 위워크 창업자의 4,700억원 조달은 좋은 뉴스

보수적이면 안 되는 스타트업의 꿈

며칠 전 실리콘밸리에 있는 상장된 핀테크(FinTech) 회사에서 일하는 친구와 점심을 먹었습니다. 그 친구는 프로덕트 매니저로 여러 신규 사업 개발 프로젝트를 리드를 하는 일을 하는데요, 돈이 되는 명확한 계획이 서지 않는 프로젝트들은 결국 신규 사업까지 이어지지 않는데, 요즘 그러한 흐름이 좀 더 강해졌다고 했습니다. 경기침체가 우려되고, 테크 기업들의 주가도 크게 떨어지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는, 많은 테크 기업들이 상당히 보수적인 포지션을 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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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스타트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세쿼이아(Sequoia) 같은 저명한 VC들은 이 경기침체가 몇 년 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보유자금을 유지하고 런웨이를 늘리라고 조언합니다.


이러한 어드바이스는 100% 옳습니다. 상장되어 있는 큰 테크 회사이건, 아니면 이제 막 시작한 스타트업이건, 지금은 보수적으로 행동해야 하는 게 맞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스타트업이 내세우는 비전, 아이디어, 꿈같은 것까지 보수적이면 안 됩니다. '회사를 어떻게 운영해 나갈 것인가'를 보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장차 어떤 회사를 만들 것인가'를 보수적으로 생각하는 것을 혼동해서는 결코 안 됩니다. 한 마디로, 회사의 운영을 보수적으로 한다고 해서 스타트업이 갖고 있는 꿈에 대해서도 보수적이게 돼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경기는 순환합니다. 좋았다가도 나빴다가도 합니다. 스타트업은 그런 거시 상황에 따라 보수적으로 회사를 운영해야 할 때도 있고, 공격적으로 운영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스타트업이 장기적으로 어디로 가고 싶은지는 이 경기순환에 방해받아서는 안 됩니다.

 

예전 기사인 '#49 「0→1」산업을 발견하는 VC'와 '#79 VC 투자를 받기 쉬운 스타트업은?'에서도 말씀드렸듯, 벤처캐피털 투자는 고위험 고수익 투자이고, 홈런을 지향하는 비즈니스입니다. 특히 최대 VC 시장인 미국에서는, 많은 '안타'가 아닌 몇 개의 '홈런'을 치는 것이 펀드의 성공에 직결됩니다. 따라서 지금 스타트업들은 VC들에게 자신들이 어떻게 이 세계를 바꿔나갈 것인가 하에 대한 비전을 전달하면서 그곳을 향해 가기 위한 '보수적'인 방법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번 주 WeWork 창업자인 아담 노이만의 새로운 스타트업 플로(Flow)가 저명 VC인 안드리센 호로위츠(Andreessen Horizon)를 이끄는 마크 앤드리센(Mark Andreessen)으로부터 $350M(약 4,700억 원)의 자금을 조달했다는 뉴스가 화제였습니다.


Adam Neumann, co-founder of We Work & Marc Andreessen, co-founder and general partner of A16Z

아담은 WeWork 시절 문제가 있는 사생활과 회사 경영(본인의 40살 생일에 600억 원 이상을 쓰는 등)으로 악명이 높았고, 마크 앤드리센의 이번 투자를 비판하는 사람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저 개인적으로서는 이것은 마이너스보다 플러스의 영향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아담이 나쁜 평판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WeCrashed라는 드라마가 나왔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가 WeWork라는 스타트업을 세우고 또 상업용 부동산 시장을 개혁한 것도 사실입니다. 공유 오피스라는 카테고리 자체가 새롭게 탄생하였습니다. 또한, 많은 스타트업이 WeWork에서 또 다른 많은 새로운 이노베이션을 일으켰습니다. 지금 WeWork는 상장되어 있으며, 지금 현재 4조 원 이상의 시가총액을 가집니다. 시가총액이 최고점에 도달했을 때는 그 금액이 10조 원을 넘겼었습니다. 이러한 영향력 있는 비즈니스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최근 누구나 보수적이 되고 있는 가운데, 아담의 새로운 회사가 엄청난 자금조달을 한 뉴스는, VC나 스타트업 커뮤니티에 대해 전혀 비상식적인 크레이지한 투자가 지금 같은 상황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를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담이 WeWork 경험으로부터 정말 교훈을 얻었는지 어쩔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적어도 큰 꿈을 가지고 보수적으로나 적극적으로 회사를 운영할 수 있는 창업가라면 거시환경에 관계없이 앞으로도 꿈꿔오던 이노베이션을 추구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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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s:
Andreessen Horowitz Thinks It’s Time for Adam Neumann to Build - https://www.bloomberg.com/news/articles/2022-08-16/andreessen-horowitz-thinks-it-s-time-for-adam-neumann-to-bui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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