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이 오락가락
습기로 가득 찬 대지는 숨 막힐 듯 답답하다
더위가 한풀 꺾이긴 아직 이른 듯
비 그친 뒤 내리쬐는 햇볕의 기세는 대단하다
산책로 길목 어귀에 떨어져 뒹구는
밤송이는 어느새 아주 작은 밤톨을 물고 있고
짝을 잃은 쓰르라미는 슬피 울어대고
고추잠자리는 지칠 줄 모르고 열심히 허공을 맴돈다
뜨거운 열기는 확실한 여름인 것 같지만
계절은 이미 가을로 가는 길목으로 접어든 듯하고
처서가 지났다
계절의 작은 움직임은 이미 가을로 향하였고
부질없는 아픔과 이별할 수 있도록
여름은 가을로 가는 길목을 터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