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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빛 박용운 Aug 31. 2022

여름은 가을로

              

빗물이 오락가락 

습기로 가득 찬 대지는 숨 막힐 듯 답답하다     

더위가 한풀 꺾이긴 아직 이른 듯 

비 그친 뒤 내리쬐는 햇볕의 기세는 대단하다 

    

산책로 길목 어귀에 떨어져 뒹구는

밤송이는 어느새 아주 작은 밤톨을 물고 있고     

짝을 잃은 쓰르라미는 슬피 울어대고

고추잠자리는 지칠 줄 모르고 열심히 허공을 맴돈다     


뜨거운 열기는 확실한 여름인 것 같지만

계절은 이미 가을로 가는 길목으로 접어든 듯하고     

처서가 지났다


계절의 작은 움직임은 이미 가을로 향하였고      

부질없는 아픔과 이별할 수 있도록 

여름은 가을로 가는 길목을 터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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