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 영혼을 위한 노래

도담 박용운

by 도담 박용운


부서진 날들이

가슴속에 유리처럼 박혀

움직일 때마다

조용히 피가 배어 나오던 밤이 있었다


아무도 모르게

울음을 접어 넣은 자리마다

짙은 어둠이 이끼처럼 번져

나는 나를 잃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상처는 언제나

빛이 드나드는 문이 된다는 걸

뒤늦게 배웠다


갈라진 틈 사이로

새벽이 스며들어

차가운 심장을 적실 때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숨이 들렸다


너의 영혼이여,

낡고 상해

더는 노래할 수 없다고 말하지 마라


금이 간 항아리에도

비는 고이고

깨진 창에도

별은 들어온다


그러니 오늘은

고통을 밀어내려 애쓰지 말고

그 위에 작은 등불 하나 놓아라


어둠이 깊을수록

불빛은 또렷해지고


상한 너의 영혼은

그 빛을 안고

다시,

천천히

노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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