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담 박용운
이 말은
바람에게도 주지 않겠습니다
새벽이 문을 두드려도
해가 창을 밝히어도
나는 끝내
입술을 닫아 둔 채
당신께만
이 마음을 건넵니다
사람들 속을 걸으며
수없이 웃고,
수없이 고개를 끄덕여도
내 깊은 곳
아무도 모르는 자리에는
한 사람의 이름이
촛불처럼 켜져 있습니다
꺼지지 않도록
손으로 바람을 막듯
나는 조용히
당신을 지킵니다
이 사랑은
자랑도 아니고
증명도 아닙니다
다만
세상이 모두 등을 돌려도
끝내 돌아앉지 않을
나의 방향입니다
그러니 이 고백은
소리 없이
빛처럼 스며가
오직
당신께만
닿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