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 간접 체험을 많이
글쓰기에 임하려면 직, 간접 체험을 많이 하면 좋을 것 같다.
풍부한 경험이 사람의 안목을 넓히고 지식을 풍부하게 하고 나아가 생각을 깊게 한다. 소설을 혹은 수필 등을 쓸 의사가 있음에도 경험이 많지 않다는 것은 곧 그만큼 소재가 빈곤하다는 말과 같을 것이다. 소재가 빈곤하면 자연적으로 글 발이 서지 않을 것이다. 특히, 소설은 작가의 직 간접경험이 어우러져 하나의 모습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 하겠다.
직접경험은 몸과 마음으로 살아있는 체험을 하는 것이고, 간접경험은 책이나 방송매체를 통해서 전해 들어서 아는 것들이다. 여기서 직접과 간접의 차이는 顯著한 차이가 있다. 매체를 통해서 알게 된 소재와 내가 직접 체험을 통해서 알게 된 소재는 당연히 차이가 크게 날 것이다. 소설은 신문기자와는 다르지만 역시 현실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직접 보고 겪은 체험에서 빚어낸 소재, 그것이 없으면 아무래도 현실감이 떨어진다.
직접경험을 쌓아 글을 썼던 대표 작가 중에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후 ‘무기여 잘 있거라’,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등을 집필하였고, 우리나라 작가 중에도 월남전에 참전한 이후에 ‘머나먼 송바강’의 박 영한, ‘하얀 전쟁’의 안정효 등이 그들의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스스로 자원하여 전쟁터로 나갔던 사람들이다. 아무튼 그 사람들은 천만다행으로 살아 돌아와서 작품을 쓸 수 있었지만, 그런 집념을 가지고 참전을 했다가 그만 이 세상에서 이름도 없이 사라져 버린 사람들도 많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렇게 글을 쓰기 위해 극한적인 현장으로 나간 사람들도 많이 있지만 그렇다고 모두가 다 그렇게 살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의 평범한 일상 중에도 글쓰기를 염두에 두고 살아가다 보면 有用하게 사용할 수 있는 체험을, 지식을 많이 쌓을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따뜻한 봄을 맞아 나들이를 가도 어디 적당한 장소에 틀어박혀 고스톱을 치다 돌아와 버리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오가며 술판을 벌이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고스톱을 치는 사람들은 순발력, 암산력 같은 것은 훈련이라고 또 재미도 있다고들 항변한다. 또 술이 좋아 술을 먹으며 풍류를 즐기며 문학의 깊이를 누구보다 더 느낀다고 하지만, 그러나 이 두 가지 모두 우리 문학인들이 지향할 삶의 방식은 아니라고 본다.
고스톱을 열심히 치고 나면 고스톱에 관한 좋은 작품도 나올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할 수도 있지만, 문학이 그렇게 단순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물론 고스톱이나 술에 관하여 좋은 소설을 쓰려면 우선 고스톱에 관하여 도사가 되어야겠고, 술도 어느 정도 잘 마셔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그것만 알아서는 소설이 될 수가 없다. 고스톱에 관한 소설을 쓰려면 고스톱에 관한 역사 또는 술에 관한 철학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 고스톱에 관한 철학이 없으면 좋은 작품을 만들 수가 없다. 고스톱에 관한 소설을 쓸 생각이면 자연에 나가서 고스톱을 치지 말고 청명한 자연에 물어보는 것이 옳지 않겠나. 즉, 철학이 깃들지 않은 글은 그만큼 힘이 든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자면 수년 전에 가족끼리 괌에 놀러 갔던 이야기를 상상해보자. 그 속에는 현실적인 새로운 감각이 새록새록 펼쳐질 것이다. 이러한 일들을 나의 글쓰기 연습에 대입시켜보면 재미있을 것 같지 않나? 실감을 주는 글쓰기가 될 것이다. 과거의 것을 끌어내어 현재의 모습으로 대비도 가능한 것이다.
작가는 과거나 현재의 문제를 다뤄나갈 줄 알아야 한다. 일상에서부터 그 이상의 세계에까지 전체를 아우르는 글쓰기가 되어야 한다. 조약돌로 시작해서 바윗돌에 이르기까지 소재는 무궁무진하다. 이것들을 우습게 보지 말고 모든 것을 세부적으로 묘사하라. 만약 돌아가신 아버지를 회상하며 쓰고 싶다면 아버지에 대해 세부적으로 생긴 모습부터 자세히 그리고 아버지의 생애에 대한 것들을 우선 모조리 적어놓는다. 예를 들자면 아버지의 성격, 버릇, 잘하시는 것, 잘 드시는 음식, 즐겨 입으시던 옷까지 말이다,
글이 글을 쓰도록 해야 한다. 이것은 연상 작용이 되도록 해야 하고, 글쓰는 에너지를 버리면 안 되니 에너지가 생성되었을 때 밀고 나가자. 중지하면 생각했던 이미지가 달아나 다음 글을 이어가기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