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가지

by 홍윤표
카메라: OLYMPUS OM-1 / 필름: Kodak Colorplus 200 / 일자: 26.01.

아이를 데리러 태권도 학원에 가는 길에 아파트 건물과 건물 사이 드리워진 나뭇가지를 봤습니다. 하얀 하늘을 배경으로 나뭇가지가 뻗어나갑니다. 서로 손을 맞잡으려 앙상한 팔을 힘껏 뻗습니다.

미술시간에 도화지에 물감을 떨어뜨리고 후- 불었습니다. 물감은 각자의 방향으로 뻗었습니다. 도화지 위에 나뭇가지가 돋습니다.

그때 불었던 물감의 방향은 누가 정하는 건지 궁금했습니다. 지금 하늘 위에 뻗어 있는 나뭇가지는 누가 후- 불었는지 궁금한 것처럼.

내가 서있는 곳이 어딘지 뒤를 돌아봤습니다. 내 뒤에서 누가 후- 불었는지. 방향은 누가 정하는 건지. 하늘은 끝이 없는데 나뭇가지는 어디까지 뻗어갈 생각인지.

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눈에 젖은 흙이 신발에 묻었습니다. 탁탁 털면서 걸으니 흙이 툭툭 떨어졌습니다. 아이가 눈에 젖은 흙을 보고 미숫가루를 뿌린 빙수 같다 말했습니다. 난 색을 섞은 물감 같다 말했습니다. 아이와 함께 웃으니 뒤에서 후- 바람이 불었습니다. 우린 손을 잡고 집까지 발을 털며 걸어갔습니다.

하얀 하늘을 배경으로 나뭇가지가 서로 손을 뻗었습니다.

월, 목 연재
이전 04화그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