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만화카페에 가려고 눈길을 걷다가 강아지의 발자국을 발견했습니다. 눈 위에 뽀득뽀득 점 찍힌 발자국은 우리가 가는 길을 앞장서서 걸었습니다. 우린 그 강아지 발자국을 졸졸 따라갔습니다. 우리를 앞장서 가던 발자국은 조그만 공원 쪽으로 방향을 꺾었습니다. 아이는 떠나는 발자국에게 잘 가, 인사했습니다. 아이의 배웅을 받으며 발자국은 저 멀리 총총 걸어갔습니다.
강아지 발자국에게 작별 인사하는 아이의 마음이 시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강아지 발자국과 같이 걸으며 종알종알 이야기 나누는 아이가 하얀 눈 위에 시어를 또박또박 떨어뜨렸고 전 그 뒤에서 떨어진 것들을 주워 담고 싶어 손으로 받쳤습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습니다. 눈송이는 손바닥 위에 올려놓자마자 녹아버립니다. 작고 예쁘고 귀여운 것들은 다 그런가 봅니다.
대신 멀어져 가는 강아지 발자국의 뒷모습을 사진으로 찍었습니다. 잘 가,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