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은 언제까지나 허리를 숙이고 손에 쥔 장미를 내밉니다. 누군가 와서 장미를 받아 들고 눈을 감고 향기를 맡고 고마워라고 말해줄 때까지 그러고 있습니다. 누군가 그의 손으로 뛰어듭니다. 거인은 잔뜩 긴장하고 조금 흥분한 목소리로 말합니다. 장미예요. 당신께 드리는 거예요. 누군가는 그의 손을 그대로 지나쳐 갑니다. 거인의 손엔 언제까지나 장미가 들려 있습니다. 거인은 손에 쥔 장미를 내려다봅니다. 아무도 바라보지 않은 장미는 많이 더럽습니다. 장미가 언제 이렇게 됐지. 거인은 중얼거립니다.
거인은 조금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이 장미는 내가 누군가에게 주기 위한 건지 아니면, 누군가 나에게 준 것인지. 거인의 기억의 제일 첫 장에는 장미가 있습니다. 누군가 여기에 나를 세우고 내 손 위에 장미를 올려놓았나. 거인은 장미를 바라봤습니다. 향기가 좋았습니다.
거인은 누군가를 기다리는 걸 그만두었습니다. 난 너와 함께 있어. 거인이 장미에게 말했습니다. 장미는 아무런 말이 없었습니다. 언제나처럼,
언제나처럼 장미는 거인의 손 위에 있습니다. 처음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