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때 한 학기가 끝난 날 친구들과 아파트 옥상에서 다 배운 교과서를 찢어 종이비행기를 접어 날린 적이 있습니다. 웬만큼 잘 접지 않으면 종이비행기는 금방 바닥으로 곤두박질치고 말죠. 그래서 갖가지 방법을 고민하고 연구했습니다. 날개를 볼펜으로 돌돌 말아도 보고, 접는 부분에 침을 묻혀 날카롭게 만들어 보기도 했죠. 날릴 때의 손목의 각도, 팔의 높이 등도 여러 번 바꿔봤습니다. 종이비행기는 어쩔 땐 잘 날고 어쩔 땐 그러지 못했습니다. 어느새 바닥에는 우리가 던진 종이비행기가 수북이 쌓였죠. 성공과 실패의 뒷모습들.
작년 한 해를 돌아보면 다양한 뒷모습들이 보입니다. 좋은 것도 있고 안 좋은 것도 있고요. 그래도 수북이 쌓인 그것들이 결국 저의 자취입니다.
올해도 전 열심히 종이비행기를 던질 겁니다. 거창한 건 아니고 소소하지만 제겐 중요한 것들이요. 어떻게 하면 잘 날아갈지 고민도 하고요. 어떤 건 하늘 높이 날아오를 거고 어떤 건 곧바로 바닥에 곤두박질치겠죠. 그래도 올해 끝자락에 뒤돌아 봤을 때 수북이 쌓인 자취를 본다면 뿌듯할 것 같습니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아참,
그 옛날 아파트 옥상에서 던진 종이비행기들은 경비 아저씨께 된통 혼나고 깨끗이 치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