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 동네에선 이런 놀이가 유행이었습니다. 하늘에 떠있는 비행기를 보면 손을 사진기처럼 들어 올려 찰칵! 하고 소리 내서 찍는 거죠. 이렇게 100대의 비행기를 찍으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이상한 미신 같은 놀이예요.
지금은 하루에도 몇 번씩 비행기를 보지만 그땐 일주일에 한 두 대 보는 것도 운이 따라야 했죠. 그만큼 날고 있는 비행기를 본다는 게 신기한 일이라서 그런 놀이가 번졌나 봅니다.
제 기억에 100대를 모두 찍었던 친구는 없었을 겁니다. 100대를 다 찍기도 전에 우린 커버렸거든요.
그래도 아직까지 기억나는 건 하늘에서 비행기를 발견할 때마다 우린 신이 나서 하늘을 향해 소리 지르고 손 사진기를 찍고 팔을 크게 흔들며 인사했다는 겁니다. 마치 비행기를 탄 누군가가 우릴 볼 수 있기라도 한 것처럼 말이죠. 그렇게 비행기를 보면 기분이 좋아지고 오늘은 운이 좋다며 다들 기뻐했죠.
지금 생각해 보니 우린 비행기 한 대를 볼 때마다 행복했던 것 같습니다. 손 사진기로 찰칵! 하면서 그날의 행운과 행복을 저장하는 거죠. 굳이 100대를 다 찍지 않아도 우린 이미 충분했던 겁니다.
그때의 버릇인지 전 지금도 하늘의 비행기를 보면 어! 비행기다! 라며 딸의 어깨를 톡톡 건드려요. 심드렁한 아이는 별 반응이 없지만 전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비행기를 올려다봅니다.
그렇게 하면 어렸을 적 저장한 행운과 행복이 다시 되살아날 거라는 듯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