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별들 중 하나의 별, 그리고 끝없는 하늘
작년 겨울이었다. 공연이 있어서 처음으로 태안을 갔다. 뚜벅이인 나는 감사하게도 공연관계자분의 배려로 차를 타고 갈 수 있었다. 주말이라 여유 있게 출발을 했지만 생각보다 교통체증이 심각해서 중간중간에 휴게소도 들르고 바다도 구경했다. 산보다 바다를 훨씬 좋아하기 때문에 날이 춥고 바람이 많이 불었지만 그 바다까지도 너무나 좋았다.
공연장은 사람들의 발길이 닿기 어려운 곳에 위치해 있었지만 애초에 태안에 거주하고 계신 주민분들을 위한 공연이었기 때문에 다행히도 많은 분들이 찾아와 주셨다. 아침 7시쯤에 서울에서 출발했는데 공연을 마친 후의 시간은 저녁 8시 정도였다. 올라가는 길에 차가 막힐 것을 생각하여 아예 늦게 출발을 하기로 해서 여유 있게 커피를 마시며 공연관계자 분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가 포토그래퍼분이 장비를 챙겨 나가시길래 궁금해서 따라 나갔다.
기사님이 자연스러운 움직임으로 삼각대와 카메라를 세팅하시는 동안 나는 아무것도 할 줄 아는 것이 없어서 그냥 구경만 하고 있었다. 몇 분이 지나자 기사님이 하늘을 찍기 시작하셨다. 카메라 렌즈의 시선을 따라 무심히 올려다본 하늘에는 난생처음 보는 광경이 펼쳐져있었다. 말 그대로 별바다였다. 수많은 별들이 불규칙한 질서에 맞춰 서로의 거리를 지켜며 빼곡하게 하늘에 떠있었다. 반짝임도 잊지 않으면서 말이다.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라온 나에게 태안의 별바다 하늘은 꿈만 같았다. 주변에 어떠한 높은 건물들도 없었기에 탁 트인 넓은 하늘이 더욱 광활하게 느껴졌다. 자연에게 압도당한다는 느낌이 이런 것이구나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나 감동적이고 온몸이 하늘 위로 떠오르는 기분이었다.
한참을 멍하니 하늘만 보다가 포토그래퍼 기사님이 휴대폰 카메라로 별을 담는 방법을 알려주셔서 꼭 성공하리라는 포부를 가진 후 카메라에 열심히 담아보았다. 조금의 조정이 필요했지만 나름 성공적으로 하늘에 피어있는 별을 사진에도 새겨볼 수 있었다. 그날 나는 난생처음으로 별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샐 수 없이 존재하고 있을 별들 중 아주 작은 일부를.
서울에서도 자주 하늘을 올려다보고는 한다. 별은 보이지 않지만 내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느끼고 싶기 때문이다. 내가 그리 대단한 사람도 아니고, 어떤 이에게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높이 펼쳐진 하늘을 통해 느낀다. 그리고는 안심한다.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겠구나.‘
눈치를 보며 살게 될 때가 있다. 모두가 나를 쳐다보는 것 같고, 내가 가는 걸음마다 딴지를 걸 것 같고, 나의 부족함을 발견해서 입 밖으로 꺼낼까 봐. 이러한 것들이 너무나 무서워지는 때가 있다. 어쩌면 열등감과 낮은 자존감에서 나온 모순된 자만심이다. 세상 사람들은 타인에게 큰 관심이 없다. 나도 그렇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타인의 시선에 얽매어, 하고 싶은 일에 용기를 내지 못하고 포기하고는 한다. 20대 초반까지의 나도 그랬기에 충분히 그 마음을 알고 또 이해한다.
하지만 내가 법을 어기지 않는 선 안에게 어떠한 일을 하던 사람들은 신경을 쓰지 않는다. 내가 어떤 머리스타일을 하던, 민낯으로 밖을 나가던, 무슨 옷을 입고 어떠한 꿈을 꾸던, 관심이 없다. 이걸 알게 된 후 더욱더 넓은 꿈을 꿀 수 있었다. 하고 싶은 일들을 현실로 만나기 위해 용기를 내고 노력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하고 싶은 일이나 꿈이 생겼는데, 스스로가 준비가 되지 않았다거나 나이에 맞지 않는 일이라는 앞선 걱정의 마음이 들면 그 마음을 지우고 우선 현실로 옮겨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이른 것도 없고 늦은 것도 없으니, 그것은 모두 주관적 편견에 불과하니,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힘을 가지라고, 용기를 가지라고 말해주고 싶다. 저 광활한 하늘은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곳이 더 넓고,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에 한계가 있다면 생각보다 넓고 높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하늘을 보며, 또 하늘에 떠있는 별을 보며 나는 나에게 한계를 두지 않기로 했다. 나는 여러 모습을 할 수 있고, 여러 길을 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기에, 누군가에는 많고 누군가에는 한참 적은 나이를 가진 지금 나는 여전히 꿈을 꾸며 그것을 현실로 만드는 힘과 용기를 가지고 길을 만들어 나아가고 있다.
그러니 이 글을 읽고 있는 지금, 당신에게 어떠한 일이 떠올랐다면 망설이지 말고 일단은 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당신은 무한하고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실패하고 좌절하고, 또 꿈이 현실로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어느 누구도 당신을 탓하지 않을 것이니. 일단 해보았으면 좋겠다. 걱정은 걱정으로 남겨두고 꿈으로 향하는 길에 걸림돌로만 만들지만 않으면 되니까.
우리는 사회와 세상이라는 우주에 떠있는
하나의 별에 불과하니까.
시간이 지나 소멸될지라도
후회 없이 열심히 빛을 내어보자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