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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표시형 Mar 08. 2016

신입생

들을 만났다.

저녁 시간, 늦은 업무를 마치고 오랜만에 충무로에 갔다.

좋아하는 선배인 민이형의 생일이기도 했고, 재선이형의 강연이 있는 날이었던 터라 시간이 늦고 피곤했지만 가고 싶었다.


오랜만에 찾아간 충무로는 참 낮설었다. 인파로 꽉 찬 사람들은 주량을 넘게 마신 신입생들의 고함소리와 덩달에 더 마신 선배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나도 예전에는 참 이 거리에서 세상 모르고 웃던 시기가 있었는데 .. 어설픈 상하관계로 장난처럼 선배를 깍듯이 대하고, 두리번 거리고 혹시 모를 인연을 찾던 그 시기가 떠올랐다. 아련한 기억들.
그 당시의 내가 지금이 나를 보면 뭐라그럴까.

왠지 이렇게 말할것 같다. '깝치지마 븅신아 ㅋㅋ'


나는 대학교 1학년 이후로 학교생활을 한적이 거의 없었다. 일학년 때 원없이 학교생활을 했기 때문에 좀더 다양한 외부 활동이 하고 싶었고 그러다가 자연스레 창업을 하게 되 학교를 다녀도 거의 출석을 하는둥 마는둥 나녔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술집이 어딘지 길도 못찾고 몇번을 헤맨 뒤에야 나는 '아지트'라는 이름의 대학가 흔한 술집으로 발을 넣을 수 있었다. 예전의 정겨운 얼굴들은 온대간데 없고, 대부분의 엣된 처음보는 얼굴들이다.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재빠르게 익숙한 얼굴들이 앉아 있는 장소로 향했다.

내가 보기에는 다들 살짝 들뜬 분위기였다.

오랜만에 보는 형, 동생과 이야기를 나누고 충무로의 추억을 되새기고 싶었는데 왠걸 형들은 신입생들과 어울리고 싶은 눈치였다.


뭔가 예전과는 많이 다른 분위기였다.

나는 조용히 그 자리를 빠져나오며 문득 그시절이 그리워졌다.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충무로 밤거리를 싸돌아다니던 그 시절이 너무도 그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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