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일.

기분이 별로였다.

by 표시형

안구 통증이 극단적으로 심해져서, 저녁 쯔음에는 양쪽 눈을 뜨고 있기도 힘들었다.
익숙해질만도 한데, 여전히 이런 불편함은 어색하다. 뭐, 그러려니 하자. 벌어진 일인걸.


오늘은 몇 가지의 사건들이 있었다.

-


하루종일 캠페인 기획 업무를 했다.

최근 도서 컨텐츠들이 집중적으로 올라간 탓에 대대적으로 분위기를 환기해야할 역할이 있는 중요한 컨텐츠였다. 안타깝게도 취준보다 창업에 먼저 뛰어든 내게는 없는 감정이었고, 덕분에 꽤 많은 양의 취준생 수기를 읽으며 간접경험을 해보아야 했다.


개인적으로 공감이 잘 되는 컨텐츠는 가장 보편적인 공감대를 직관적으로 작성했을 때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결국 식상할 수도 있는, 하지만 가장 큰 가능성을 가진 것으로도 보이는

수능 -> 대기업 -> 후회 -> 불안감의 플로우로 컨텐츠를 작성했다.
뒷부분에서는 그래도 꽤나 감정을 담아 풀어내기 위해 노력을 했는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다.


오늘은 한가지 슬픈일이 있었다.
예전에 꽤 오랜시간, 회사가 크는 과정에 대대행으로 일을 주던 회사와의 일이었다.

당시 대대행으로 컨텐츠를 제작했을 때, 만들었던 컨텐츠의 사용에 관한 '도의적' '계약적' 문제에 관해 담당자님의 문제제기 카톡으로 슬픈일은 시작되었다.


열기는 컨텐츠의 OSMU를 중요시 여기며 최대한 다양한 채널에 이전 컨텐츠들을 활용해 반응을 만들어내는데, 해당 담당자님이 과거 대행을 맡아 진행했던 컨텐츠들을 다른 채널에서 보고 오해를 하셨던것 같다.


업로드 컨텐츠에 관련한

해당 계약에 관한 건과 이후 계약에 관한 건들은 다른 계약조건을 가지고 열기의 라이센스로 초기 업로드 되었었는데 이 부분을 햇깔려 조금 냉정한 메시지를 보내셨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위 회사와 우리 회사는 몇 개월간 밀린 채무가 있었다.

오해에 대한 서운함과 감정이 결합해 화학작용이 일어났다.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오해는 풀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전화를 걸었는데 생각보다 공격적인 방향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었다. 결국 문제에 대한 오해는 풀렸지만 감정은 덩그러니 남은 채 전화를 끊어야 했다.

난 사실 화가 조금 났고, 전화를 끊고도 화가 식지 않았었다.

그런데 일기를 쓰는 지금. 조금 슬프다. 사실 그 담당자님은 나에게 꽤나 큰 창업 초기의 기억이기 때문이다.

당시 우리회사는 대대행 업무에 목숨을 걸었었고, 담당자님을 실망시켜주기 싫다는 생각으로 날밤을 새며 컨텐츠를 제작한 것도 여러번이었기 때문에. 그리고 비록 채무로 인한 아쉬움은 남아있었지만, 그것이 결코 담당자님 수준에서 처리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음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난 굉장히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몇번의 대화로 인해, 그 관계는 깨져버린것 같다.


내가 어떻게 대처했어야 맞는 거였을까.

결과적으로 나는 하고 싶은 말을 모두 했고, 옳다고 생각하는 결론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하지만 확신하건데, 전화를 끊었을 때 그 담당자님의 기분은 결코 좋지 않았을 것이다.


일과 일로 맺어진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일이다. 라는 사실을 다시한번 깨달았다.


-

표시형의 부족함에 관한 고백.


-늦잠을 잤다. 자기계발서를 그렇게 읽어대고, 머릿속에는 무엇이 옳은 행동인지에 대한 가치판단 기준이 알파고 처럼 박혀있으면서 정작 나는 그렇게 하지 못한다. 의지의 문제다. 그리고 자율성이 주어졌을 때, 인간의 본능적인 게으름도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상관이 있었으면 지각했을까?' '아닐껄'

난 여전히 수동적이고 의지박약이다.


-스케쥴관리에 실패했다. 사실 어제 잡플래닛에 관한 수정을 끝내고 싶었지만 '밤에 써야 된다.'라는 핑계로 그러질 못했다. 결과적으로 컨텐츠는 밤에 뽑히긴 했지만 당일날 수정을 거듭한 끝에 광고주 측에서는 당연히 부담을 느꼈을테고 결국 업로드 스케쥴도 미뤄진게 아닐까 하고 생각해본다.


-앞으로 '네이티브 애드'에 있어서 결코 선택 기준은 '돈'과 '수량'이 아님을 느꼈다. 이제는 오히려 정말 '잘할 수 있는 것'을 기준으로 일을 받아야 한다. 그것이 작은 우리 회사가 오래 살아남는 방법이고 꾸준히 브랜드 가치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일테니까.


-

삶에 대해 적자면, 오늘 클러스터 반상회에서 느꼈던 몇가지 감정이다.

달쉐프팀을 보며, 지금 우리팀의 모습이 왜이렇게 건조해졌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 수빈누나 강은누나 재선이형 나. 이렇게 있었을 때. 돈 한 푼 벌지 못하고 회의를 네시간씩 하며 울고 웃던 그때. 우리팀은 아마 저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그립네.


지금, 편하게 대하기엔 불편해진 우리 팀원들. 아마 서로가 일종의 불편함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그 불편함. 좋은걸까 나쁜걸까? 난 이 문제를 생각했을 때 머리가 복잡해진다.


내가 한솔씨한테 뭘 바라는지, 한솔씨는 나한테 뭘 바라는지.

내가 재선이형에게 100% 솔직한지, 재선이형이 나에게 100% 솔직한지.

난 이렇게 자꾸 추측만 할뿐 묻지 못하는 사람이다. 지금.


이런 문제들이 문득 문득 머릿속에 떠오를때면. 난 자꾸 책을 읽고 싶어진다.

시간이 해결해 줄까? 아직 부족한 내 인성탓일까?

쉐프형과 몽키형을 보면서, 예전 우리 모습을 떠올리는 내 머릿속에는

어쩌면 지금 그러지 못한다는 전제가 깔려있는건 아닌지.


창업 정말 어렵다.

정말 어렵다.

매거진의 이전글보람은 찾는게 아니라 만드는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