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
낮에 일어나 샤워를 하다가, 몸을 닦고나면 마주할 현실이 두려워서 이 시간이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생각해놓고 흠칫 놀랬다.
그러고는 요새 도망칠 생각만 하고 있는, 일에 끌려가고 있는 내 모습이 부끄러워서 찬물을 한번 끼얹고 나왔다.
이대로 사무실에 가서는 무기력함속에서 시간만 버릴 것 같아 걸어서 광화문에 갔다.
지난 1년을 정리한 책이 나왔는데 .
한 번 찾아가볼 생각을 안했다.
정신상태가 글러먹었던거지.
책을 만나러 가는길
천천히 봄을 걸었다.
그러다 보니 노래도 불렀고.
기분이 좋아졌다.
주말. 광화문 교보에는 사람으로 꽉 차 있었다.
서점에서 우리 책을 찾아보았다.
저자분이 직접 매대에서 책을 소개 했다는 '졸업선물'이 떠올라서 나도 우리 책 옆에서 다른 책을 읽는척 하며 가만히 기다렸는데.
안타깝게도 한 명도 우리 책을 잡지 않았다.
이상하게 기분이 좋았다.
한 명이라도 이 책을 잡아주길 바라는 조바심이 생기면서 의욕이 생겼다.
한 시간 정도를 살펴봤지만 단 한 명도 우리 책을 잡아보지 않았다. 사실 그 매대에서 한 시간 동안 팔린책은 거의 없었다. 책 참 안팔린다..
에세이 부문에 들어가는게 훨씬 나은 전략이었나 싶을 정도로.
어쨌건간 서점에 간건 굉장히 즐거운 경험이었다. 종종 서점에 가서 꼭 우리 책이 독자를 만나는 순간을 보고 싶다.
사실 딱 한 명이 초반에 우리 책을 봤었는데 용기가 안나서 말을 걸어보지 못했다.
꽤 오래 책을 보시다 떠났다.
진짜 심장이 두근거렸다.
사무실 가는 길 마음이 전보다 가벼웠다.
출근 해서는 스케쥴러를 썼다.
작년 말 인현 느와르 모임이 한창일 때.
좋은 습관들을 꽤 많이 만들었었는데 습관화 중간쯤에서 놓쳐버린것 같아 아쉬웠다.
책상을 깨끗이 치우고 업무를 한 두개씩 해나가니 또 즐거움이 있었다.
집중해서 시작하면 재미있고 몰입된다.
하지만 해야할 일만 생각하며 남은 일들을 걱정하면 시작도 못한다.
열기 컨텐츠를 한창 만들던 시기가 생각났다.
그때의 애정. 그때의 설램들이 그때만큼 느껴지지 않는것은 결국 내가 변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 일년전 책이 나온다는 소식을 알렸던 컨텐츠를 재업로드 했다.
우리의 동기부여 목적도 있어서였다.
사실 별기대 안했는데 감동적인 메시지들이 쏟아졌다.
구독자들의 진심어린 댓글들을 보면서
다시 자신감이 붙었다.
지금 찾아야될건 자판기모델이 아니다.
초심이다. 일을 대하는 내 태도다.
즐겁게 시작한 일이다.
분명히 예전에는 회사오는 길이 즐거웠다.
지금도 충분히 그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