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주는 매력을 두가지로 생각했다.
퇴근시간 혹은 돈.
솔직히 말하자면 '자발적인 열정'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있었고 결국 대표가 그토록 강조하는 주인의식은 그래봤자 '대표입장'이라는 생각이 스스로도 있었다.
섣부르게 비젼을 보여주고 동기부여하기에 우리회사는 태평양에 뜬 고무보트 같았고. 말로 설명하기보다는 매출로, 영향력으로 보여주는게 맞다고 생각했다. 주변에 있었던 수많은 대학생 창업팀들은 우정을 다지다가 추억을 이력서에 적어 취업했고 그건 정말 싫었다.
어떻게든 만들고 싶은건 그저 '회사'였다.
같이 웃고 일하고 삶을 영위하는 공간을 기획하고 구성하고 그들의 결혼식에 가고, 같이 늙어가는 꿈을 꿨다. 뭐 그런 생각들이 뒤섞여서 지쳐있는 내 지금과 덕지덕지 붙어 화도 나게 했고 의심하게 했고 고민하게 했다.
멋진말을 하는. 좋은 매너를 갖춘 리더가 아닌 내 모습에 대한 열등감 같은 것 때문에 어쩌면 더 반대로 행동했던 것일 수도 있고.
도무지 리더쉽이 뭔지에 대해 고민할 때마다 어설프게 읽은 한비자와 마키아벨리가 쉴세없이 속삭였고 반대편에서는 최근 스타트업들의 혁신적인 인사관리가 내 눈을 사로잡았다.
결과적으로 위에 적은 생각은 그냥 '솔직함'의 부족이었다. 한솔씨가 우리회사를 어떻게 볼지.
우리의 비젼을 어떻게 볼지. 머물다 떠날 여행지는 아닌지. 뭐 등등의 현실과 마주할 자신이 없었다.
일종의 자기방어기제 맨탈관리였다고 말하면 그럴싸한 핑계고.
그것들을 오늘 정리했다.
표현하자면.
만족스럽다. 다행이다. 정도였다.
학교를 그만두는대신 300만원을 받을까도 생각해봤다는 한솔이 얘길 들었을 때.
고맙고 뿌듯했다. 그 정도 생각이면 충분히 했다.
집에 돌아오는 길
오랜만에 웃었다. 그래도 어설펐던 노력들이 함께보낸 시간들이 바보같진 않았구나 싶어서.
자기 전. 내일의 점심메뉴를 생각한다.
이런 감정을 느낄 수 있어서 아직은 청춘이구나 싶다.
너무 젊은 열정에 기름붓기.
우리 청춘이 이렇게 오래도록 어설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