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현실과 기시감이 느껴질 때가 있다.
분명 최선을 다했고 나름의 고민을 하며 지금을 충실히 살고 있는데. 뭔가 붕 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느낄 때.
분명 삶의 중요한 기로에 놓여 있는 상황인데, 생각보다 긴장도 안되고 삼자의 입장처럼 느껴질 때.
내가 나로부터 기시감이 느껴질 때.
술취한 것 같이 일상을 살고 있는 느낌이 들 때.
난 흥청망청 산다는게 이런 기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요새 그렇다.
중요한 결정을 내리고, 살떨리는 미래를 섬세하게 걷고 있는데 이상하게 이전처럼 두렵지도, 신경 쓰이지도 않는다.
스트레스조차도 없다.
충분히 전략적이여서도, 준비되어있어서도 아닌데.
그렇다고 삶을 놓은 기분으로 자포자기한것도 아닌데.
살아가는 나와 그런 나를 바라보고 있는 내가 같이 존재하는 것 같은 기시감.
대범해진 것인지, 뭔가 놓치고 있는것인지
문득 두려워지는 오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