씻고 누웠는데, 유튜브 뮤직이 갑자기 오래 전 즐겨 들었던 노래를 틀었다. 군대에서 씨디피를 통해 가장 많이 들었던 노래였다. 전여친을 추억하며 들었었고 미래의 여친과의 이별을 생각하며 들었었고 그냥 지난 날들을 떠올리며 들었었다. 건조한 내무반, 근무 교대가 세번 바뀔때 까지 이 노랠 듣곤 했었다. 갑자기 눈물이 났다. 정말 오랜만에 슬픔없는 잔잔한 눈물이 났다.
기쁘고 반가웠다.
아직 내 맘 속엔 여전히 같은 놈이 살고 있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 싶었다. 스물셋 침낭 속에서 혼자 눈물 글썽였던 병장은 서른이 되어서 원룸 침대에 누워 같은 노래를 들으며 울고 있다.
기쁜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