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가 어는 날. 겨울 바다에 다녀왔다
하루 자고 왔다.
올해 초, 고마운 사람들과 캠핑을 다녀왔다.
시린 바다 앞 송림이 우거진 곳으로.
한파주의보가 떨어진 날이었다.
맥주가 얼어붙는 온도에서 하루 머물 집을 짓고 밥을 해먹었다.
한겨울의 바다를 보며 위로 받는 사람들이 많다.
아마도 그 사람들의 삶은 외롭고 추웠을 것이다.
따뜻한 위로의 느낌보다는 얘도 나 같구나라는..
동병상련의 위로.
겨울바다가 겨울을 산 사람들에게 주는 위로.
잠들 무렵. 혼자 조금 걸었다.
끝도 없이 펼쳐진 모래사장 위에는 나 밖에 없었다.
파도소리가 삼초 간격으로 들렸다.
밀고 들어오는 소리. 빠지는 소리.
그 소리에 맞춰. 연말에 하지 못한 정리를 했다.
탄산이 빠지는 소리 같은 썰물의 소리에 맞춰
2020의 회한을 흘려보냈다.
썰물과 같이 빠졌다 밀물처럼 꽉 찬다.
그게 삶임을 슬픔없이 이해하게 되는 순간.
겨울바다에 털어 넣지 않고 주거니 받거니 할 수 있게되는 순간
그런 순간이 온다면 이 모든것들을 사랑할 수 있을까.
올해 초, 고마운 사람들과 캠핑을 다녀왔다.
하루 묵을 집을 땀흘리며 짓고 돌아올때 부쉈다.
겨울바다를 바라봤다.썰물이 왔다 밀물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