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에서 전단지를 돌렸다

by 표시형

투자가 빠그러지고 갓 네명이 되었던 우리회사는 다시 두명이 되었다. 다행히 팀원들은 우리를 응원해주었다. 월급을 주고 나니 진짜 빈털털이가 되었다. 이상하게 해방감이 들었다. 이제 한달내로 매출을 내지 못하면 난 진짜 끝이라 생각하니 살아있는 느낌이 들었다. 야생동물에게 은행과 저축이 있던가? 난 항상 야생적 삶을 동경했다. 그리된것이다. 드디어! 어짜피 애매하게 먹고 살꺼였으면 애초에 시작하지도 않았다. 몸에 피가 돌고 시간이 더욱 실감 났다. 진작에 이런 기분으로 살았어야 했다. 퍼포먼스 마케팅 비용을 아끼려고 사무실 프린터로 전단지를 뽑았다. 킨코스가서 직접 종이를 썰었다. 열시부터 열시까지 콘텐츠를 만들고 열시가 넘으면 전단지를 뿌리러 다닌다. 앳된 친구들에게 인사를 하고 전단지를 줬다. 정말 내 자존심에 평생 생각도 못해본 일이었다. 생각보다 사람들은 친절하게 받아줬다. 클럽거리 알바생, 술골목 담배피는 고딩들한테도 전단지를 나눠줬다. 난 꽤 잘했다.

진작에 이렇게 살았아야했다는 생각이 머리를 맴돌았다.

나는 살아있다. 여기 이곳에서 이렇게 몸부림치고 있다.

가끔 두렵다. 내 삶이 이렇게 발악하듯 몸부림치다 턱하고 끝나버릴까봐. 동시에 자신감이 생긴다. 이정도로 생에

진심이면 난 뭘 하든 즐기며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삶을 긍정한다. 위에서 아래로. 아래에서 위로. 울고 웃고 두려움에 떨다 오만함으로 꽉차 껄껄 대는 내 삶을 사랑한다.

나는 지금 살아있다. 최선을 다해 살것이다.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할 것이다. 두려움이 내 몸을 잠식하도록 두지 않을 것이다. 난 항상 더 빠르게 희망을 꾸고 꿈을 향해 살아갈 것이다. 그 자체로 축복인 삶이다. 서른 다섯 초겨울.

난 또 새로운 젊음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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