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담배, 표시형

금연을 했다. 이젠 술을 보내주는 상상을 한다.

by 표시형

올해 난 담배를 끊었다.마라톤을 완주했다. 일생에 생각해본적 없던 일들을 올해 두개나 해냈다.

하지만 그것이 오늘 하고 싶은 말은 아니다. 더 중요한 작은 결심이 있다.

술을 줄이기로 결심했다. 완전히 끊는 상상도 해본다. 이유는 간단하다. 새로운 것들을 더 사랑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요새는 밤보다 낮이. 오후보다 오전이 좋다. 산란하는 햇빛과 푸른 하늘, 바람과 함께 살랑이는 나뭇잎을 보는 일이 즐겁다. 술기운에 왁자지껄 떠드는 기분 보다 퇴근 후 땀을 흘리며 양화대교를 달리는 것이 좋다. 숙면을 취하고 다음날 기분 좋은 컨디션으로 일어나는 일이 좋다. 그것들은 내게 용기를 준다.

더 잘. 더 멋지게 살아갈 수 있다는 용기. 여기까진 참 좋다. 하지만 실행은 다른말이다. 난 먼저 평일의 술을 줄여보기로 결심했다. 술자리가 사라지니 퇴근을 하고 와서 난 혼자 어색했다. 하필이면 다니던 헬스장은 리모델링으로 3주 휴장, 달리기를 하기엔 마라톤 회복주간이었다. 내가 할줄 아는 남은건 두개. 읽거나 쓰거나.

읽고 쓰며 버티다 다리가 회복 되고 헬스장이 열리면 나는 읽거나 쓰거나 달리거나 무게를 칠것이다. 피곤하면 억지로 깨어있지 않고 일찍 잠을 청해봐야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어쩌면 아침에 조깅을 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살면서 처음 해보는 생각을 실행하고 있다. 담배를 끊을 때도, 마라톤에 도전할 때도 난 내가 낯설었다.

밝은 것이 아름답다. 시원한 가을 바람이 내 뒤에 불고 있다. 내 삶은 더 좋은 곳으로 전진하고 있다.

감사한 기분과 짜릿한 기분, 설레이는 기분이 발끝부터 올라온다. 모두 자발적인 일이며 자연스럽게 진행된 일이다. 아마도 난 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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