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엘 갔다.
오늘 서점에 갔다. 딱히 할 일이 없었고, 집에만 있으면 우울해질 것 같아서.
혼자 산책하기에는 조금 추운 날씨, 서점이 제격이었다.
서점에서는 '올해의 베스트셀러'라는 이름으로 마지막까지 열심히 책을 팔고 있었고, 사람들은 곳곳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광화문 교보문고가 인테리어를 다시 했다는 소식은 들었는데 시스템이 꽤 많이 바뀐것 같아 놀랬다. 서점엘 가서 책을 보니 작년 서점을 갔을 때와는 느낌이 사뭇 달랐다. 이 책은 어떻게 마케팅을 하고 있는지, 얼마나 썼을지, 어떤 컨셉으로 나왔는지가 조금씩 읽히는 듯했다. 눈에 익는 책들도 몇권 보였다.
올해 나도 책을 한 권 내고 싶었다.
시간이 지날 수록 내 이십대 초반의 기억은 무뎌질테고, 그 전에 이 기억들을 한 편의 소설로 엮어 출판하고 싶었다. 제목은 정하지 않았지만, 정말 별볼일 없는 놈의 별볼일 없는 인생을 재밋게 쓰고 싶었다.
이십살 초반의 치기로 세상에 침을 한번 크게 뱉는다는 느낌으로 글을 써보고 싶었다.
이미 내가 생각했던 컨셉의 책은 나왔고 난 그 책을 보니까 답답한 맘이 앞섰다.
그래서인지 그다지 유쾌한 마음으로 서점을 둘러보진 못했다.
솔직히 베스트 셀러라고 올라가 있는 몇권의 책을 보고는 짜증도 났다. 일전에 접촉한 적이 있었던지라 더 그랬는지도 모르지만, 개인적으로는 정말 수준이하의 책이 가장 좋은 자리에서 떡하니 팔리고 있었다.
그야말로 마케팅의 승리가 아닐까? 라고 생각했다.
내년에는 더 열심히 일해서 꼭 좋은 책이, 정말 진심으로 쓰여진 책이 널리 알려질 수 있는 마케팅 채널 구축을 해내고 말꺼다.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책이 가야 하니까.
한 때는 그럴듯한 컨텐츠와 괜찮은 마케팅 컨셉만있으면 모든 물건을 팔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들 때가 있었다. 아마 그랬다면 누군가는 우리의 결과물을 지금 내가 보듯 봤겠지 싶었다.
결국 난 세권의 책을 들고 나왔다. 한 권은 의무감에 샀고, 한 권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샀고, 한 권은 오늘 주말 저녁을 위해 샀다. 덕분에 저녁은 순댓국으로 때워야 했다.
그리고 네시간 정도 책을 읽었는데, 젠장 당했다.
북유럽 소설은 주인공 이름과 그 주변 인물의 이름을 외워서 읽기가 어려워서 몰입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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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기는 참 어렵다.
요새 일기를 아침에 써야겠다고 생각한다. 저녁에는 그냥 간단히 있었던 일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나쁘지 않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