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쟁이 프리랜서처럼 살기

가위

by 표시형

오늘 새벽, 난 꽤 오랜 시간 가위에 눌렸다. 몸이 붕 뜬것 같았고 다리가 들린 것 같기도 했다.

두렵다기 보단 그냥 뭔가 몽환적인 기분이었다. 장님이 우주에 떠있는 기분이라고 해야할까.

뭐라도 보일까 해서 주변을 살폈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귀신은 역시 없다. 하지만 겁은 나서 잠깐 형광등 불을 켜고 주위를 구석구석 살폈다. 기대감이 조금 있었다. 책상 아래서 날 노려보고 있는 꼬마를 발견 했으면 하는.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고. 난 얼마 지나지 않아 잠들었다.

눈을 떴을 때 역시 귀신은 없었지만, 머리는 굉장히 아팠다.

그래서 평소 보다 조금 더 누워서 휴식을 취해야 했다. 시오에게 사과를 하고 평소 기상시간보다 한 시간 정도 더 잤다.

그렇게 시작한 하루였다.


일과는 생각보다 괜찮았다. 열의 넘치게 일을 했고, 맛있게 밥을 먹고, 또 일을 했고. 맛있게 밥을 먹고 또 일을 했다. 그런데 난 항상 일을 하면서 이렇게 생각을 한다. '왜 이렇게 일을 안하는것 같지?'

지금 생각해보니 가위 같은거다. '일'을 하는 것과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은 분명히 다른건데 난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온몸을 지배당하고 있다.

그것이 내 일과를 묵직하게 누르고 있다. 뭔가 다른걸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다른걸 하지 못하고 있고 또 다른 걸 하면서도 또 일을 생각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비능률적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간단하다. 스케쥴러를 좀더 미리 작성해야 하고 업무를 시작 하기 전, 여유있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내일 부터는 8시에 일어나야겠다. 그리고 업무 시작 시간 전까지 여유를 가지고 밥을 먹고 샤워를 하고 하루를 구체적으로 계획해야겠다.


가위에서 깨어나는 방법은 간단하다. 발가락 부터 움직여 보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그리고 발가락만 움직이면, 가위에서 깨는 건 생각보다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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