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쟁이 프리랜서처럼 살기

하지못한말.

by 표시형

제주도에서 돌아왔다. 제주에 내려가서 올해를 돌아보겠다고 다짐했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그러기 싫었다.
그냥 아무것도 신경을 안쓰고 마음 편하게 쉬고 와야겠다고 맘대로 결심했고 그렇게 했다.
내 맘 속에는 비밀이 많다. 참 별것 아닌 비밀들일 수도 있고, 별거인 비밀일 수도 있지만 결국 올해도 난 이 비밀들을 덜어내지 못했다. 어쩌면 평생동안 덜어내지 못할 수도 있다. 덜어내고 싶었는데.
그래서 연말에 술을 많이 마셨다.
술에 취하고 싶었다. 술에 취해서라도 솔직해지고 싶었던 욕심이 있었다. 그런데 술을 마셔도 술에 의지해서는 말할수 없다. 취하질 않으니까.

난 안타깝게도 어른이 되었다. 평생 고등학생 처럼 살줄알았는데, 이제는 그러지 못함을 안다.
예전에는 술을 마시고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면 모든게 다 덜어지는 듯 했는데 더 이상 그러지 못한다.
말을 삼킨다.

벌써 2016년이다. 기대 이상으로 나는 여러가지 감정을 느끼면서 늙고 있다.
생각보다 빨리 할아버지가 될 것 같다.

생각이 많은데, 글로 적기 싫다.
그냥 한살을 삼키면서, 이 생각들을 먹어야겠다.

여행을 가고 싶다.
글쎄 내 인생이 어떻게 될지. 나도 모르겠다.

2016년에는, 좀더 솔직해지고 싶다. 더 자유롭고 싶고 술김에 말을 하자면.
지금은 술을 먹고 글을 쓰고 있으니까.

난 아직 2014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 때의 기억들이 여전히 나를 괴롭히고 혹은 나를 살게 만든다.
언제서부턴가 나는 혼자가 익숙한 사람이 되었다.
누구를 믿기보다는 내가 더 강해지는게 맞는 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엄밀히 말하자면 난 더 이상 내 친구들에게 내 진심을 말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더 이상 예전의 친구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간 고향에서 예전의 내 모습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
난 원래 이정도로 굳은 살이 배긴 사람은 아니었는데, 이젠 굳은 살이 너무 많이 배겼다.
그것조차 그러려니 할 정도로 익숙해져 버렸다.

다시는 예전 처럼 돌아갈 수 없다.
왜냐하면 내가 그럴 수 없다.
가끔은 이런것들이 괴로웠지만, 이제는
익숙해졌다.


이런게 나이를 먹는것이었다면
난 아버지에게 좀더 잘했을텐데.

2016년이다.
2015년의 다짐과 달라진게 없다.

같은 기대를 가지고 올해를 시작한다.
안타깝게도 난 그 이상 바라는게 없다.


난 강한 사람이 되고 싶다.
그건 변하지 않았고 그래서 아쉽다.


그런데 그렇게 되어버렸다.
내가 최근 2년간 느낀점이 있다면.

가끔은 벌어진 일을 되돌릴 수 없다는 점이다.

되돌릴 수 없다.


올해는 좀더 멋지게 살아 볼 작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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