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이라는 세 글자

마지막이라고 마음먹으면 달라질까요.

by 스프링폴

대통령 선거일이라 출근을 안 했다. 덕분에 가족과 달콤한 휴식을 즐겼다. 일주일에 세 번만 출근하면 얼마나 좋을까. 재택인 현실에 감사하자고 마음을 고쳐먹는다.


퇴사하기로 마음먹고 난 뒤로 마음은 가벼워졌는데 머릿속이 복잡하다. 올해 하반기. 이 시간을 무탈하게 보낼 수 있을까. 40년 인생에 매우 중요한 시점인 건 분명한데. 구멍이 숭숭 뚫린 삶을 꽉 채우고 싶다.


나이가 들수록 좋고 싫음이 분명하고 취향도 선명해져 '나'라는 인간이 하고 싶은 일, 재미를 느끼는 일은 어렴풋이 보이지만 '나이'라는 장벽을 멋지게 넘을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일단 그 과정을 브런치에 옮겨보는 걸로 오늘도 마음을 다잡는다.


현 상황을 바꾸고 싶은 강력한 이유들

1. 소통의 어려움 - 국어를 사용하는 사람과 일하는 것이 감사한 일이 될 줄이야. 한 사람 바보 만들기 딱 좋은 환경. 단기간에 해결될 수 없는 부분이다.


2. 가랑비 옷 젖듯 서서히 젖어드는 낮은 자존감 - 소외감이라는 것을 직장생활 14년 만에 느껴본다. 회사는 전쟁터라지만 함께으샤으쌰하는 조직문화가 없어졌다. 누군가를 밟고 돋보여야 분위기는 적응하기 어렵다.


3. 손바닥 뒤집듯 바뀌는 업무 - 성장, 돈, 워라밸, 의미, 재미 중 일에서 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워라밸과 의미다.

기왕이면 누군가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는 일을 하고 싶다. 지금은 진행하다 엎어지는 일이 다반사다. 목표 제시와 -ETA가 있으면 참을 수 있으련만- 더 늦기 전에 내가 빛날 수 있는 일(경쟁에서 이기자는 것이 아닌 스스로가 충만해질 수 있는 일을 의미한다.) 잘하고 싶단 생각이 멈추지 않는 일을 찾고 싶다. 지금 시도하면 50부터 괜찮을지도.


4. 망가진 워라밸 - 내 시간이 없으니 괴롭다. 사람의 숨통을 조여 오는 환경에 업무량까지.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인다. 워킹맘인 내게 숨구멍 하나 없는 현재 환경은 가족에게도 괴롭다. 가화만사성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요즘 우리 집은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느낌이다.


현 상황에서 변화가 필요한 이유를 적다 보니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뭔지 알겠다. 그럴수록 이 곳과 점점 안 맞는다는

생각이 짙어진다. 나는 일을 오래 하고 싶다. 함께 일하는 직원을 존중하는 기업문화. 워킹맘이라면 중요한 유연근무제가 활성화된 기업조직.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업무(여기서 선한 영향력의 범주는 꽤 넓다.)


이제 회사를 그만둘 이유는 확실해졌으니 그다음 액션을 고민해 볼까.

6월 5일 이후부터 긍정적 에너지로 똘똘 뭉친 전투사로 변할 나를 그려보며. 마지막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일하면 덜 괴로울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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