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 도담스럽다

Dodam Byul, 시작을 앞두고

by Dodam Byul

2021년 여러 가지 도전을 시작했다. 모르는 사람들과 같은 책을 읽고 감상을 나누는 독서모임에 가입해 나 스스로 선택하지 않았을 책들을 읽고, 이 책의 이 구절을 다르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생생한 반응을 접할 수 있었다. 처음 무언가를 시작할 때는 두려움이 앞선다. 내가 이걸 잘할 수 있을까?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내가 실수하면 어쩌지? 하지만 막상 시작하고 나면 그 활동에 충실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브런치 역시 나에게는 새로운 도전이다. 그동안 꾸준히 글을 써왔다. SNS 계정에 내 생각, 내 감정을 조금씩 적어가는 삶을 보냈다. 하지만 가끔 내가 길게 무언가를 적으면 이건 내 감정의 배설일까 누군가와의 소통일까? 궁금해지곤 했다. 브런치를 시작한 이유는 내 감정의 표현을 정돈하고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서라고 말할 수 있다.

글로 남기지 않으면 결국 변하는 것들 사이에서 변하지 않게 지키고 싶어서 브런치라는 공간을 찾았다. 처음 편한 마음으로 글을 써서 작가 신청을 했을 때, 당연히 정돈되지 못한 글이기도 했고 떨어졌다. 브런치라는 공간을 그냥 내가 글을 쓰는 공간처럼 생각했다면, 조금은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계기였다. 시간을 갖고 내가 뭘 쓰고 싶은지 생각해봤다. 그리고 그 사이 일부러 에세이를 더 많이 찾아 읽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자신의 일상을 적는지 궁금해졌다.

그리고 다른 글을 몇 개 적어 다시 작가 신청에 도전했고, 합격 메일을 받고 나서도 또 다른 고민이 시작됐다. 나는 뭘 적고 싶은 거지? 내가 적고 싶은 기록들은 뭘까? 나는 이 브런치라는 공간을 어떻게 쓰고 싶은 것일까? 시작을 앞두고 나는 많은 고민을 시작했다. 그리고 며칠의 고민의 결론은 잊힐지 모르는 특별한 감상, 특별한 기억들을 남기자는 것이다. 여행이 특별했으면 특별한 여행의 기록을 내가 본 영화가 특별히 좋았다면 특별한 감상을 아, 물론 특별히 싫어도 감상을 남길 수 있겠지? 일상적인 이야기들을 조금씩 채워나가고 싶다. 나중에 이 공간을 보면 나는 이때 이런 것들을 좋아했구나 돌이켜 볼 수 있게. 인스타그램도 하고 있다. 하지만 매체의 특성상 사진 위주로 훑어봐야 하는 곳에 내 글을 남기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 이 공간에 내 감상들을 다른 방식으로 채워 넣고 싶다.


창으로 세상을 보고 좋아하는 것들과 함께 채워나가는 공간이 되고 싶다는 바람에서 정한 브런치 프로필 사진


이름을 무엇으로 정해야 하나 이 또한 다른 고민이 들었다. 대학시절 한 인터넷 서점에서 운영하는 블로그를 운영했다. 그 시기에는 아무래도 책을 읽고 서평을 남기는 것이 주된 역할이기도 했다. 당시 대학 생활을 하면서 나에게 조금의 탈출구가 되어주는 곳은 책이기도 했고, 당시에 이렇게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생각에 그 블로그 시스템은 신세계처럼 느껴졌다. 자연스럽게 취직을 하며 삶이 바쁘다는 핑계로 멀어져 자연스럽게 그 블로그는 닫았지만, 그때 사용했던 이름이 도담이다.

도담스럽다, 야무지고 탐스러운 데가 있다는 순우리말이다. 나는 이 단어가 참 따뜻하고 좋다고 생각한다. 내가 나를 도담스럽게 여기고 싶다. 그래서 내 이름 속 글자 하나를 따 도담 별이라고 이름 짓고 싶다. 야무지고 탐스러운 데가 있다고 나를 더 사랑하고 바라봐주기 바라며 브런치에 첫 발을 떼다.



도담스럽다, 야무지고 탐스러운 데가 있다는 순우리말이다. 나는 이 단어가 참 따뜻하고 좋다고 생각한다. 내가 나를 도담스럽게 여기고 싶다.


모두가 이 공간 속에서 스스로를 도담스럽게 여겨주시길 바라며 도담스러운 독자들께 미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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