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의 긴장,
미중패권은 이제 본론인가..?

동북아시아의 격정된 분위기는 우연도 아니며, 일시적 현상도 아닐 것

by 미친생각

다카이치 총리 취임 이후 중국과 일본의 관계는 뚜렷하게 험악해지고 있습니다. 중국은 일본산 수입을 축소하고 자국민의 일본 관광을 사실상 제한하는 조치를 시행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습니다. 일본 역시 이에 굴하지 않고 맞대응하고 있으며, 양국의 언사는 외교, 경제를 넘어 군사 영역까지 거침없이 확장되고 있습니다.


최근 동북아의 긴장을 단순한 외교적 갈등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는 이 상황이 개별 국가 간의 감정적 충돌이 아니라, 미·중 패권 경쟁의 연장선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한국, 중국, 일본은 근대 이후 대립과 협력을 반복하는 애증의 구조를 이루어왔으나, 이번 갈등에서는 과거에 존재하던 “적당한 봉합”과 “순환적 냉온탕”의 리듬을 예상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이 변화의 핵심은 중국의 부상과 미국의 견제라는 세계 체제 전환의 압력이 동북아를 관통하며 작동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2008년 이후 미국은 경제, 무역, 외교, 안보 전반에서 중국의 성장을 견제해 왔습니다. 그럼에도 중국은 경제력과 기술력, 그리고 군사력 전반에서 미국과 대등하거나 일부 분야에서는 앞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세계 소비력 지수(PPP)는 2014년에 이미 중국이 미국을 추월했으며, 위안화 국제화 속도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기술 경쟁에서는 ASPI와 ITIF 등 세계 기술 분석 기관에서 일부 첨단 과학기술 분야에서 중국이 미국을 추월하거나 동등 수준에 근접했다는 보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군사 분야에서도 미국 국방부와 관련 기관들이 “중국이 군사력 격차를 급속히 좁히고 있다”는 경고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요컨대 중국의 부상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이며, 이 변화는 미국의 G1 위치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도달해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세계 곳곳에서 일어난 전쟁과 지정학적 충돌은 중국의 취약 지점인 에너지 분야에 부담을 가하는 결과를 낳고 있습니다. 중국은 에너지 자급도가 낮은 국가이며 2023년 기준 원유 수입 의존도는 약 70% 수준이었습니다. 중국의 주요 공급국 가운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정유 시설 타격과 수출 불확실성이 증가했으며, 이란은 가자전쟁 이후 지정학적 리스크가 크게 상승했습니다. 중동 전역에서는 해상 물류와 원유 선적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선박 보장 비용과 운송 보험이 높아졌고, 이 모든 요소가 중국의 원유 공급 안정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아직 중국의 원유 수입량 자체가 의미 있게 감소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공급망이 불안정해졌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전쟁이 전기화되고 있는 시대라고 해도 군사력의 중심 연료는 여전히 화석에너지이며, 이 점을 감안하면 중국이 에너지 안정성 측면에서 전략적 부담을 떠안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고 판단됩니다.


동시에 동북아의 군사적 환경은 빠른 속도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대만에서는 라이칭더 총리 취임 이후 중국과의 갈등 수위가 더욱 높아졌고, 양측의 군사적 경계 행동이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일본은 다카이치 총리 취임 직후부터 강경한 방위 노선을 분명히 하고 있으며, 방위비를 GDP 대비 1%에서 2% 수준으로 상향하고 추가 확대 가능성까지 언급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2022년 호주, 2023년 영국, 2024년 필리핀과 상호접근협정(RAA)을 체결하며 미동맹망의 확장에 기여하는 외교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한국 또한 올해 미국과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추진했으며, 그 목적을 “중국 억제에 활용”이라고 밝혔습니다. 결과적으로 동북아에서 중국을 향한 군사적 압박 구조가 촘촘하게 형성되고 있으며, 시간이 흐를수록 이 구조는 공고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중국의 입장에서 보면 장기적 긴장은 불리한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동북아시아는 지금 여러 변수들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갈등을 피하기 어려운 구조 속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이 지역이 미·중 패권 경쟁의 중심 무대가 된 만큼, 불안정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금융 시장은 이를 민감하게 반영하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과 일본의 통화가치가 빠르게 약세를 보이는 현상은 단순한 경기 요인이 아니라 지정학적 위험이 환율에 비용처럼 더해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주요 국가의 환율 현황


갈등이 곧 전쟁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중국의 부상, 미국의 견제, 에너지 공급망 충격, 일본과 한국그리고 대만의 군사력 강화가 같은 시기 같은 지역에서 겹치고 있는 것은 매우 예외적인 상황입니다. 이러한 변수들이 일시적 현상으로 끝나지 않고 축적되는 추세라면, 앞으로 수년 간 동북아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지정학적 변수로 자리할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 이 지역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은 단지 아시아 내부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 질서의 향배를 결정짓는 움직임이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