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뇌신경계

정보의 알고리즘 또한 구조에서 비롯된다.

by 미친생각

인간은 지구상에서 가장 고도화된 중앙 정보 처리기관을 가진 존재 중 하나라고 판단됩니다. 이는 뇌와 신경계의 발달, 특히 뇌의 연산능력과 예측능력이 다른 종에 비해 탁월하게 발달해 있기 때문입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존재는 사람이거나, 혹은 인공지능일 것입니다. 그대에게 묻고 싶습니다. 당신의 연산능력은 어떻게 그렇게 빠르게 정보를 처리하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것일까요?


뇌파검사나 MRI 검사를 받아본 적이 있으신가요? 그리고 그 검사가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이 검사는 흔히 시행하는 약물 검사나 외형 검사와는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뇌를 검사한다는 것은 결국 뇌에 존재하는 신경세포들이 만드는 전기장의 변화를 기록하는 검사입니다. 즉 전기에너지의 움직임을 관찰한다는 뜻입니다. 뇌 검사는 신경계 전체를 흐르는 전기에너지의 패턴을 관찰하는 검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전기에너지의 흐름을 관찰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감각기관을 통해 획득한 정보는 전기에너지의 형태로 신경계를 따라 이동하여 뇌로 입력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뇌로 전달된 전기에너지 그 자체가 곧바로 정보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정보는 뉴런 세포의 활동으로부터 시작됩니다. 굳이 비유를 하자면, 이는 모르스부호나 컴퓨터의 이진법 구조와 유사한 방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생명의 신경계는 탈분극의 방식, 순행과 역행 등 전기에너지의 흐름을 패턴화하여 입력된 정보를 처리하는 것이지요. 이 메커니즘은 인간뿐 아니라 뇌신경계를 가진 모든 동물이 정보를 입력받고 처리하는 기본적인 방식입니다.


즉, 뇌신경계는 뇌라는 중앙정보처리장치를 중심으로, 전기에너지를 이용해 각 기관에 명령을 전달하고 이를 이행한 뒤, 그 결과를 다시 피드백하는 무한루프 정보처리 구조물이라고 판단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생명은 기계와는 분명히 다릅니다. 처음부터 하드웨어가 완성된 상태로 출하되는 컴퓨터와 달리, 생명은 뉴런이 생성되고 퇴화되는 과정을 반복하며 스스로의 회로를 재구성합니다. 자주 사용하는 뇌의 부위는 발달하고, 그렇지 않은 부위는 약화됩니다. 이를 뇌가소성이라고 부릅니다. 뇌가소성이 진행되는 모습은 마치 전력망의 배선이 새로 깔리고, 노후된 선로가 사라지는 과정과도 닮아 있습니다.


물론 개체마다 타고난 뇌신경계의 미세구조와 가소성의 효율은 서로 다릅니다. 이 차이를 바탕으로 학습과 경험이 더해지며, 특정 회로는 강화되고 다른 회로는 약화됩니다. 이 차이가 곧 지능의 차이를 만들고, 능력의 차이를 만드는 것입니다. 흔히 뇌가소성의 결과를 지능으로만 떠올리기 쉽지만, 실제로 뇌는 생각보다 훨씬 많은 영역을 담당합니다. 운동 능력, 시력, 청력, 공감, 비교, 연산, 기억 등 우리가 기관을 통해 입력하고 출력하는 거의 모든 정보를 받아들이고 처리하는 기관이 바로 뇌신경계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각 기관의 구조에 따라 서로 다른 형태로 출력됩니다.


제가 말한 정보의 두 가지 특징인 구조와 알고리즘 가운데, 알고리즘이 바로 여기에 해당됩니다. 전기에너지의 원활한 흐름, 처리 방식, 그리고 처리 용량 자체가 알고리즘에 포함된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전기에너지는 배선 방식과 구조에 따라 전혀 다른 수준으로 처리됩니다. 결국 정보의 알고리즘조차, 그 근원은 구조에서 비롯된다고 판단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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