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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수인의 호수토리 Jul 19. 2020

1.4%의 기적을 이뤄낸 NBA 챔피언

94~95 휴스턴 로케츠 챔피언십 스토리

# 1.4%


73년의 긴 역사를 자랑하는 NBA에서, 6번 시드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우승을 달성한 팀은 '단 하나'뿐이다.

무려 1/73의 소름 끼치는 비율로 챔피언십 반지를 차지한 신데렐라 팀, 이 팀은 바로 94~95 휴스턴 로케츠다.


1995 NBA 챔피언 휴스턴 로케츠 (출처 : NBA.COM)


# NBA 역대 우승팀의 소속 콘퍼런스 내 플레이오프 시드 및 우승 비율

- 1번 시드  :  71.2%  (52/73)

- 2번 시드  :  16.4%  (12/73)

- 3번 시드  :  9.6%  (7/73)

- 4번 시드  :  1.4%  (1/73)*

- 6번 시드  :  1.4%  (1/73)

* 1969 보스턴 셀틱스. 당시 콘퍼런스별 플레이오프 진출 팀이 4개에 불과했다.

** 5번, 7번 혹은 8번 시드를 배정받은 팀은 NBA 역사상 우승 기록이 전무하다.




1994 결승전에서 뉴욕 닉스를 꺾고 NBA 챔피언의 자리에 등극한 휴스턴 로케츠는 우승에 대한 프라이드도 잠시, 백투백 챔피언으로 거듭나기 위한 사명감과 함께 94~95 시즌을 시작한다. 직전에 우승했던 팀들이 하나같이 'REPEAT'(또는 'THREE-PEAT')에 성공했었던 기록이 있었고, 적어도 2년 연속으로 우승을 해야 '진정한 챔피언'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우승한 후에도 인정받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We had the feeling that we're still not getting respect.'

- 루디 톰자노비치 감독, 'Double Clutch' 다큐멘터리 중


# 대세는 REPEAT or THREE-PEAT

- 1987 & 1988  :  LA 레이커스

- 1989 & 1990  :  디트로이트 피스톤즈

- 1991 & 1992 & 1993  :  시카고 불스

- 1994 & 1995  :  휴스턴 로케츠 (?)


1994 NBA 챔피언 휴스턴 로케츠. REPEAT을 향한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출처 : HOUSTON CHRONICLE)


94~95 시즌 개막과 함께 9연승을 달리던 휴스턴 로케츠는, 디펜딩 챔피언에 대한 다른 팀들의 집중 견제 및 기타 악재에 시달리며 시즌 초반부터 급격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다. 9연승 후 크리스마스 전까지 14승 9패로 부진했던 로케츠는, 올스타 브레이크 기준으로 29승 17패를 기록하며 우승팀답지 못한 취약성을 드러낸다.


1995년 2월 6일 포틀랜드 원정전에서 '영원한 악동' 버논 맥스웰이 관중석까지 진입해 자신을 비난하던 관중을 폭행하며 10 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받는 등 경기 외적 악재가 겹친 가운데, 3일 뒤 로케츠가 리그 최약체 팀인 LA 클리퍼스를 상대로 107 : 122 스코어로 대패하자, 로케츠 프런트 오피스에서는 대대적인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 움직임의 결과는 명실상부한 최상위급 슈팅가드인 클라이드 '더 글라이드' 드렉슬러의 영입이었다.


역대급 시즌 중 트레이드를 통해 팀을 이동한 포틀랜드의 프랜차이즈 프레이어 클라이드 드렉슬러 (출처 : NBA.COM)


# 휴스턴-포틀랜드 트레이드 ('95. 2. 14)

- 휴스턴 GET  :  클라이드 드렉슬러, 트레이시 머리

- 포틀랜드 GET  :  오티스 토프, 마셀로 니콜라, 드래프트 1라운드 픽


드렉슬러는 전성기가 이미 지났다는 평이 많았으나, 80년대 초반 휴스턴 대학 농구팀인 쿠가스에서 올라주원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PHI SLAMA JAMA'* 시대를 이끌었던 주인공이었던 만큼, 휴스턴 지역 팬들의 열화와 같은 환호 속에 휴스턴에 입성하게 된다.

* 82~84 휴스턴 대학 농구팀의 별명. 폭발적인 슬램 덩크 등 다이내믹한 플레이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올라주원을 비롯한 로케츠의 핵심 플레이어들이 부상으로 로테이션을 번갈아가며 이탈하게 되면서, 로케츠는 94~95 시즌 중 무려 17차례나 스타팅 라인업에 변화를 준 채 정규시즌을 마감하게 된다.


47승 35패. 승률 57.3%. 서부 콘퍼런스 6번 시드. 디펜딩 챔피언의 기록이라 하기에 아쉽기 그지없는 성적표를 들고 로케츠는 험난함 그 자체였던 1995 플레이오프 여정을 시작한다.




# ROUND I  :  유타 재즈 (서부 3번 시드, 정규시즌 60승 22패)


94~95 유타 재즈는 샌 안토니오 스퍼스와 더불어 리그에서 유일하게 정규시즌 60승 이상을 거둔 진정한 챔피언십 컨텐더이자, 정규시즌 마지막 7경기를 내리 승리하며 기세 당당하게 플레이오프에 임한다. 홈코트 어드밴티지조차 없는 휴스턴 로케츠의 승리를 점친 메이저급 미디어 매체는 (휴스턴 지역을 제외하고)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미국 스포츠 미디어 'THE RINGER' 소속 애널리스트인 잭 크램의 분석*에 의하면, 1995년 유타 재즈의 우승 가능성은 무려 25%로, 실제로 결승전에 진출했었던 1997년이나 1998년보다 더 높았다.

* The NBA’s Biggest Playoff Underperformers and Overperformers of the Past Three Decades


NBA 역대 최고의 콤비 칼 말론 & 존 스탁턴 AKA 스탁얼론 (출처 : NBA.COM)


하지만 디펜딩 챔피언은 모든 스탯과 예측과 분석을 싸그리 무시한 채 소름 끼치는 1라운드 업셋을 달성한다.


유타의 홈에서 치러진 마지막 5차전. 4쿼터 중반까지 75 : 82로 뒤지고 있던 휴스턴은, 마지막 5분 40초 동안 무려 20 득점을 몰아넣으며 막강한 우승후보를 원정에서 꺾는 기염을 토한다. 4쿼터에 드렉슬러와 올라주원이 공수 양면에서 선사한 각종 클러치 플레이는 슈퍼스타의 정의가 무엇인지 팬들의 가슴속 깊이 새겨주었다.


슈퍼스타다운 클러치 퍼포먼스를 펼친 올라주원과 드렉슬러 (출처 : SPORTSENCYCLOPEDIA)


1차전  유타 102 : 100 휴스턴

2차전  유타 126 : 140 휴스턴

3차전  유타   95 : 82   휴스턴

4차전  유타 106 : 123 휴스턴

5차전  유타   91 : 95   휴스턴


훗날 루디 톰자노비치 감독은 휴스턴 크로니클 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유타 시리즈 5차전 승리가 백투백 우승의 원동력이 되었다고 전한 바 있다. 또한 올라주원은 경기 종료 후 라커룸에서 동료 한 명 한 명을 붙잡고 이렇게 얘기했다고 한다.


'우리가 대체 이 경기를 어떻게 이긴 거지!?'

'How the hell did we win this game!?'




# ROUND II  :  피닉스 선즈 (서부 2번 시드, 정규시즌 59승 23패)


다음 상대는 복수심에 활활 불타오르고 있었던 피닉스 선즈. 선즈는 1년 전 플레이오프에서 휴스턴을 상대로 2승 0패로 리드를 선점하였음에도 불구, 결국 3승 4패로 시리즈 역전패를 당한 뼈아픈 경험이 있는 팀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변 따위는 없다는 듯이, 선즈는 어마 무시한 화력을 선보이며 1, 2차전에서 각각 22점, 24점 차로 압승을 거두며 기선제압에 성공한다. 그리고 휴스턴 홈에서 열린 4차전 원정경기마저 잡으며 3승 1패라는 압도적인 시리즈 리드를 가져간다.


세기의 대결을 펼친 올라주원과 바클리 (출처 : UNDEFEATED)


1995년 기준, 1승 3패 상황에서 플레이오프 시리즈를 역전시킨 NBA 팀은 역사상 단 4 팀뿐이었다.

그리고 휴스턴 로케츠는, 1승 3패 상황에서 시리즈를 역전시킨 역대 5번째 팀으로 거듭나게 된다.

'68 셀틱스, '70 레이커스, '79 불리츠, '81 셀틱스에 이어 무려 14년 만에 탄생한 기록이었다.


5차전을 앞두고 드렉슬러가 극심한 발열 증상으로 인해 사실상 전력 이탈한 가운데, 로케츠 선수 전원은 디펜딩 챔피언답게 클러치 상황에서 침착함과 영리함을 발휘한다. 반면, 선즈 선수들은 찰스 바클리의 자유투 실축과 웨슬리 퍼슨의 오픈 3점 미스 등 시리즈를 마무리할 기회를 여러 차례 날리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여준다. 연장전까지 이어진 접전 끝에 승리한 팀은 바로 로케츠였고, 이들은 드렉슬러 없이도 원정승을 거둔 자신감을 바탕으로 6차전까지 손쉽게 승리하며 시리즈를 3대 3 동점으로 만들어낸다.


선즈의 홈구장인 아메리카 웨스트 아레나에서 펼쳐진 7차전은 드라마, 텐션 등 팬들이 원하는 모든 요소를 충족시켰던 역대급 명경기였다. 그리고 역대급 명경기의 필수 요소인 역대급 명장면이 펼쳐진다.


라스트 포제션. 휴스턴 볼. 휴스턴 113 : 114 피닉스. 하프코트 진입을 시도한 케니 스미스에게 선즈가 더블팀을 붙이자, 스미스는 잽싸게 하프라인 우측의 로버트 호리에게 볼을 건넨다. 페네트레이션을 시도하던 호리는 1회성 드리블 후 왼쪽 코너 3점 라인에서 대기 중이었던 마리오 엘리에게 크로스 패스를 연결하고, 이 패스를 엘리가 그림 같은 라스트 세컨드 3점으로 연결시키면서 휴스턴이 극적인 1점 차 승리를 거머쥐게 된다.


'KISS OF DEATH'가 탄생하는 순간 (출처 : USA TODAY)


1차전  피닉스 130 : 108 휴스턴

2차전  피닉스 118 : 94   휴스턴

3차전  피닉스   85 : 118 휴스턴

4차전  피닉스 114 : 110 휴스턴

5차전  피닉스   97 : 103 휴스턴 (OT)

6차전  피닉스 103 : 116 휴스턴

7차전  피닉스 114 : 115 휴스턴


일명 'KISS OF DEATH'라 불리는 마리오 엘리의 클러치 3점. 당시 로케츠의 구단주였던 레슬리 알렉산더는 훗날 ESPN과의 인터뷰에서 그 장면을 회상하며 이렇게 말한다.


''KISS OF DEATH'를 목격한 후, 나는 우리 팀이 우승을 차지할 운명이라고 굳게 믿게 되었다'

'After watching the 'KISS OF DEATH', I truly believed that our team was destined to win'




# ROUND III  :  샌 안토니오 스퍼스 (서부 1번 시드, 정규시즌 62승 20패)


1994 정규시즌 MVP 하킴 올라주원 vs. 1995 정규시즌 MVP 데이빗 로빈슨


1995년 5월 24일. 샌 안토니오 스퍼스 vs. 휴스턴 로케츠 시리즈 2차전. 최대 6만 4천 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어마 무시한 규모의 스퍼스 홈구장 알라모돔에서, 이제는 고인이 되신 데이빗 스턴 전 NBA 총재는 리그 전체 1위 팀의 베스트 플레이어인 데이빗 로빈슨에게 1995 정규시즌 MVP 트로피를 선사한다.


데이빗 로빈슨에게 1995 MVP 트로피를 수여하는 데이빗 스턴 전 NBA 총재 (출처 : SPURS NATION)


MVP 트로피 수여식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던 클라이드 드렉슬러는 올라주원에게 다가가서 '저 트로피는 네 것인데 로빈슨이 가져가 버렸다'며 투덜댄다. 올라주원은 드렉슬러의 팔을 잡으며 이렇게 대답한다.


'괜찮아. 우리는 더 큰 트로피를 받을 거니까.'

'Do not worry, we'll get the big trophy.'


그리고 그 이후 펼쳐진 장면들은 소름 그 자체였다.


불과 몇 분 전 MVP 트로피를 수상한 로빈슨을 상대로, 올라주원은 지구 상에 존재하는 모든 1대 1 농구 스킬을 선보이며 로빈슨을 문자 그대로 처발라버린다. 올라주원의 2차전 스탯은 41득점 (FG% 58.1%) 16리바운드 4어시스트 3스틸 2블락. 스탯 자체만으로도 경의로웠지만, 올라주원이 코트 위에서 로빈슨을 갖고 놀며 농락한 장면들은 2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각종 하이라이트 믹스테이프를 통해 전설로 내려오고 있다.


올라주원을 상대로 속수무책으로 산산조각 나버린 데이빗 로빈슨 (출처 : NBA.COM)


경기 종료 후 진행된 포스트 게임 인터뷰에서 로빈슨은 올라주원에 대한 찬양을 아끼지 않는다.


'우리는 뛰어난 수비팀이고, 올라주원에 대한 내 수비도 좋았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의 플레이는, 내가 지금까지 목격했던 그 어떤 누구의 플레이에도 꿀리지 않을 만큼 훌륭했다.'

'We're a great defensive team, and I think I defended him well. At the same time, his play was as great as I've seen anybody play at any level.


1995 서부 콘퍼런스 파이널 올라주원 vs. 로빈슨 평균 스탯

- 올라주원 : 35.3득점 12.5리바운드 5.0어시스트 4.2블락

- 로빈슨 :  23.8득점 11.3리바운드 2.7어시스트 2.2블락


3차전부터 스퍼스는 더블팀과 트리플팀 디펜스까지 가동하는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올라주원을 셧다운 하기 위해 발악한다. 하지만 올라주원은 훌륭한 더블팀 대처 능력을 기반으로 로케츠의 롤 플레이어들에게 이지 바스켓을 선사했고, 클러치 상황에서는 본인이 직접 해결사 모드로 임하며 스퍼스의 수비를 박살 냈다.


마지막 경기인 6차전에서 올라주원은 무려 47분의 출전시간을 소화하며 39득점 17리바운드 3어시스트 2스틸 5블락으로 맹활약, 로케츠의 2년 연속 결승전 진출에 쐐기를 박아버린다.


휴스턴 크로니클 지의 타이틀 기사 (출처 : DEPOP)


1차전  샌 안토니오   93 : 94    휴스턴

2차전  샌 안토니오   96 : 106  휴스턴

3차전  샌 안토니오 107 : 102  휴스턴

4차전  샌 안토니오 103 : 81    휴스턴

5차전  샌 안토니오   90 : 111  휴스턴

6차전  샌 안토니오   95 : 100  휴스턴


'그의 활약은 훗날 우리의 손주들에게 들려줄만한 주제 감이었다.'

'His play was something we could tell our grandchildren about.'

- 루디 톰자노비치 감독, 6차전 포스트 게임 인터뷰 중




# LAST ROUND  :  올랜도 매직 (동부 1번 시드, 정규시즌 57승 25패)


1995 NBA 결승전 매치업의 주인공인 샤킬 오닐과 하킴 올라주원 (출처 : THE SUMMIT)


서부 콘퍼런스 3, 2, 1위 팀을 연달아 침공시키며 결승전에 진출한 로케츠는, NBA의 떠오르는 샛별팀이자 동부 콘퍼런스 1위에 빛나는 올랜도 매직을 맞이하게 된다. TNT 등 현지 미디어에서는 매 라운드마다 소름 끼치는 접전을 펼치며 숨 가쁘게 결승전에 진출한 베테랑 팀 로케츠의 경우 체력 방전을 우려한 반면, 이제 겨우 20대 초반이었던 샤킬 오닐과 페니 하더웨이가 이끄는 영건 올랜도 매직의 경우 한결 가벼운 피지컬 컨디션 + 홈코트 어드밴티지를 바탕으로 결승 1차전을 승리할 것이라 전망했다.


NBA의 현재이자 미래로 평가받던 앤퍼니 하더웨이와 샤킬 오닐 듀오 (출처 : BLEACHER REPORT)


그리고 올랜도 매직은 1차전 전반 최대 20점 차까지 점수를 벌리며 기선제압에 성공한다.


올라주원과 오닐이 대등한 센터 포지션 매치업을 펼친 가운데, 후반전의 판도를 바꾼 선수들은 양 팀의 롤 플레이어들이었다. 로케츠의 베테랑 포인트가드인 케니 스미스(현재 TNT INSIDE THE NBA에서 애널리스트로 맹활약 중인 케니 스미스와 동일 인물)는 3점 슛을 무려 7개나 명중시키며 당시 기준 NBA 결승 신기록을 수립, 경기 종료 직전 로케츠가 3점 차까지 맹추격하는데 기여한다.


스코어는 올랜도 110 : 107 휴스턴. 경기 종료 8.5초 전. 휴스턴의 파울 작전의 일환으로 로버트 호리가 닉 앤더슨에게 개인 파울을 범하며, 앤더슨은 자유투 라인 앞에 서게 된다.


94~95 정규시즌 70.4%의 자유투 성공률을 기록한 앤더슨이 자유투 한 개만 성공시켜도 투 포제션 게임이 되는 상황. 첫 번째 시도가 림 앞쪽을 맞고 튕겨 나오자, 앤더슨은 본인도 어이없다는 듯한 제스처를 취한다. 그리고 두 번째 시도마저 림을 벗어나면서 경기 흐름에 반전이 일어날 뻔했으나, 신의 가호가 앤더슨과 함께 하며 그에게 오펜시브 리바운드를 내려주게 된다!


자유투 실축의 아이콘으로 등극한 닉 앤더슨 (출처 : ESPN)


로케츠의 파울 작전으로 다시 한번 자유투 라인에 서게 된 앤더슨. 총 네 번의 자유투 시도 중 단 한 번만 성공시켜도 투 포제션 게임이 되는 상황. 첫 번째와 두 번째 자유투 시도가 짧았던 반면, 세 번째 자유투는 누가 봐도 기나긴 궤적을 그리며 림 뒤쪽을 맞춘 뒤 그대로 튕겨 나온다. 이제 더 이상 앤더슨의 표정에서 장난기 있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마지막 한 방의 자유투만이 남은 상황. 그리고 네 번째 시도는 다시 림을 크게 벗어나며 롱 리바운드를 케니 스미스에게 안겨준다. 경기 종료 5.6초 만을 남겨둔 채 타임아웃을 선언한 로케츠는, 이어진 포제션에서 케니 스미스가 페이크로 앤퍼니 하더웨이를 시원(?)하게 날려버린 후 탑에서 그림 같은 3점 슛을 성공시키며 스코어를 110 : 110 동점으로 만들어버린다.


케니 스미스의 'THE SHOT' (출처 : NBA.COM)


연장전에 돌입한 1차전. 연장전 막판까지 박빙 승부 상을 띄며 118 : 118 동점 상황. 마지막 포제션에서 클라이드 드렉슬러가 오른쪽 페네트레이션에 이은 핑거롤을 미스하지만, 휴스턴은 튕겨 나온 리바운드를 마치 배구공처럼 팁 인 시켜버린 하킴 올라주원의 '갸우뚱' 바스켓 덕분에 극적인 2점 차 승리를 거두게 된다.


올라주원의 게임 위닝 팁 인 (출처 : NBA YOUTUBE 채널 캡처)


소름 끼치는 1차전 패배 후 망연자실함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던 올랜도 매직은, 젊은 팀답게(?) 집중력과 끈기를 발휘하는데 실패하면서 3경기를 내리 내주면서 휴스턴의 결승전 'SWEEP'을 완성시킨다.


1차전 스미스의 NBA 신기록. 2차전 샘 카셀의 벤치 31득점 맹활약. 3차전 로버트 호리의 빅 타임 쐐기 3점. 4차전 하킴 올라주원의 우승을 신고하는 3점. 매 경기마다 새로운 히어로를 탄생시킨 휴스턴 로케츠는, 노련미를 바탕으로 젊은 에너지로 가득 찬 매직을 박살내고 백 투 백 챔피언십 트로피를 들어 올린다.


챔피언십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백 투 백 챔피언 휴스턴 로케츠 (출처 : NBA.COM)


1차전  올랜도 118 : 120 휴스턴

2차전  올랜도 106 : 117 휴스턴

3차전  올랜도 103 : 106 휴스턴

4차전  올랜도 101 : 113 휴스턴


60승의 유타 재즈. 59승의 피닉스 선즈. 62승의 샌 안토니오 스퍼스. 그리고 57승의 올랜도 매직.


1995 휴스턴 로케츠는 단일 플레이오프에서 정규시즌에 50승 이상을 기록한 팀을 4번 이상 꺾고 우승한 역대 최초의 NBA 챔피언이다.


또한 1984년부터 NBA 플레이오프 참가팀이 총 16개 팀으로 확장된 이래, 플레이오프 내내 홈코트 어드밴티지 없이 우승한 유일무이한 팀이기도 하다.


1994 & 1995 휴스턴 로케츠 챔피언십 배너 (출처 : CHRON.COM)


1.4%의 기적. 모두가 불가능을 외쳤지만, 마지막 마침표의 주인공은 루디 톰자노비치 감독이었다.


'챔피언의 심장을 절대 과소평가하지 말라.'

'Do not ever underestimate the heart of a champion.'




*1995 '휴스턴 로케츠' 스토리는 NBA ON AIR 시즌 4 제11화 및 시즌 5 제28, 29화에서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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